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청록수소 스타트업 제로시스(대표 노용규)가 소형 파일롯트 시스템을 개발하여 경제적인 수소와 전도성 카본 소재를 활용한 사업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청록수소는 화석연료로부터 고온 열분해 방법으로 수소와 카본을 동시에 생산하는 새로운 방식을 일컫는다. 수소 생산 과정에서 이산화탄소를 발생하지 않는 그린 수소에 가장 가까운 친환경 수소로 주목받고 있다.
제로시스는 제3의 방법인 메탄 열분해 청록수소로 이산화탄소 배출 문제와 수소생산 비용의 문제를 한 번에 해결한다. 최근 제로시스는 부산물인 카본 파우더의 높은 전기전도도를 활용하여 전자파 차폐 및 방열용 플라스틱 시장으로 진입하고 있다. 청록수소 생산 기술분야에서 플라즈마 메탄 열분해로 생산된 카본블랙을 타이어에 적용한 사례가 미국에서 있었지만, 메탄열분해로 생산된 카본 파우더의 전도성 플라스틱 응용은 제로시스가 세계 최초다. 일반적으로 전도성 카본 소재는 일반 카본 블랙에 비해 훨씬 비싼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제로시스는 정부지원 사업으로 Net-Zero 기술혁신사업과 TIPS 과제 사업을 주관하며 꿈의 에너지 수소의 가능성을 증명하고 있다. 제로시스는 용융염 기반 열분해 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며 하루 수소 250kg, 카본 파우더 700kg 생산 시스템을 갖출 예정이다. 개발 시스템은 공정에 산소나 수증기가 없기 때문에 공정에서 온실가스 배출이 없다. 즉, 청정 수소와 청정 카본 파우더를 동시에 생산하는 친환경적인 기술이다. 동시에 부산물인 카본 파우더를 판매하여 수소생산비용을 낮출 수 있어 매우 경제적이다. 학계와 에너지 산업분야에서는 우리나라처럼 천연가스 인프라가 잘 되어 있고 카본 소재를 많이 사용할 수 있는 제조업이 발달한 나라일수록 청록수소가 적합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메탄 열분해 청록수소 생산에서 있어 중요한 인자는 생산된 카본 파우더의 특성과 품질이다. 좋은 카본이 생산될수록 경제성이 좋아진다. 최근 제로시스는 소형 파일롯트 장치에서 생산된 카본 파우더를 기반으로 전도성 플라스틱 복합체 펠렛과 잉크를 생산하였다. 생산된 전도성 플라스틱 펠렛은 전자파 차폐와 방열의 목적으로 자동차 전장부품, 가전 부품, 국방 부품 등에 사용될 수 있다. 특히 자동차 전장부품 시장에서 제어기 케이스, 모터 하우징, 밸브, 센서 등에 적용함으로써 전자파 차폐, 방열, 무게 절감, 원가 절감 등의 효과가 기대된다.
제로시스의 청록수소 시스템에서 생산되는 카본 파우더는 전기전도도가 매우 높아 기존의 CNT, 그래핀 플레이크, 케젠 블랙 등과 같은 전통적인 전도성 카본 재료를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제로시스의 카본 파우더 소재는 전도성 잉크, 전도성 플라스틱 복합체, 전도성 섬유 등에 사용될 수 있다. 특히 생산되는 과정에서 이산화탄소가 배출이 거의 없는 친환경 소재이기 때문에 기존 카본 소재 산업 생태계에 큰 임팩트를 줄 것으로 기대된다. 청록수소와 같이 생산되는 카본 파우더의 양이 수소 질량의 대략 3배에 이르기 때문에 카본 소재 시장 창출은 청록수소의 성패를 가를 수 있다. 친환경 카본소재의 공급은 자동차 산업의 전동화 확대와 시장의 팽창 흐름에 맞추어 새로운 도약의 기회를 만들고 있다.
현재 온실가스 배출을 저감하기 위해 수소 생산에 대해 전 국가적인 관심이 쏠리고 있다. 수소차의 대중화, 수소 환원제철 기술 구현, 수소혼소발전을 통한 전력 품질 보완 등의 미래 에너지가 수소 생산 비용에 의존한다. 경제성과 친환경성, 그리고 제조업 산업 생태계에 모두 적합한 청록수소의 상용화에 큰 기대를 걸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