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통파에 가까운 4도어 그랜드 투어러 - BMW M850i 그란쿠페 xDrive 시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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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통파에 가까운 4도어 그랜드 투어러 - BMW M850i 그란쿠페 xDrive 시승기
  • 박병하
  • 승인 2023.06.21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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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의 럭셔리 쿠페 8시리즈가 2세대 모델로 부활한 지 5년여의 시간이 지났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이라고 할 수 있는 시간 동안 8시리즈는 BMW의 최고급 승용차종으로서 성공적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그리고 2019년부터는 국내에서도 BMW코리아를 통해 정식으로 시판을 시작해 오늘에 이르고 있다. 이번에는 그 8시리즈, 그 중에서도 M퍼포먼스 버전인 M850i 그란쿠페 xDrive를 시승했다. VAT 포함 차량 기본 가격은 1억 3,910만원이다. 

M850i 그란쿠페의 외관은 M퍼포먼스 모델 전용으로 디자인된 외장 사양으로 하위 차종인 840i 등은 물론, 상위 차종인 M8과도 다른 감각의 외관을 지니고 있다.

하지만 첫 인상만 보면 M 스포츠 패키지가 적용된 8시리즈 그란쿠페와 크게 차이가 없는 것으로 보일 수 있지만 디테일의 측면에서 적잖은 차이가 있다. 범퍼 내부의 그릴 디자인을 수평향으로 취하는 한 편, 키드니 그릴의 외곽만 크롬으로 처리하고 나머지는 모두 유광 블랙 도장 처리하여 스포티한 인상을 더욱 강조하고 있다.

이 뿐만 아니라  M퍼포먼스 모델부터 적용 가능한 무광 외장색상이 차를 한층 멋스럽게 만들어 준다. 측면에서도 디테일에서 몇 가지 차이를 감지할 수 있다. 8시리즈 그란쿠페 고유의 유려한 옆모습은 그대로이지만, 더욱 화려한 투톤 휠을 적용하고 투톤 사이드미러를 적용해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인테리어 또한 8시리즈 출시 당시의 고급스럽고 세련된 모습을 대부분 유지하고 있지만 여전히 멋스럽고 고급스러운 느낌을 유지하고 있다. 실내 곳곳을 최고급 소재로 마감한 것을 비롯해 전용의 블랙 하이글로스 장식을 적용해 스포티한 분위기를 살렸다. 기어레버는 8시리즈 전용의 크리스탈 노브를 적용해 고급스러운 느낌을 준다. 여기에 M 로고 컬러를 콘트라스트 스티칭 처리한 전용 스티어링 휠과 M 메탈 페달 셋, 키킹 플레이트 등을 적용해 남다른 감각을 제공한다.

앞좌석은 첫눈에 보았을 때에는 단단한 스포츠 시트에 가까운 느낌을 주지만 막상 실제로 앉아보면 최고급 세단 뺨치는 안락함에 놀라게 된다. 여기에 전방위적으로 신체를 견고하게 지지해 주는 느낌도 아주 좋다. 질감도 최상급일 뿐만 아니라 다양한 방향으로 조정할 수 있어, 신체조건에 관계 없이 편안함을 만끽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 제공되는 8방향의 전동조절 기능 외에도 시트 등받이의 각도를 2단계로 조절할 수 있는 기능과 사이드볼스터까지 조절할 수 있으며, 헤드레스트 또한 전동식으로 조절 가능하다. 이 외에도 좌우 모두 3단계의 열선 기능과 통풍 기능이 내장되어 있다. 단 BMW의 통풍 기능은 몸을 식혀준다는 느낌보다는 말 그대로 통풍을 시켜서 땀이 차는 것을 경감해 주는 정도라고 보면 된다

뒷좌석은 여전히 여타의 4도어 쿠페나 5도어 패스트백 모델들과 비교해도 단연 최고 수준의 공간 구성을 자랑한다. 납작한 쿠페형 모델이기 때문에 헤드룸에서 필연적으로 손해가 생길 수 밖에 없는 구조임에도, 시트 바닥을 깊게 파놓은 설계를 적용해 헤드룸 부족을 만회함과 동시에 안정감 있는 착좌감까지 실현했다. 또한 기본적인 헤드룸과 레그룸 모두 충분한 편이어서 같은 집안의 준대형급 세단인 5시리즈가 부럽지 않은 거주성을 경험할 수 있다. 단, 형식 상 승차 정원은 5인승이기는 하지만, 중앙에 플로어 콘솔이 크게 솟아 있는 구조인 관계로, 가운데 자리에 성인이 승차하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에 가깝다.

트렁크 용량은 기본용량은 440리터로, 쿠페 모델을 기반으로 설계된 자동차로서는 충분함 이상의 공간을 제공한다. 트렁크 공간 내부는 약간의 돌출부가 있지만 짐을 싣고 내리는 데 있어서 부족함은 없다. 뒷좌석은 4:2:4 비율로 접을 수 있어, 부족한 공간을 더 확보할 수 있도록 했다.

이번에 시승하게 된 BMW M850i xDrive 그란쿠페는 M퍼포먼스 모델에 걸맞은, 걸출한 성능의 엔진을 사용하고 있다. 이 엔진은 '50i'가 붙는 M퍼포먼스 모델들에 사용되고 있는 N63 계열의 형식명 N63TU3 엔진이다. 이 엔진은 4.4리터의 배기량을 갖는 V8 트윈터보 엔진으로, 530마력/5,500~6,000rpm의 최고출력과 76.48kg.m/1,800~4,600rpm의 최대토크를 발휘한다. 이 막강한 동력은 자동 8단 스텝트로닉 스포츠 변속기를 거쳐 xDrive 사륜구동 시스템을 통해 네 바퀴에 전달된다.

