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스포츠를 통틀어 가장 많은 시청자 팬을 거느리고 있는 스포츠는 축구경기다. 그중에서도 유럽 축구는 전 세계에 중계되며 수많은 팬덤을 보유하고 있다. 이를 다른 시각으로 바라본다면 가장 많은 잠재 고객을 보유한 광고 시장이라고도 할 수 있다. 그러한 이유로 많은 기업들이 다방면으로 발을 들이려고 한다.
유럽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에 등장한 지프와 아우디
흔히 단일 규모 최대 광고 파급력을 논할 때 미국 슈퍼볼을 이야기한다. 광고 파급력에 있어서 슈퍼볼 못지않는 광고판이 하나 더 있다. 바로 유럽 최대의 축구 축제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이다. 지난 16~17 시즌 결승전은 이탈리아의 유벤투스와 스페인의 레알 마드리드가 격돌했다.
스타 선수들의 커리어는 물론 목표, 동기 등 온갖 이슈를 쏟아내는 가운데 눈길이 가는 것이 하나 있다. 유벤투스와 레알 마드리드의 스폰서 대결이다. 자동차 제조사인 아우디와 지프는 각각 레알 마드리드, 유벤투스와 스폰서 계약을 체결하고 동상이몽을 꿈꿨다.
유럽 챔피언스 결승에 노출되는 아우디와 지프는 스포츠 마케팅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예선이나 본선만으로도 효과를 볼 수 있겠으나 결승전만 할까? 결승전 한 경기만으로도 수백억 원 혹은 수 천억 원의 광고효과를 볼 수 있다.
특히, 지프의 경우 유벤투스의 메인 스폰서로 유니폼에 새겨지며 직접적으로 노출됐다. 경기장에 설치된 광고판에도 지프의 로고와 엠블럼이 노출되며 효과는 극대화됐다. 더구나 결승전 당시 이탈리아내에서 시청률이 50%를 넘었다고 하니 노출 효과를 짐작하기도 힘들 정도다. (참고로 유벤투스 구단은 피아트 가문 이 지분을 가지고 있다.)
이와 반대로 아우디는 서브 스폰서다. 유니폼에 아우디가 드러나지는 않지만 경기장 곳곳에 노출됐다. 또한 유명 스타 선수들과 아우디 로고가 새겨진 사진 등을 sns상에 올리며 지속적으로 사람들에게 각인시켜왔기에 아쉬울 것이 없다.
아우디는 이미 유럽의 여러 클럽들과 스폰서 계약을 맺어오며 스포츠 마케팅 부분에서 두드러지게 활동해왔다. 리버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바이에른 뮌헨 등과 함께 행사를 함께 열고 아우디 차량을 제공해 주목을 끌었었다. 아우디 입장에서는 다방면의 활용이 능숙하기 때문에 서브 스폰서로도 최대의 효과를 만들어낼 수 있었던 것이다.
축구랑 자동차, 어떤 방식으로 광고를?
천정부지로 치솟는 선수들의 몸값은 마케팅과 유니폼 판매에 반영되며 몸값 이상의 수익을 만들어낸다. 하지만 이러한 마케팅도 노골적이거나 과도할 경우 반감을 사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선수들과 함께 행사를 진행하고 은연중 제조사의 상징 엠블럼, 차종 등을 드러내는 것이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유니폼에 제조사로 로고를 새기는 것이다. 메인 스폰서를 체결해야 유니폼에 큼지막한 제조사 로고가 박히게 된다. 경기장 혹은 TV 중계를 통해 쉴 틈 없이 노출되는 것은 물론이고, 매 시즌이 시작되기 전 각 축구클럽은 유니폼을 공개하고 팬들은 자신이 지지하는 선수의 유니폼을 구매한다. 판매된 유니폼의 제조사 로고는 불특정 다수에게 노출되며 부가적인 효과를 얻는 셈이다.
특히 유니폼의 경우 팬들 사이에서 선호하는 디자인이 존재하기 때문에 시즌이 끝나도 해당 유니폼을 고수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현재 요코하마 로고가 새겨진 첼시의 유니폼보다 삼성 로고가 새겨졌던 과거 유니폼이 예쁘단 이유로 과거 유니폼을 입고 경기장을 찾는 팬을 종종 볼 수 있는 것과 같다.
이외에도 경기장 전광판에 로고를 노출하는 것이나 경기장 펜스에 노출되는 것 역시 직접적인 광고 효과로 이어진다. 때로는 제조사 주최로 대회를 열어 우승 상품으로 해당 제조사의 자동차를 증정하기도 한다. 또한 촬영한 단체 사진을 활용해 대대적으로 마케팅을 진행하고 스타 선수의 SNS에 태그 하는 등 그 마케팅 영역은 점점 넓어지고 있다.
유명 스타 선수에게 자동차를 협찬하는 것도 큰 효과를 낳는다. 과거 박지성 선수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아우디 차량을 협찬받아 타고 다닌 사실만으로도 뉴스가 됐었고 최근에는 브라질 축구선수 네이마르의 자동차가 해외토픽으로 올라오기도 했다. 포르투갈 호날두 선수가 페라리에 얽힌 과거 사연이 방송을 통해 알려지면서 호날두, 페라리 모두 집중 조명을 받았다. 흔히 말하는 ‘간지’가 흘러넘치는 컬래버레이션을 보인 것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유럽 축구의 흥행을 이끌고 있는 각 리그는 자동차로도 유명한 지역이다. 독일이나 영국, 이탈리아 모두 유명 제조사와 역사를 자랑하고 있다. 축구를 시청하는 동안 각국의 클럽과 제조사 관계, 소속 선수의 자동차 등을 함께 찾아보는 것도 하나의 재미거리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사건 사고나 뉴스를 통해서도 유명 선수의 차량이 모습을 보는 일은 없어야겠지만 말이다.
사진 / 각 축구 클럽 및 자동차 제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