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스타의 신모델, 폴스타4를 시승했다. 폴스타4는 폴스타2에 이어 국내 출시되는 두 번째 양산 모델이며, 고유의 감성이 돋보이는 외관 디자인과 강력한 성능, 다양한 첨단 안전운전 보조 기능으로 무장하고 있다. 폴스타4를 시승하며 그 매력을 알아 본다. 이번에 시승한 폴스타4는 롱레인지 싱글모터 모델이다. VAT 포함 차량 기본가격은 6,690만원.
폴스타4의 외관은 '단순함'을 조형의 중심으로 하는, 스칸디나비안 스타일에 충실한 외관을 지니고 있다. 그러면서도 매끈한 차체형상을 기반으로 하는 스포티한 스타일링이 인상적으로 다가온다. 여기에 실물을 마주하게 되면 의외로 덩치가 크다는 느낌을 준다. 이는 무려 2,008mm에 달하는 전폭에서 기인한다.
전면부의 디자인은 공개 당시와 마찬가지로 새로운 디자인 언어에 기반한, 스포티한 마스크가 특징적이다. 상하로 T자형을 이루는 주간상시등과 함께 전체적으로 사다리꼴을 이루는 범퍼 하단부의 스타일링으로 그러한 인상을 만들어내고 있다.
측면에서는 매끈한 차체형상이 인상적이다. 간결하면서도 우아함이 살아 있는 극단적인 패스트백형 실루엣에 일반적인 승용 세단 대비 한 치수 들어 올려진 최저지상고가 기묘한 조화를 이루는데, 여기에는 21인치에 달하는 거대한 알로이휠이 절묘하게 균형을 잡아주는 덕분이라고 본다.
그리고 후면부에서는 이렇게 극단적인 패스트백형 차체에 기인한, 폴스타4만의 가장 특징적인 부분이 나타난다. 바로 바로 이 차에는 뒷유리가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뒷유리가 없어진 자리는 상시 모니터링 카메라가 대체하여 이 카메라에 비친 화면을 차내에 마련된 룸미러형 모니터에 투사하는 식으로 후방 시야를 책임진다. 해당 카메라는 오염을 방지하기 위한 장치들이 존재해 후방시야가 차단되는 것을 막는다.
인테리어 역시 아주 깔끔하게 구성되어 있다. 센터페시아에서 버튼을 찾기가 어려울 지경이다. 그렇다는 것은 대부분의 기능들이 디스플레이 안쪽으로 숨어들어갔다는 것을 의미한다. 외관과 마찬가지로 간결하게 구성된 인테리어는 미래지향적으로 보여지기까지 한다. 실내는 식물성소재를 사용한 비건레더와 직물을 전반적으로 적용하여 독특한 질감과 더불어 묘하게 따뜻한 느낌을 준다.
거대한 중앙의 디스플레이에는 센터페시아에 배치되어야 할 대부분의 기능들이 집약되어 있다. 심지어는 운전석측 도어트림에 배치되어있어야 할 사이드미러 조절 기능까지 내장되어 있다. 그러면서도 오디오 볼륨다이얼과 재생/일시정지 버튼은 중앙 하단에 따로 빼 놓은 것이 한 편으로는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또한 상당수의 기능에 접근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1개 이상의 중간과정을 거쳐야 해서 꽤나 번거롭고, 일일이 화면을 들여다 보면서 확인해야 하기 때문에 직관성의 측면에서는 떨어진다.
상부의 파노라마 선루프는 별도의 차양이 없는 통유리다. 별도의 차양이 없는 덕분에 개방감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수준이지만, 일조량이 많은 하절기에는 별도의 부착식 차양막이 필요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운전석은 튼실하게 신체를 지지해주면서도 딱 알맞은 수준의 텐션을 지녀, 우수한 착좌감을 제공한다. 앞좌석은 3단계의 열선 기능을 제공하며, 양쪽 모두 전동 조절 기능을 제공한다.
뒷좌석은 뜻밖에 만족스럽다. 거의 누워있다시피한 패스트백형 루프 라인으로 인해 헤드룸에서 손해를 보지 않을까 걱정스러웠지만 의외로 낮게 설계되어 있는 좌석 위치는 물론, 레그룸 일부를 대가로 전동식 등받이 리클라이닝 기능을 적용해 누구에게나 만족스러운 거주성을 제공한다.
