곧 발표될 유로7 규제... 전기차도 규제 대상 되나?
상태바
곧 발표될 유로7 규제... 전기차도 규제 대상 되나?
  • 박병하
  • 승인 2022.06.16 14:2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025년도부터 자동차는 배기가스 뿐만 아니라 브레이크 패드에서 발생하는 '분진'까지 규제될 전망이다. 유럽연합집행위원회(European Commission, 이하 EC)가 오는 7월 발표할 신규 자동차 배출가스 관련 규제, '유로7(Euro 7)'에 제동시 마모로 인해 발생하는 브레이크 패드의 분진까지 규제 대상으로 도입할 계획을 밝힌 것이다.

기존의 유럽 자동차 배출가스 관련 규제는 배기가스에 포함된 질소산화물(NOx)와 황산화물(SOx)을 중점적으로 규제하고 있었다. 그런데 돌연 유로 7부터는 브레이크 패드 마모로 인해 발생하는 미세먼지까지 규제 대상에 포함시킨다는 것에는 어떤 배경이 있는 것일까? 아이러니하게도, 그 배경에는 친환경 자동차의 상징처럼 여겨졌던 '전기차'가 있다고 한다.

전기차는 내연기관 자동차와 달리, 배출가스를 단 1mg도 내뿜지 않는다. 그렇기에 자동차 제조사 입장에서 전기차는 이전 대비 사실 상 '반 토막' 나버린 신차 배출가스 쿼터를 사수하기 위한 가장 현실적인 방안이었다. 2010년 후반을 전후하여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자동차와 배터리 기반 전기차(BEV)들이 마구 쏟아져 나온 것에는 이러한 뒷사정이 있는 것이다. 작금의 자동차 제조사들은 일부를 제외하면, 너나할 것 없이 배출가스를 전혀 내뿜지 않는 전기차를 '친환경' 자동차로 홍보하며 더 많은 전기차를 판매하는 것에 혈안이 되어있다.

그런데 친환경을 위해 도입한 전기차가 새로운 규제 대상을 만들어내게 된 원인으로 지목된 이유는 무엇일까? EC의 조사에 따르면, 이미 2020년을 전후하여 자동차 업계를 거세게 뒤흔든 강력한 규제를 시행하고 있음에도 미세먼지 배출량은 오히려 더 증가했다고 한다. 그리고 이러한 미세먼지 증가에는 전기차의 급증을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EC는 "브레이크 패드 미세먼지는 내연기관차와 전기차 양쪽 모두 발생하지만, 전기자동차는 내연기관 자동차 대비 차량의 무게가 훨씬 무거워서 더 많은 미세먼지를 유발한다"고 지적한다.

대부분의 시판용 전기차의 경우는 오로지 대용량의 배터리팩에 의존하는 BEV(Battery Electric Vehicle, 배터리식 전기차)들이다. BEV는 내연기관 자동차 대비 훨씬 단순한 구조로 인해 기술적인 허들이 낮고, 내부공간 확보 면에서 유리한 등, 여러가지 장점들이 있다. 하지만 치명적인 단점으로는 배터리팩의 무게로 인해 같은 체급의 내연기관 자동차 대비 적게는 1백 수십kg에서 많게는 2~300kg 이상 중량이 늘어나게 된다. 이로 인해 동급의 내연기관 자동차 대비 브레이크 시스템과 타이어에 가해지는 부담이 막대하다. 

또한, EC의 조사에 따르면, 제동시 브레이크 패드 마모로 인해 폐에 깊숙이 침투할 수 있는 PM10(알갱이 먼지)~PM2.5(미세먼지) 사이의 미세먼지가 발생한다고 한다. 이러한 미세먼지는 천식 및 알츠하이머 등의 질병을 유발하며, 브레이크 패드에 포함된 각종 중금속이 마모와 함께 배출되면서 토양 및 수질 등 환경에 부정적인 영향을 초래한다고 한다. 이미 유럽 환경청은 "만성적 미세먼지 노출로 2019년 약 30만명의 조기 사망을 초래하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으며, WHO(세계보건기구)는 "현재 도심지 거주자 약 96%가 권고치 이상의 미세먼지에 노출되고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한편 EU는 호라이즌 유럽이라는 이름의 연구개발 프로그램을 통해 자동차 미세먼지 저감 기술에 수백만 유로의 자금을 지원하고 있으며, 최근 프랑스의 타야노(Tallano)라는 업체에서 개발한 브레이크 패드 미세먼지 흡착기술에 주목하고 있다. 이 기술을 활용하게 되면, 종래 대비 약 90%에 달하는 미세먼지를 저감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반면 독일 자동차공업협회(VDA)는 "배출가스 규제는 대기오염 저감에 매우 유용한 수단이기는 하나, 회생제동과 같은 신기술의 발전을 고려하여, 기술적인 측면과 경제적인 균형을 갖춘 규제가 필요하다"는 반응이다.

오는 7월 발표될 유로 7 규제는 완성차 업계에서는 '내연기관 자동차의 종말'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2025년부터 시행될 유로7 규제는 내연기관이 내뿜는 질소산화물을 현재의 유로 6 스텝D 기준 0.12g/km의 1/4 수준인 0.03g/km으로 감축해야 한다. 게다가 측정방식도 훨씬 엄격해지기 때문에 내연기관으로서는 규제 대응이 매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이에 대응하기 위한 연구개발에 막대한 비용이 수반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전기차까지 겨냥한 규제가 추가될것이 확실시 되면서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