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메리칸 SUV의 대명사, 포드 익스플로러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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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칸 SUV의 대명사, 포드 익스플로러 이야기
  • 박병하
  • 승인 2024.08.12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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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V(스포츠 유틸리티 비클, Sports Utility Vehicle)의 발상지는 누가 뭐래도 미국이다. 세계의 경제를 좌우하는 경제대국인 미국은 광활한 영토 곳곳에 산재한 천혜의 자연경관과 높은 소득 수준을 바탕으로 하는 자타공인 '레저의 천국'이며, SUV는 이 레저 활동을 위해 형성되고 발전된 차량이기 때문이다. SUV에서 말하는 '스포츠'는 고성능을 위미하는 것이 아닌, 레저활동을 지칭하는 표현이며, 이 스포츠를 즐기기 위한 다양한 기능(Utility)을 제공하는 차량(Vehicle)을 바로 SUV라 지칭하는 것이다.

또한 미국 시장은 SUV의 역사가 시작된 시장인 만큼, SUV에 대한 분류도 꽤 철저하다. 대한민국에서는 전통적인 오프로더 지향의 바디-온-프레임 구조를 사용하는 차량과 도심 지향의 모노코크 구조를 사용하는 소프트로더 차량을 크기별로 한데 묶어서 표현하지만, 미국 시장에서는 1990년대를 전후한 크로스오버 SUV의 붐이 지나간 이후로 전자를 SUV로, 후자를 크로스오버 SUV(Crossover SUV)로 따로 분류한다. 

그렇다면 SUV의 종주국이라 할 수 있는 미국에서 가장 대표적으로 내세울 만한 SUV는 어떤 것이 있을까? 미국의 SUV 시장은 정통 오프로더부터 도심형 소프트로더까지 폭넓게 존재하는데, 그 중에서도 가장 대중적인 모델로는 포드자동차(이하 포드)의 익스플로러(Explorer)를 꼽을 수 있다. 포드 익스플로러는 1990년에 처음 출시된 이후, 30년 넘게 미국 시장에서 가장 인기 있는 SUV로 사랑받고 있다. 그 기반에는 6세대 모델에 이르기까지 퍼포먼스, 실내 공간, 편의 및 안전 사양 등 다양한 부분에서 끊임없는 혁신과 변화를 꾀한 포드의 노력이 담겨있다.

1세대(1990 - 1994)
최초의 포드 익스플로러는 레인저(Ranger) 등 픽업트럭 섀시를 기반으로 제작되었으며, 브롱코(Bronco) II와도 많은 부품을 공유했다. 공기역학적이고 현대적인 디자인을 가진 익스플로러는 아웃도어 의류 브랜드 ‘에디 바우어(Eddie Bauer)’와 협업한 에디 바우어 트림으로 큰 인기를 끌었다. 주행 퍼포먼스 면에서 이 모델은 155마력의 4.0리터 V6 엔진을 장착했으며, 5단 수동 또는 4단 자동 변속기를 선택할 수 있었다. 후륜 구동이 기본이었고, 4륜 구동은 선택 사양이었다. 영화 쥬라기 공원에도 등장했던 1세대 익스플로러는 미국에서 첫 해에 140,509대가 판매되었고, 두 번째 해에는 282,837대가 판매되며, 이후 30년 이상 이어질 성공의 시작을 알렸다.

2세대(1994 - 2001)
2세대 모델은 전 세대와 비교해 온로드 주행성을 개선하여 픽업트럭 레인저와의 차별화를 꾀했다. 오프로드에 적합한 I-빔 프론트 서스펜션 대신 독립형 위시본 서스펜션이 적용되었고, 외관 디자인이 전반적으로 부드럽게 변모했다. 1996년에는 210마력의 5.0리터 V8 엔진이 추가돼 160마력의 기존 4.0L 엔진과 비교해 파워 면에서도 개선이 이루어졌다. 2세대 모델은 다양한 트림 레벨과 고급스러운 옵션 등으로 소비자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 당시 파이어스톤 타이어 리콜 사태에도 불구하고 익스플로러는 여전히 가장 많이 팔리는 SUV 중 하나였으며, 최고치를 경신했다.

3세대(2001 - 2005)
3세대 익스플로러는 2세대와 마찬가지로 패밀리카 정체성에 중점을 두면서, 레인저와의 연계를 끊고 독립적인 SUV로 재탄생했다. 여전히 바디 온 프레임 구조를 유지했지만, 새로운 독립식 리어 서스펜션을 적용했다. 이 서스펜션은 승차감을 향상시키는 한편, 뒷좌석 바닥을 7인치 낮추어 3열 시트를 추가할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해 총 탑승자 수를 7명으로 늘렸다. 기본 엔진은 210마력의 4.0리터 V6였지만, 이후에는 더 강력한 240마력의 4.6리터 싱글 오버헤드 캠 V8 엔진도 추가되었다. 후륜구동이 기본이었고, 컨트롤 트랙 4륜 구동 시스템(저단 기어 포함)은 옵션으로 제공되었다. 2003년에는 자동 사륜구동 시스템이 추가되었다. 인기드라마 ‘겨울연가’에 주인공으로 등장한 배용준의 차량으로 당시 국내에서도 선풍적인 인기를 모았다.

