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기 엔진을 제작하는 기업으로 출발했던 독일 BMW는 제 2차 세계대전 이후 자동차 사업으로의 전환을 시작한 이래, 오늘날에는 프리미엄 자동차 브랜드로 세계적으로 사랑받고 있다. BMW는 '순수한 드라이빙의 즐거움(Sheer Driving Pleasure)'이라는 슬로건이 말해주듯, 뛰어난 성능을 바탕으로 하는 스포츠 차량을 중시하는 브랜드로서 가장 성공적인 행보를 보였다. 그리고 이러한 가운데에는 하술할 여러 고성능 스포츠카들이 바탕을 이루고 있다. BMW의 인상적인 스포츠카 5종을 둘러본다.
메르세데스 300SL의 대항마로 등장하다 - 507 로드스터
1956년 등장한 이 아름다운 스포츠카는 걸윙도어로 유명한 메르세데스-벤츠의 300SL에 대항하기 위한 모델로서 만들어졌다. BMW 507 로드스터는 오늘날 BMW의 스포티한 이미지를 만들기 시작한 모델 중 하나이며, 단 1,300kg에 불과한 가벼운 몸무게에, 150마력의 출력을 내는 3.2리터 V8 엔진을 탑재하여 뛰어난 가속성능을 자랑했으며, 전륜 더블위시본, 후륜 토션바 서스펜션을 장비해 뛰어난 주행 성능을 자랑했다. 이 차는 훗날 BMW의 럭셔리 2인승 로드스터, 'Z8'의 모티브가 되기도 했다.
BMW의 첫 터보엔진 스포츠 쿠페 - BMW 02 시리즈
BMW의 ‘-02 시리즈’는 BMW가 1962년에 발표한 노이에 클라쎄(Neue Klasse) 세단의 단축형 모델로 등장한 일련의 2도어 쿠페 모델군을 일컫는 말이다. 그 중에서도 1966년의 제네바 모터쇼에서 처음 공개한 BMW 소형 쿠페 02 시리즈는 오늘날의 BMW 스포츠카 라인업의 시작점이라고 할 수 있는 모델이다. BMW 02 시리즈는 작고 가벼운 차체에 고성능 엔진을 탑재해 뛰어난 주행 성능을 선사했다. 여기에 1973년, BMW 최초의 터보 엔진을 적용한 2002 터보는 170마력의 최고출력을 발휘, 당대 최고 수준의 성능을 자랑했다. 이후 BMW 02 시리즈는 오늘날 2시리즈 쿠페의 모습으로 그 혈통을 계승하고 있다.
BMW M의 기원 - 3.0 CSL
1972년, BMW 노이에 클라쎄의 후속격으로 등장한 고급 쿠페 모델을 베이스로, 각종 레이스에 출전하기 위한 호몰로게이션용 모델로서 만들어졌다. 이 차는 오늘날 BMW의 고성능 기조에, 더 나아가 BMW M GmbH의 기원을 이루는 고성능 모델이다. 특히 경주용의 3.0 CSL은 가벼운 차체와 뛰어난 성능으로 독일 투어링카 챔피언십을 휩쓸었으며, 그 외에도 다양한 모터스포츠에서 우승을 거머쥐며 BMW의 기술력을 알렸다. 3.0 CSL은 오늘날 BMW M의 정점이라 할 수 있는 M3/M4의 모태가 되었으며, 최근에는 최신 기술이 집약된 M4를 기반으로 한 모델로 재탄생한 바 있다.
영구결번 슈퍼카 - M1
이 차는 탄생 후 반세기가 넘은 지금도 여전히 "이 차가 슈퍼카인가?"라는 논란을 달고 다닌다. 하지만 이 차가 BMW의 모터스포츠 활동과 고성능차 부문을 전담하는 BMW M GmbH의 기원이 된 모델이라는 것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이 차는 본래 람보르기니와의 공동개발로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람보르기니의 경영악화로 BMW가 홀로 개발을 지속해 1978년 완성에 이르렀다. M1은 273마력의 3.5리터 직렬 6기통 엔진과 5단 수동변속기, 리어미드 후륜구동 레이아웃을 갖춰, 걸출한 성능을 자랑했다. 본래 이 차는 경주용 차량의 호몰로게이션용 모델로 만들어졌는데, 이 경주용의 M1은 850마력의 터보 엔진을 탑재하고 다양한 모터스포츠 무대를 휩쓸었다.
새로운 시도 - i8
BMW i8은 비록 위와 같은 모델들처럼 레이스 혈통도, 오직 성능만을 위해 만들어진 모델은 아니다. 하지만 이 차는 전통적인 스포츠카의 성능과 환경영향을 최소화하는 친환경 기술의 조화를 목표로 개발한 모델이기 때문이다. BMW 최초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스포츠카인 i8은 1.5리터 직렬3기통 터보 엔진과 고성능 전기모터를 조합해 인상적인 성능을 발휘하며, 전동화 기술을 어떻게 스포츠카에 접목할 수 있는가에 대한 BMW의 방향성이 담겨 있다. 그리고 i8을 통해 개발된 다양한 기술들은 오늘날 BMW 플래그십 라인업에 남김없이 활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