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5일 근무제가 정착되면서 캠핑과 자전거 등 아웃도어 레저 활동을 즐기는 인구가 급속히 늘어나고 있다. 쉬는 날이면 야외로 나가려는 사람들로 인해 도로가 몸살을 앓을 정도다. 이렇게 변화하는 사람들의 ´라이프 스타일´에 따라 자동차 회사들도 끊임없이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
RAV4는 이런 시장 상황에 맞춰 토요타가 꺼내든 카드다. 도심과 아웃도어를 동시에 누빌 수 있는 콤팩트 SUV다. 도심에서도 부담 없는 몸집에 레저 활동하기에 부족함 없는 실내와 짐 공간을 자랑한다. 라이벌로는 닛산 로그, 혼다 CR-V, 폭스바겐 티구안, 현대 투싼, 기아 스포티지, 쌍용 뉴 코란도C 등이 손꼽힌다. 이전 세대를 뛰어넘는 혁신적인 디자인과 성능, 그리고 가격 경쟁력으로 무장한 RAV4 4WD limited를 직접 만났다.
뚜렷한 변화가 담긴 외모
외모에서의 가장 큰 변화는 후면 중앙에 위치했던 스페어 타이어를 제거해 세련된 도심 스타일을 강조했다는 점이다. 또한 각진 형태의 이전과 달리 유선형의 날렵한 라인도 강조했다. 사각형의 앞뒤 펜더는 좀 더 원형에 가깝도록 디자인 되었고 낮은 후드와 아치형 루프라인과 함께 대담한 비율의 리어 램프가 위치하여 후방 안전과 함께 밋밋할 수 있는 뒷모습의 큰 변화를 가져왔다.
기존의 직선적이던 라디에이터 그릴이 날렵한 U자 형태로 바뀐 것도 특징이다. 중앙에 위치한 토요타의 엠블렘과 범퍼, 안개등 그리고 메탈 느낌의 포인트는 시선을 사로잡는다. 보는 각도에 따라 조금씩 다른 모습이 드러내는 것이 RAV4의 가장 큰 매력이다. 크기는 이전에 비해 작아졌다. 길이 50mm, 너비 10mm, 높이 40mm가 줄어들었다. 그러나 2,660mm로 동급에서 가장 큰 휠베이스는 유지했다.
심플하되 탄탄한 구성의 실내
실내의 첫 인상은 ´심플´과 ´탄탄함´이었다. 첨단 디자인의 느낌보다는 사용자의 편의성에 대한 조작성에 초점을 둔 듯 한 배치로 보이며 운전석에 앉았을 때 확보되는 시원한 시야는 SUV의 장점을 그대로 살리고 있다. 전 세대의 RAV4가 전반적으로 밋밋한 느낌의 디자인이었다면, 신형은 단순하면서도 패널을 직선으로 심플하게 나누어 놓은 그런 느낌이다.
주요 버튼들의 위치는 비슷하나 좀 더 중앙으로 밀집시켰고 다소 딱딱한 레이아웃을 가죽 등의 소재를 적극 활용해 아늑한 느낌을 냈다. 대시보드 위쪽의 직선적인 흐름과 시계는 좀 더 다듬어졌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지만, 운전대를 잡은 위치에서 여러 버튼들을 작동하는 위치와 움직임은 운전자 중심으로 보다 편안해졌다.
조수석의 공간도 답답하지 않고 의자를 뒤로 젖히면 편안하게 누울 수 있을 공간이 나왔다. 넓은 선루프가 제공하는 상쾌함은 야외 드라이빙시 또 다른 즐거움을 선사해 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뒷좌석은 눈으로 보는 것과는 달리, 넓은 공간을 제공해준다. 무릎 공간이 위 급 모델 못지않게 넓으며, 아웃도어 활동 시에 좌석을 분할하여 접으면 자전거나 캠핑 용품 등의 수납이 편한 구조를 갖추었다.
파워트레인의 핵심, 자동 6단 변속기
엔진은 기존과 같다. 직렬 4기통 2.5L 엔진이다. 최고출력과 최대토크 역시 179마력, 23.8㎏․m로 큰 변화 없다. 하지만 기존 자동 4단 변속기를 6단으로 ´업그레이드´했다. 총 중량이 약 50kg이 무거워졌지만, 복합 표시 연비는 10.2km/L로 이전에 비해 약 5% 향상된 비결이다.
토요타에 따르면 새로 도입한 토크분배 장치인 ´다이내믹 토크 컨트롤(Dynamic Torque Control) 4WD 시스템´은 전륜과 후륜 사이의 토크 전달을 자동적으로 관장하는 시스템으로, 모든 드라이브 모드에서 코너링 성능을 높여준다.
