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을 사로잡는 스타일과 뛰어난 완성도 - 포드 브롱코 오프로드 체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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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을 사로잡는 스타일과 뛰어난 완성도 - 포드 브롱코 오프로드 체험기
  • 박병하
  • 승인 2022.04.22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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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포드자동차(이하 포드)의 정통 오프로더, 브롱코가 드디어 국내에 상륙했다. 국내에서 포드의 수입/판매를 맡고 있는 포드세일즈서비스코리아(이하 포드 코리아)는 브롱코의 출시와 더불어, 미디어를 대상으로, 오프로드 시승행사를 열었다. 경기도 안성에 위치한 특설 코스에서 포드 브롱코의 오프로드 성능을 직접 경험하며 그 매력에 빠져들어 본다. 시승한 포드 브롱코는 상위급 트림에 해당하는 아우터뱅크스(Outer Banks)를 기반으로 국내서 요구하는 다양한 옵션사항이 두루 적용된 모델이다. 차량 기본가격은 6,900만원(VAT포함, 개소세 3.5% 기준).

브롱코는 외관에서부터 남다른 감각을 뽐낸다. 특히 역대 브롱코들 중에서 가장 많은 사랑을 받았던 1세대 모델의 디자인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뉴트로 스타일의 외관이 특징이다. 여기에 정통 오프로더의 분위기를 살리는 다양한 디테일을 더해 한층 남성적이고 박력있는 외관을 자랑한다. 비용절감을 위해 극도로 단순화된 디자인을 가졌던 초대 브롱코와는 방향성 면에서 완전히 다르지만, 브롱코만의 아이덴티티는 확실하게 드러나고 있다. 따라서 기자는 개인적으로 5세대 머스탱에 이어, 가장 수준 높은 레트로 디자인이라고 본다.

또한, 차체만 놓고 보면 전반적으로 그리 크지 않은 몸집이기는 하지만, 정통 오프로더 답게 트레드가 매우 넓어 전체적인 덩치가 전혀 작아 보이지 않는다. 포드 브롱코는 2도어 모델과 4도어 모델이 함께 만들어지는데, 국내에는 4도어 모델만 수입된다.

브롱코는 길이 4,810mm, 폭 1,930, 높이 1,930mm의 크기를 갖는다. 휠베이스는 2,950mm다. 브롱코의 루프는 지프 랭글러와 같이, 탈착식으로 설계되어 있어, 필요 없는 경우에는 떼어낼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포드 브롱코의 실내는 초대 브롱코의 경쟁자이자, 그 경쟁자의 후예이기도 한 지프 랭글러를 강하게 의식한 듯한 분위기다. 하지만 기능적인 측면을 한층 더 강조하면서도 더욱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내는 장식을들 더해 차별화를 꾀했다. 실내 곳곳에는 말 안장을 연상케 하는 가죽으로 마감하여 고급스러우면서도 카우보이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그리고 차의 바닥은 물청소까지 가능하도록 설계되었다.

이 뿐만 아니라, 인체공학적인 면이 충분히 고려되어 있어, 운전 중 여러 장치들을 조작하기가 수월하고 몸도 편하다. 시트 또한 신체를 충분히 지지해주면서도 편안한 착좌감을 겸비하고 있어, 일상의 주행에서도 전혀 부족한 점이 없을 정도다. 뒷좌석은 성인이 탑승하기에 충분한 공간을 갖추고 있으며, 짐공간도 크게 부족하지 않은 느낌이다.

국내에 수입되는 포드 브롱코는 포드의 2.7리터 에코부스트 엔진을 탑재한다. 이 엔진은 고급브랜드 링컨의 중형 SUV 모델인 노틸러스에 탑재되는 것과 동일한 엔진으로, 314마력의 최고출력과 55kg.m의 최대토크를 발휘한다. 변속기는 10단 자동변속기를 사용하며, 구동방식은 전자제어가 혼합되어 있는 파트타임 사륜구동을 사용한다. 

포드 브롱코는 의외의 정숙성을 보인다. 지프 랭글러와 같이, 탈착식 루프를 적용하고 있다는 구조적인 한계로 인해 정숙성에 대한 기대치가 다소 낮았던 것이 작용하기는 했지만 정차중에도, 주행 중에도 일상을 함께 하는 차로서 충분한 수준의 정숙성을 경험할 수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회전수를 3~4rpm 이상으로 올려도 귓전을 따갑게 파고들지 않는 느낌이다. 6기통 엔진 다운 깔끔한 회전질감을 선보이는 2.7 에코부스트 엔진의 특성이 발현되는 부분이 아닐까 싶다.