4세대(2005 - 2011)
4세대 익스플로러는 더욱 견고한 프레임과 개선된 서스펜션, 새로워진 인테리어를 갖추었고, 인포테인먼트, 사이드 커튼 에어백 등 안전성과 편의 기능에서도 유의미한 향상을 보였다. 기본형 모델은 4.0리터 V6 엔진과 5단 자동 변속기를 유지했으나, 새로운 6단 자동 변속기를 통해 292마력의 4.6리터 V8 엔진도 옵션으로 제공되었다. 스포츠 트랙 버전과 아드레날린 트림, 아이언맨 익스플로러 같은 스페셜 에디션도 제공되었다. 

5세대(2011 - 2019)
5세대 포드 익스플로러는 토러스(Taurus) 세단을 기반으로 한 승용차 플랫폼을 채택하여 크로스오버 스타일로 탈바꿈한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이전보다 길고 넓어졌으며, 6~7인승으로 다양한 좌석 구성을 제공했다. 초기 모델은 290마력의 3.5리터 V6 엔진을 탑재했지만, 곧 240마력의 2.0리터 터보차저 4기통 엔진을 추가해 최초의 4기통 익스플로러로 기록되었다. 2011년에 판매된 익스플로러는 전년 대비 판매량이 두 배 이상 증가했으며, 2017년 27만 대의 판매량을 기록하며 미국에서 가장 많이 팔린 3열 SUV 중 하나로 자리매김했다. 국내 시장에서도 대형 SUV 붐을 타고 본격적으로 높은 판매량을 기록한 5세대 익스플로러는 수입 SUV 시장 1위에 오르는 기록을 남겼다.

6세대 (2019 - 현재)
6세대 포드 익스플로러는 이전 모델보다 더욱 향상된 실내 공간과 성능, 기술을 제공하여 시장 경쟁력을 높인 모델이다. 터치스크린 모니터를 장착하여 음악, 통화 등 다양한 미디어 디바이스를 직관적으로 조작할 수 있으며 뱅앤올룹슨(Bang & Olufsen)의 프리미엄 오디오 시스템을 탑재, 원음 그대로의 감동을 전달한다. 최대 2,486L까지 확장이 가능한 내부 공간으로 폭넓은 공간활용성을 자랑한다.

또한 6세대 익스플로러에는 최고 출력 304마력, 최대 토크 42. 9kg.m의 성능을 내는 2.3L 에코부스트 엔진과 최고출력 370마력, 최대 토크 54kg.m의 성능을 발휘하는 3.0L 에코부스트 엔진이 탑재됐다. 여기에 10단 자동 변속기가 기본 적용됐으며, 구동계에는 지형 관리 시스템(Terrain Management SystemTM)이 주행 상황에 맞는 총6 가지 주행 모드를 제공한다. 최근에는 2025년형 익스플로러가 미국 시장에 출시되었으며, 플래티넘(Platinum), ST-라인(ST-Line) 등 고객 니즈에 맞는 다양한 트림을 구성해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한편 국내 시장에서 포드 익스플로러는 지난 1996년 국내 첫 출시 이후 많은 사랑을 받으며, 수입 대형 SUV 시장을 개척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재는 6세대 모델이 국내 도입돼 편안한 온로드 주행감에 사륜구동 플랫폼 기반의 다이내믹한 아웃도어 주행 성능을 갖춰 소중한 가족들과의 일상은 물론 다양한 모험과 액티비티까지 즐길 수 있는 다재다능한 대형 SUV의 대명사로서 자리 잡았다.

무비 스타, 포드 익스플로러
포드 익스플로러는 오랫동안 사랑받으면서 영화와 같은 대중 문화의 영역에서도 자주 모습을 보였으며, 일상적인 씬부터 액션 시퀀스까지 다양한 장면에 등장해 익스플로러 특유의 범용적인 쓰임새를 연출해냈다. 영화에 등장한 익스플로러 중 가장 유명한 것은 1993년 작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쥬라기 공원(Jurassic Park)’으로, 1992년형 익스플로러 XLT 7대를 기반으로 하여 공룡이 즐비한 공원을 돌아다니는 SUV들로 등장했다. 이 차량들은 공원의 고객을 안내하는 관람차로 등장하지만, T-랙스와 같은 공룡이 우리를 탈출해 주인공들에게 위협을 가하는 유명한 장면에서는 극의 긴장감을 연출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미국에서 가장 유명하고 보편적인 SUV 답게, 미국적인 일상 장면을 연출할 때도 익스플로러는 자주 등장한다. 기억을 잃은 첩보 요원이 자신의 과거를 찾아 나서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 ‘제이슨 본(Jason Bourne)’에서는 무려 5편의 시리즈 중 3편에서 미국을 배경으로 한 장면에 익스플로러가 등장한다. 국내 영화에서 포드 익스플로러는 주로 정부 요원들이 작전을 수행하기 위해 타는 차로 등장하곤 한다. 영화 ‘강철비(2017)’에서 주인공 일행이 작전 수행을 위해 타고 다니는 차로 2005년식 3세대 익스플로러 리미티드 4.0 모델이 등장했고, ‘골든 슬럼버(2018)’에서는 5세대 익스플로러가 국가정보원 요원들이 타고 다니는 차량으로 등장한 바 있다.

포드 익스플로러는 영화 출연을 통해 세계적으로 유명한 모델로 성장했다. 특히 쥬라기 공원을 통해 익스플로러는 단순한 차량을 넘어서 강력한 모험과 상상력을 자극하는 존재로 자리 잡았다. 또한 영화의 인기는 익스플로러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높였고, 이는 신차 출시와 판매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쳐 PPL의 가능성을 보여준 성공적인 사례로 남았다. 오늘날 익스플로러는 미국에서 가장 많이 팔린 SUV이자 현재까지 800만 대 이상 판매된 포드의 볼륨 모델로 자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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