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정적인 지중해의 기질과 함께 예부터 유럽권 예술의 본고장으로 통하는 이탈리아. 그러나 한 편으로는 다수의 강소기업을 주력으로 제조업 분야에서도 특출한 나라라는 배경도 지니고 있다. 특히 금속을 다루는 분야에 있어서는 피혁 및 의류 등의 경공업과 함께 세계 최고 수준의 기반을 자랑한다. 이러한 산업적 배경이 깔려있었던 이탈리아에서 자동차 공업이 발달한 것은 우연이 아니다.
여기에 아름다움과 스피드를 사랑하기로는 전세계에서 둘째 가라면 서러워할 그들의 기질로 인해 이탈리아에서는 일찍부터 수많은 명차들이 태어났다. 이러한 토양에서는 완성차 기업뿐만 아니라, 부품업체를 겸하는 튜너가 태어나는 것 역시 필연이라 할 수 있다. 본 기사에서 소개하는 O.Z 레이싱(O.Z Racing, 이하 OZ)도 그러한 기업 중의 하나다.
OZ는 이탈리아의 열정을 담은 독창적이고 세련된 디자인과 경량/고강성 측면에서 세계적인 수준을 자랑하는 기업이다. OZ는 1971년, 베네치아 근처의 로싸노 베네토(Rossano Veneto)의 한 주유소에서부터 시작되었다. 사명은 공동 창업주인 실바노 오세야도레(Silvano Oselladore)와 피에트로 첸(Pietro Zen)의 두문자를 가져왔으며, 레이싱이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 모터스포츠를 중심으로 활동하고자 하는 그들의 꿈과 열정 담겨 있었다.
오세야도레와 첸은 보다 가볍고 단단한 휠이 자동차의 성능에 좋은 영향을 끼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이들은 세계 최고 수준의 휠을 제작하기 위해, 금속을 전문으로 다루는 장인들을 기용했다. 이들의 손길에 힘입어 탄생한 OZ의 첫 작품은 작은 몸집으로 60년대 초 WRC 무대를 주름잡았던 차, 미니(MINI)에 가장 먼저 사용되었다. OZ는 미니에서 보여준 성과에 힘입어, 이듬해인 1972년부터는 이륜차를 위한 경량 알로이휠 역시 개발했다. OZ의 이륜차 사업부는 OZ 모토 레이싱(O.Z Moto Racing)이라는 별개의 이름을 쓰고 있다.
OZ는 창업 초기부터 모터스포츠와 함께하며 성장을 거듭했다. 주유소 안에서 시작한 작은 공방은 창업 6년만인 1978년까지 성장을 거듭했다. 이에, 자본금 2억 1천만 리라 규모의 O.Z S.p.A.(Società per Azioni, 주식회사)로 개명, 명실상부한 사업체로 공식 출범하기에 이른다.
OZ의 사업이 크게 확장된 시점은 그 이후인 1980년대부터다. 특히 1984년부터 OZ의 경영을 맡아 오고 있는 클라우디오 베르노니(Claudio Bernoni)는 OZ의 모터스포츠 참여를 더욱 강력하게 추진했다. 그 성과 중 하나는 포뮬러1 진출이었다. 그들의 휠을 F1 무대에서 처음으로 사용한 팀은 알파 로메오(Alfa Romeo)였다. 알파로메오 F1 팀은 1985년부터 OZ의 2피스 구조의 마그네슘휠과 알루미늄 알로이 휠을 사용했다.
알파로메오 머신의 휠이라는 이름을 등에 업은 OZ의 휠은 날로 인기를 더해갔다. 93년도에는 전설적인 드라이버, 알랭 프로스트(Alain Prost)를 태운 윌리엄스 팀이 사용하기 시작했다. 현재에도 포뮬러 1에서는 OZ의 휠을 사용하는 팀은 하나 같이 쟁쟁한 명문팀들이다. 동향인 스쿠데리아 페라리와 더불어 메르세데스-AMG 페트로나스 모터스포츠, 레드불 레이싱, 르노 스포트 포뮬러 1 팀 등 4개 팀이 OZ의 휠을 사용한다.
OZ의 모터스포츠 활동은 포뮬러1으로만 국한되지 않았다. 이미 존 쿠퍼의 미니를 통해 가장 먼저 진출한 WRC에도 활동을 이어갔다. 그리고 1990년, 당시 토요타 팀에 있었던 카를로스 사인츠(C. Sainz)가 운전한 셀리카 WRC가 당해년도 우승을 기록함에 따라, OZ는 WRC에서도 유명세를 더욱 키웠다. 특히, 90년대 이후로 오늘날까지 WRC 경주차에서 너도나도 사용하고 있는 수퍼투리스모 시리즈가 유명하다. OZ의 수퍼투리스모는 철저하게 경주차의 특성을 배려한 OZ의 대표적인 제품군으로, WRC 랠리카에서부터 르망 경주차에 이르기까지 널리 사용되고 있다.
OZ의 휠은 탁월한 성능과 가치, 이탈리안 해리티지, 레이스 경험, 그리고 이 모든 것을 하나로 묶어 내는 총체적인 품질의 네 가지를 핵심 가치로 한다. 이탈리아의 감각을 담은 외형 디자인과 창사 이래 지금까지 꾸준히 축적해 온 모터스포츠 경험으로 만들어지는 OZ의 휠은 지금도 전세계 자동차 튜닝 마니아들을 열광하게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