또한 거친 오프로드의 환경에서 브롱코는 상당히 쾌적한 승차감을 선사한다. 불안하게 넘실거리는 느낌이 적은 편이면서도 노면에서 오는 충격을 잘 걸러주는 유연한 느낌이 상당히 좋다. 여기에 섀시 강성도 충실한 덕에 안심하고 오프로드를 주행할 수 있었다. 특히 서스펜션의 경우에는 상당히 고급품이라는 느낌이 든다. 물론 설정에 공을 들인 느낌도 착실하게 전달된다. 

시승 행사가 진행된 특설 코스는 과거 채석장으로 이용되었던 장소로, 코스 내에 흩어져 있는 크고 작은 돌들과 흙으로 인해 노면 상태가 좋지 않았다. 하지만 이러한 악조건에도 불구하고 브롱코는 조금도 허둥대거나 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일 없이 노면을 단단히 움켜쥐고 전진한다. 특히 30%에 가까운 급격한 경사면에서도 접지력을 잃지 않고 기운차게 나아가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그리고 여기서부터 브롱코의 충실한 하드웨어가 빛을 발한다. 브롱코의 사륜구동 시스템은 정통 오프로더의 필수품인 저속트랜스퍼 케이스와 차동기어 잠금장치를 기본적용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포드의 전자식 지형 관리 시스템 (Goes Over Any Type of Terrain, G.O.A.T)과 연동해 최적의 접지력을 유지할 수 있게 만들어준다.

여기에 오프로드 전용의 정속주행장치가 적용되어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이 정속주행장치는 최고 10km/h까지 설정이 가능하며, G.O.A.T 모드 다이얼의 중앙부를 누르면 즉시 활성화된다. 최초 설정시에는 0으로 설정되어 차가 완전히 정지하며, 스티어링 휠의 버튼을 이용해 속도를 조절하면 된다. 속도를 설정하면 차량이 스스로 그 속도에 맞춰 주행하는데, 이는 평지는 물론, 오르막길에서도 충실하게 작동할 뿐만 아니라 내리막길에서도 확실하게 작동한다. 따라서 별도의 내리막 주행 보조 장치(Hill Descent Control)가 없이도 안전하게 오프로드의 급경사 구간을 주행할 수 있다. 그리고 속도 및 회전 수 유지가 중요한 도강 상황에서도 아주 유용하다.

브롱코 만의 또 다른 특징이자 큰 장점 중 하나는 바로 조향보조장치다. 이는 지형이나 도로 선형의 문제로 급격한 선회가 필요한 경우에 아주 유용하다. 이 시스템은 선회하려는 방향의 뒷바퀴 한쪽을 브레이크로 완전히 잠궈서 이를 선회의 중심축으로 삼아 회전하는 방식으로 동작한다. 이를 이용해 차량의 크기에 비해 비좁은 굽이길 등에서 안전하게 차량을 선회시킬 수 있다. 이 기능은 브롱코만이 가지고 있는 기능이며, 기본적으로 4도어 롱휠베이스 구조인 브롱코에게 동급 대비 한층 높은 기동성을 선사한다. 이 외에도 차체 전방위를 비춰주는 카메라 기능이 기본적용되어 육안으로 확인할 수 없는 부분까지 살피며 안전하게 오프로드 주행을 즐길 수 있다.

오프로드에서 만난 포드 브롱코는 타면 탈수록 '작정하고 만든 차'라는 느낌이 든다. 특히 지프 랭글러에 대항하는 정통 오프로더로서, 대단히 높은 완성도를 갖추고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이 뿐만 아니라 일상에서도 충분히 함께 해도 될 만한 승차감과 정숙성, 그리고 주행의 편의성까지 두루 갖추고 있기에 한층 매력적인 오프로더로 다가온다. 고향인 미국에서는 없어서 못 팔 정도로 인기가 높은 이유를 몸으로 실감할 수 있었다. 국내에서도 오랫동안 기다려왔던 차종인 만큼, 높은 인기를 누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이며, 지프 랭글러가 독점하다시피했던 국내 정통 오프로더 SUV 시장에서 한 축을 형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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