그런데 이렇게 강력한 엔진을 품고 있음에도, M850i는 시동 직후 냉간 상태만 지나고 나면, 상당히 정숙한 모습을 보인다. 본디 V8 엔진은 구조 상으로 특유의 맥동이 존재하게 되는데, M850i에서는 이를 직접 느끼게 될 일이 거의 없다. 그만큼 매끄러운 수준의 회전질감을 구현하고 있는 것이다. 파워트레인의 소음과 진동, 그리고 외부에서 유입되는 소음까지 충실히 억제되어 있어, 최고급 세단이 부럽지 않은 정숙성을 자랑한다.

정숙성 외에도 최고급 세단에 못지 않은 부분은 바로 승차감이다. 특히, 세단보다 낮은 시트 포지션이 선사하는 안정된 느낌이 곁들여진 덕분에 더더욱 편안하게 느껴진다. 물론, 이렇게 낮은 시트포지션으로 인해 승/하차 편의성은 다소 떨어질 수는 있지만, 운행 중의 안정되고 편안한 느낌을 생각하면, 그 정도는 얼마든지 감내해 줄 수 있다는 생각마저 들 정도다.

이렇게 일상 운행 중의 뛰어난 정숙성과 편안하고 안정되어 있는 승차감을 통해, M850i 그란쿠페 xDrive는 F세그먼트 럭셔리 세단 빰치는 쾌적한 운행환경을 선사한다. 특히 장거리 주행에서는 세단보다도 낮은 시트 포지션의 장점까지 어우러져, 그 진가를 톡톡히 발휘한다. 이러한 운행환경은 정통파 그랜드 투어러(GT)에 한없이 가까운 모습이다.

BMW M850i 그란쿠페가 정통파 GT로서의 면모를 보여주는 또 다른 부분은 바로 가속성능이다. 제원 상 0-100km/h 가속 시간 3.9초에 불과한 초기 가속성능도 일품이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인상적인 부분은 본격적인 고속 영역까지 손쉽게 속도를 올려 고속 크루징에 돌입할 수 있다는 점, 그리고 이렇게 높은 속도에서도 차량을 통제할 수 있다는 믿음을 주는 훌륭한 고속 직진 안정성이다. 아마 독일 아우토반에서 이 차를 몰고 있다면, 무시무시한 스피드로 내달리는 1차선에 거리낌 없이 올라 탈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다.

엔진의 사운드 또한 인상적이다. 'V8'하면 떠올리게 되는 야만적인 포효 보다는 6기통 엔진의 정제된 발성에 조금 더 가까운 감각이 독특하면서도 그것마저도 고급스럽게 느껴진다. 동력을 전달하는 변속기 또한 착실하게 일을 하고 있다는 느낌을 주며, 수동변속시의 조작감도 상당한 수준이기에 운전을 더욱 거리낌 없이 즐길 수 있게 만들어 준다.

조종성 또한 정통파 GT에 가깝다. 차체 길이만 5m에 육박하는 거구임에도, 덩치에 비해 의외로 가벼운 느낌을 주는 덕분에 그러한 사실을 종종 잊게 만든다. 훌륭한 균형감을 바탕으로 하면서도 운전자의 의도를 충직하게 반영하는 정직한 조종 응답성과 탄탄하고 질긴 섀시의 협응으로, 일체감과 더불어 몰입감 있는 주행 질감은 운전하는 이를 절로 미소짓게 만들어 준다. 이러한 주행 경험과 감각은 훨씬 비싼 이탈리아의 정통파 GT들에 뒤지지 않는 수준이라고 본다. 그 뿐만 아니라 정제된 주행감각을 선호하는 이들이라면 더더욱 만족스러운 경험이 될 수 있을 것이다.

BMW M850i 그란쿠페 xDrive는 BMW의 첨단 안전 사양인 드라이빙 어시스턴트 프로페셔널이 기본으로 적용된다. 신규 시스템은 지속적인 스티어링 제어로 주행차로를 이탈하지 않도록 돕는 차로유지 보조 기능과 더불어 비상제동 기능, 위험경고, 측면 충돌 보호 기능 등이 포함되며, 파킹 어시스턴트 플러스 등, 다양한 안전/편의사양을 제공한다. 공인 연비는 도심 6.6km/l, 고속도로 9.6km/l, 복합 7.7km/l인데, 시승 중 기록한 평균연비 역시 이와 거의 유사한 값이 나왔다. 이 뿐만 아니라 교통상황이 좋은 경우에는 도심에서는 7.7km/l, 고속도로에서는 11.8km/l까지 상승하는 등, 대배기량 엔진으로서 나름대로 준수한 연비를 보여주었다.

이번에 시승하게 된 BMW의 M850i xDrive는 그랜드 투어러가 가져야 할 '편안함'과 '호화로움', 그리고 '강력한 성능'이라는 3요소를 높은 수준으로 실현하고 있는 차다. 이러한 이유로 M850i는 타면 탈수록 같은 BMW에서 생산하고 있는 6시리즈 그란투리스모(GT)보다도 더욱 GT에 가까운 차라는 생각이 든다. BMW 6시리즈 GT가 BMW의 독자적인 해석으로 만들어진 GT라면, M850i xDrive는 더욱 정통파에 가까운 GT라고 생각된다. 이 덕분에 성능을 중시하면서도 편안함과 더불어 실용적인  
측면까지 두루두루 잘 챙기고 있는 M850i는 정통파 GT의 차별화된 주행 경험과 가치를 원하는 운전자에게는 높은 만족감을 안겨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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