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2월 국제자동차연명(FIA) 산하 세계모터스포츠평의회(WMSC)에서는 한국 영암에서의 2014년도 F1그랑프리 경기 일정을 제외했다. 전남 영암에서 F1그랑프리 대회를 볼 수 없게 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적어도 2014년에는. F1 코리아 그랑프리 대회는 경기장 건설부터 대회 유치 그리고 운영에 대한 수익성 논란 등 초기부터 많은 해결과제를 떠 앉고 있었다. F1 코리아 그랑프리의 문제점과 앞으로 어떻게 해결해야 될지 분석해보자
포뮬러 원(Formula one)은 오픈 휠(차량의 바퀴가 겉으로 드러난 것) 형식의 포뮬러 레이스 중 등급이 가장 높은 대회를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F1’, ‘포뮬러 원’ 등의 명칭으로 널리 불리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FIA(국제 자동차 연맹)가 정한 공식 명칭은 FIA 포뮬러 원 월드 챔피언십(FIA Formula One World Championship)이다. 대회는 공식적으로 1950년부터 시작되었다. 각종 자동차 경주 대회 중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한다. 경기방식은 1명의 드라이버가 경주장에서 정해진 랩을 가장 빨리 완주 하는 것. 각 나라별 대회마다 순위대로 승점을 부여한 후, 대회를 모두 치른 뒤 순위에 따른 점수를 모두 합산하여 종합우승자를 뽑는 방식이다. 현재 개최국은 총 19개국(한국제외), 19개의 서킷으로 이루어져 있다.
[페라리 F1 팀 PIT 모습]
포뮬러 원 경주 차 한 대의 제작비용은 약 100억원이다. 또한 참가 팀의 1년 운영비는 팀마다 차이는 있지만 연간 약 4000억원이 소요된다. 엄청난 비용을 쏟아 부어야 하는 모터 스포츠이다. 포뮬러 원 경주 차의 엔진은 2014년의 새 규정을 기준으로 V형 6기통 1600CC 터보 엔진이며 약 600마력 정도의 출력이 상한선으로 정해져 있다. 중량은 운전자 1인을 포함한 690kg을 넘겨야 출전이 가능하다
[메르세데스 AMG 페트로나스 F1 팀 머신 엔진]
국내에서는 친숙한 스포츠가 아니지만, 전 세계적으로 F1그랑프리의 연간 관람객 수는 380만명이다. TV 시청자수는 23억명에 달한다. 가장 인기 있는 스포츠 중 하나이다. 또한, 현존하는 스포츠 종목 중 가장 홍보 효과가 큰 상업 스포츠이다. 세계적으로 이슈가 될 수 있는 이러한 메가-이벤트를 한국에서 개최하고자 하는 움직임은 오래 전부터 있었다. 국내 유명 제지 생산 업체였던 ㈜세풍은 1995년도에 전라북도 군산에 F1그랑프리의 유치 계획을 세우고 추진했다. 하지만 1998년 IMF로 워크아웃에 들어가면서 그 계획은 좌절되었다. 그 후 2006년 2월 전남도의회에서 다시 한번 F1그랑프리 유치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있었고, 의회에서 유치 동의안이 통과된다. 이로써 한국에서의 F1그랑프리 유치에 대한 실질적인 태동이 움터난다.
[영암 F1 서킷]
전남도청은 이듬해 영암군에 코리아 인터내셔널 서킷을 착공한다. 그러나 건설에 따른 예산 지원 문제로 난항을 겪게 된다. 2009년 국회에서 ‘F1지원특별법’이 제정 및 통과되면서 시공은 탄력을 받기 시작하고 2010년에 완공한다. 그리고 그 해 역사적인 F1 코리아 그랑프리 첫 대회가 개최 된다. 그러나 운영은 순탄치 못했다. 최초 F1 민간법인인 카보(KAVO)에서 경주장 건설 및 대회를 도맡아 운영했지만 대회 첫 해인 2010년도에 725억원의 운영적자가 발생된다. 게다가 초기 자본금 600억원마저 바닥을 드러내고 만다. 결국 2011년부터는 전라남도가 직접 운영을 하게 된다. 그러나 전년도 적자와 FIA(국제 자동차 연맹)에 지급해야 하는 높은 개최권료는 누적적자를 악화시킨다. 계속된 누적적자는 점차 늘어나 2011년 1,335억원, 2012년 1,721억원, 2013년에는 1,902억원까지 불어난다.
적자의 이유로는 카보(KAVO)의 미흡한 초기 운영이 지적 되었다. 첫해 경기 개최에 따른 국내외관람객들을 위한 숙박시설, 경기장까지의 진입로 및 주변 인프라 등은 매우 열악한 상황인 상태로 무리하게 2010년도 대회 일정을 강행한 것이다. 전라남도 영암까지 찾은 많은 관람객들은 미흡한 시설과 운영 미숙 등을 지적하며 대회에 대한 매력을 갖지 못하게 된다. 결국 매년 개최되는 대회의 관람객들이 감소하는 결과를 초래한다. 또한 F1 경기 이외의 영역에서도 별다른 수익을 만들어내지 못한다. 통상적으로 자동차 경기장의 주수입원은 모터스포츠를 유치함으로써 발생하는 서킷 임대료이다. 즉, 임대를 통해 경기가 없는 나머지 기간 동안 수익을 창출해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모터스포츠 유치 및 각종 다양한 행사에 서킷을 임대하는 수익사업의 규모는 매우 미미한 수준이었다.
