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포기하나... 현대車, 러시아 공장 매각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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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포기하나... 현대車, 러시아 공장 매각 결정
  • 박병하
  • 승인 2023.12.20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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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이하 현대차)가 결국 러시아 시장에서 철수할 것이 확실시 되고 있다. 현대차가 지난 19일 열은 임시이사회에서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위치한  러시아 공장(HMMR, Hyundai Motor Manufacturing Russia) 지분 매각 안건에 승인한 것이다.

현대차는 지난 2022년 발발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여파로 미국을 위시한 서방측의 강력한 대(對) 러시아 경제제재로 인해 지난해 3월부터 상트 페테르부르크 공장의 가동을 중단한 상태다. 이에 현대차는 "현재 러시아 현지 업체인 아트 파이낸스社(Art-Finance)와 공장 지분 매각 관련 구체적인 계약 조건을 놓고 협상 중"이라고 밝혔다. 다만, 현대차는 러시아 현지 상황 등을 고려해 기존 판매된 차량에 대한 AS 서비스 운영을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지난 2022년 발발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해 현지에 진출해 있었던 전세계의 주요 자동차 제조사들이 러시아에서 철수하기 시작했다. 가장 빨리 발을 뺀 제조사는 GM, 포드 등, 미국계 제조사들이었으며, 사업체를 현지 협력업체에 넘기고 납품을 중단했다. 그리고 9월에는 토요타자동차가 발을 뺐으며, 한 달 뒤, 미국의 포드자동차도 러시아에서의 사업을 완전히 정리했다. 이 외에 여러 자동차 제조사들이 러시아 시장에서 발을 뺐다. 

이 와중에 현대차는 상당히 오랜 기간 동안 러시아 시장에 잔류하고 있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2021년까지만 해도 러시아 시장 점유율 1위였으나 전쟁 발발 이후로 대 러시아 제재로 인해 공장 가동이 중단되고 점유율이 수직으로 급전직하했다. 현재 현대차의 점유율은 0%에 가깝게 떨어져 있으며 그 자리를 중국 업체들이 꿰어차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현대차는 2년 동안 약 5,400억원을 투자해 상트 페테르부르크 공장(2010년 완공)을 세우고 연간 23만대의 자동차를 생산해 왔다. 그러나 전쟁으로 인해 공장 가동이 2년 간 멈추면서 엄청난 손실이 발생하고 있다. 그리고 현대차그룹은 이 공장을 아트 파이낸스에 단돈 1만 루블(한화 약 14만원)에 넘길 것이라고 알려져 있다.

단, 여기서 현대차는 2년 내 재인수가 가능하다는 '바이백' 조항을 포함시켰다. 그러나 현대차가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을 다시 인수하기 위해서는 러시아 정부의 승인이 필요하고, 가격도 재협상해야 해서, 러시아 시장에 재진출하더라도 큰 손실을 보게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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