기본기에 충실한 ´도심형 SUV´
RAV4를 타고 오후 2시쯤 올림픽대로에 들어섰다. 비가 한 두 방울 떨어지는 상황, 차를 타고 얼마 있지 않아 사이드 미러 유리 안쪽의 노란색 경고등이 눈에 띄었다. 바로 BSM(사각지대 경보 시스템, Blind Spot Monitor)이었다. 전 모델에 기본 장착되어 있다고 하는데, 차의 진행 방향과 뒤차의 속도, 방향에 따라 조금은 다른 위치에서 경보를 보냈다. 무조건 뒤에서 다가온다고 알려주는 것은 아니었으며 경고등이 눈에 거슬리거나 운전에 방해가 되지는 않았다.
미사리, 하남을 지나 팔당 대교를 건너기까지 원만한 흐름이 이어지고 계기판에는 ´ECO´라는 표시등이 들어와 있었다. 계속된 탄력 주행으로 연료를 아끼고 있다는 표시였다. 조용한 실내, 에어컨을 켜고 차선을 바꾸면서 지긋이 가속을 해도 엔진은 거친 반응 없이 경쾌하게 차를 밀어냈다. 브레이크 페달의 반응도 상당히 자연스러웠다.
노면 상태는 생각보다 부드럽게 전달했다. 코너에 접어들 때 차체가 심하지 울렁거리는 느낌도 전혀 느끼지 못했고 과속 방지턱을 넘을 때에도 차체에 전해지는 느낌이 둔탁하거나 통통 튀는 느낌은 아니었다. 어느 정도 익숙해지고 나니, 이 부분은 SUV라는 사실을 잊을 정도로 세단과 흡사했다. 여느 SUV에서 쉽게 느낄 수 있는 ´출렁거림´도 없었다.
유명산을 오를 땐 스포츠 모드를 눌러 보았다. 전체적인 느낌과 힘은 무난했다. 노멀 모드보다 좀 더 경쾌한 반응이 돋보였고, 운전대의 반응은 가볍지도 무겁지도 않았다. 비가 내린 젖은 노면은 오히려 AWD 특유의 접지력과 안정감을 확인 시켜줬다. 구불구불한 길도 원하는 위치로 정확히 돌아나가는 느낌이었다. 하지만 험로에서는 차체 하부 긁힘이 조금 걱정됐다. 범퍼가 접근각과 이탈각에 크게 개의치 않은 형상이기 때문이다.
중미산 휴양림과 주변 캠핑장을 돌아보니 최근 아웃도어 인구가 늘고 있는 것과 함께 SUV의 장점을 엿볼 수 있었다. 분할 시트가 더해진 넓은 적재 공간은 분명 SUV만의 뚜렷한 장점이었다. 그리고 RAV4의 PBD(Power Back Door)는 사용자에게 적합한 인체 공학적인 측면을 반영하고 있었다. PBD는 개폐 각도의 정도를 사용자의 키에 맞출 수 있는 전동식 트렁크로, 몇 번의 간단한 시도만으로 설정 할 수 있었다.
어느덧 퇴근 시간, 꽉 막힌 강변북로를 따라 돌아올 때 RAV4는 더 없이 편안했다. 마주한지 반나절도 안 된 낯선 차였지만, 마치 내 차를 타는 듯 한 아늑한 느낌이 가득했다. 콤팩트한 차체 덕분에 비좁은 주차장에서의 주차에서도 별다른 어려움을 느끼지 못했다.
RAV4에는 레벨링 메모리를 적용한 PBD(전동식 트렁크), BSM(사각지대 경보 시스템), 전자식 TPMS(타이어 압력 모니터링 시스템), 다이내믹 토크 컨트롤 4WD 시스템 등의 각종 첨단 장비 외에도 에어백 8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EBD, ABS, TRO 등의 장치가 장착되어 있다.
도심과 자연 속의 활동을 동시에 할 수 있는 차를 찾는 사람이라면, 토요타의 RAV4를 만나보길 권한다. 가족들과 멋진 주말을 보내기에도 안성맞춤인 차다. RAV4의 주력 모델인 4WD 가격은 3,790만원, 2WD는 3,240만원으로 토요타는 "SUV 수요계층의 요구를 적극적으로 반영해 기존 세대에서 400~500만 원 정도의 옵션을 추가했지만 가격 경쟁력을 위해 4WD를 3,790만원에 책정하였다"고 밝힌 바 있다.
글 표영도 기자 | 사진 류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