이에 전남도청 F1조직위원회는 운영비 절감을 위해 FIA 산하 포뮬러원 매니지먼트와 매년 납부하는 개최권료의 인하에 대한 협의를 한다. 최초 협약한 4370만달러(463억원)에서 2700만달러(약289억원)으로의 인하에 협의한다. 2013년, 만성적자와 재정난을 이유로 2000만달러(212억원)으로 추가로 인하 요청을 하게 되지만 FIA측에서는 이미 개최권료 인하 협상이 합의된 점을 주장한다. 더 이상의 인하는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힌다. 전남도청 F1조직위원회는 대회 개최를 거부하는 등의 강경한 자세로 대응하다. 결국, 냉담한 FIA의 반응으로 결국 2014년 F1 그랑프리의 개최국에서 제외되는 운명을 맞이하게 된다.
F1 코리아 그랑프리 조직워원회는 FIA측과 재협상을 통해 2015년에는 경기를 재개할 의지가 있음을 발표한다. 그러나 현재로선 의지를 실현시키기에는 여건이 마땅치 않아 보인다. 전남도청은 2014년 F1 그랑프리 대회가 무산이 확정되자 예산결산위원회에서 FIA에 지급해야 하는 개최권료 예산 100억원을 전액 삭감해버리고 만다. 설령 FIA측과 재협상을 통해 대회를 개최하고자 하더라도 인하된 개최권료가 기준이 아닌 원점에서 다시금 개최권료를 논의해야 한다.
이렇듯 F1 코리아 그랑프리는 개최부터 개최권 포기, 또다시 개최하고자 협의과정 등 여러 가지 문제점들로 난항을 겪고 있다. 그렇다면 F1 코리아 그랑프리는 이대로 주저앉고 마는 것일까? 현재까지의 통계자료들을 추산해 보면 누적적자는 1,900억원에 이른다. 그러나 매년 적자는 점점 감소 하는 추세이다. 2010년 첫해 725억원 이지만 2011년 610억원, 2012년 386억원, 2013년 189억원으로 첫해에 비하면 1/4로 적자의 폭은 상당히 줄어든 상황이다. 또한 소수나마 관람객이 점차 늘어가는 추세다. 한해 16만명이상 다녀간다. 빅 이벤트로 자리 매김 할 수 있는 여건들이 조금씩 만들어 지고 있음은 분명해 보인다.
이러한 좋은 조건들을 극대화시키기 위해서는 몇 가지 개선 사항들이 존재한다. 가장 시급한 것은 부족한 숙박시설과 경기장까지 연결될 수 있는 다양한 대중교통 수단과 숙박시설 확충해야 하는 것이다. 현재 영암경기장 주변은 공업단지이다. 숙박시설을 건축하기 위해서 용도변경 후, 숙박시설을 마련해야만 한다. 경기를 관람하기 위한 관람객들의 불편함이 너무도 큰 상황을 해결해야 하기 때문이다. 숙박시설의 경우, 주변 도시인 목포나 광주에서 숙소를 정해야 하는 불편함이 매우 큰 상황이다. 이마저도 F1대회 시즌에는 비싼 요금으로 관람객들의 원성을 사기도 한다. 숙박시설이 경기장 주변에 마련된다면 교통수단을 통한 접근성의 문제도 자연스럽게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
더불어 F1 그랑프리 대회 이외의 기간에는 일반인이 참여할 수 있는 트랙 데이와 같은 이벤트, 국내에서 개최되는 프로/아마추어 레이싱 경기 등을 좀 더 적극적으로 유치해야 한다. 영암의 F1 공인 서킷은 해외의 F1 공인 서킷과 비교해도 상대적으로 저렴한 비용으로 모터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장점이 있기 때문에 불가능한 것만은 아니다. 결국, F1그랑프리 대회를 포함한 국내 모터스포츠 유치와 다양한 이벤트가 접목된 행사를 유치함으로 수익 창출의 극대화에 끊임없는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
최근 BWM 송도 드라이빙 센터 착공식과 강원도 인제 자동차 경주장이 개장되어 많은 모터스포츠를 동경하는 이들로부터 관심을 집중시켰다. 그러나 영암의 코리아 인터내셔널 서킷의 운영사례를 통해 살펴본 수익에 대한 기대치는 결코 낙관적이지만은 않다. BMW와 같은 메이저 자동차 브랜드의 경우는 지속적인 투자를 통한 효율적인 운영이 가능하지만, 상대적으로 운영 자금력이 미약한 국내 민간업체들의 서킷운영에는 분명한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영암의 코리아 인터내셔널 서킷이 앞으로의 나아갈 방향을 만만치 않게 하는 대목이다. 국내 서킷의 맏형 격인 국제 규격의 서킷을 보유한 영암 코리아 인터내셔널 서킷이 가지고 있는 상징성은 매우 크다. 국내 모터 스포츠의 메카로 굳건히 자리매김 하기에는 전술한 것처럼, 넘어야 할 장벽들이 산재해 있다. 지차체에서 유치하고 운영하기에는 다소 부족한 여건들이 있다며, 중앙정부가 지자체와 TFT를 구성해 운영하는 운용의 미학도 필요해 보인다. 실질적으로 지자체의 열악한 재정자립도와 예산을 감안한다면 F1과 같은 국제대회를 치러 내기는 역부족인 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다.
TV로만 만났던 F1 대회를 국내에서 직접 볼 수 있다는 것 만으로도 모터스포츠 팬들의 가슴을 뛰게 하기에 충분하다. 그러나 2014년 F1 코리아 그랑프리 대회는 국내에서 볼 수 없다. 이유가 어디에 있든 남은 2번의 대회는 정상적으로 운영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국민모두의 관심이 필요한 시기이다.
글 어철원 기자, 편집 김재민 기자
사진 F1 공식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