트렁크 공간도 여유가 있는 편이다. 기본 용량은 526리터를 제공하며, 뒷좌석을 접으면 총 1,536리터에 이르는 적재공간을 사용할 수 있다. 또한 보닛을 열면 충전 케이블 등속을 수납할 수 있는 약 14리터의 추가 수납공간이 존재한다.
국내에 판매되는 폴스타4는 '롱레인지 싱글모터' 사양으로, 272마력의 최고출력과 343Nm(약 34.9kgf.m)의 최대토크를 발휘한다. 그리고 롱레인지 배터리팩을 적용한 덕분에 대한민국 환경부 기준 1회충전 최대주행거리가 511km에 달한다.
준대형급 크로스오버 차량에 속하는 폴스타4는 정숙성부터 남다르게 느껴진다. 전반적으로 차량 외부에서 유입되는 소음을 잘 차단해주고 있는데, 특히 차량의 하부에서 들어오는 타이어 소음이나 요철 통과시의 충격음 등도 효과적으로 저감하고 있는 모습이다. 정숙성만 놓고 본다면, 고급 준대형 세단에 해당하는 수준의 정숙성이다.
하지만 승차감은 준대형 세단이라기 보다는 대단히 스포티한 성향의 중소형 스포츠 세단 같은 느낌을 준다. 먼저 출시됐던 폴스타2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상당히 단단한 느낌을 주는 승차감이다. 특히나 이번 미디어 시승회에서는 "딱딱하다"는 평이 심심찮게 나타날 정도였다. 기자로서도 폴스타4는 적어도 준대형급의 크로스오버 차량인 만큼, 약간의 포용력을 더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고 본다.
동력성능은 조금도 부족하지 않다. 구동 시작부터 최대토크가 터져 나오는 전기모터의 특성 덕분에 묵직한 몸무게에 비해 발차가 조금도 굼뜨다는 느낌을 주지 않을 뿐만 아니라, 의외로 제법 뚝심이 있어서 고속 영역까지 차를 안정적으로 가속시킨다. 밟는 만큼 적절하게 반응해주는 가속페달 응답특성에 더해 꽤나 정교한 동력제어가 이루어져, 내연기관 자동차와의 괴리감 내지는 이질감도 적은 편에 속한다. 다만 고급형 차종인 만큼, 별도의 사운드 디자인을 제공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코너링 면에서는 단단한 설정의 하체가 제 할일을 충분히 해준다. 중량에도 불구하고, 차량의 휠베이스 중앙의 바닥 한가운데서 무게중심을 잡아주는 현대적인 전기차의 특성에 더해, 그 무거운 중량을 단단하게 떠받치고 있는 서스펜션 덕분에 구불구불한 와인딩 구간에서도 차체는 시종일관 안정감을 잃지 않는다. 스티어링 시스템의 응답성과 피드백도 적절한 수준이기에 빠른 페이스의 주행에서도 문제 없다. 스포티한 드라이빙이 이어질수록 폴스타4의 탄탄한 기본기를 경험할 수 있다.
이번에 시승한 폴스타4에는 다양한 능동 안전운전 보조 장비들이 두루 적용되어 있다. 특히 국내 수입 사양의 경우에는 해외 시장에서는 옵션 사양인 파일럿 패키지(Pilot Package)가 기본으로 적용된다. 파일럿 패키지에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을 비롯해 주차 어시스트, 360도 어라운드뷰 모니터 및 3D 리어뷰 기능, 지능형 속도 보조장치 등의 다양한 기능들이 추가된다.
이번에 시승한 폴스타4는 국내에서 선호되는 중형~준대형급의 크로스오버 비클로서 매력적인 차종 중 하나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외산 전기차임에도, 국내 환경부 기준으로 500km가 넘는 최대주행거리를 달성했다는 점은 차량의 매력을 더욱 빛나게 한다. 그리고 이것만으로도 폴스타4는 충분한 경쟁력을 가졌다고 본다. 또한 간결함의 극치를 보여주는 스칸디나비안 디자인을 극적으로 해석한 폴스타 고유의 스타일과 탄탄하고 스포티한 주행의 경험은 비슷한 가격대의 전기차와는 또 다른 맛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