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삼륜자동차 이야기 상편 - 최초의 자동차는 삼륜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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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삼륜자동차 이야기 상편 - 최초의 자동차는 삼륜차였다
  • 모토야
  • 승인 2022.12.27 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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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개의 바퀴로 굴러가는 사륜자동차가 상식인 오늘날, 바퀴가 세 개 달린 삼륜자동차는 여러모로 독특한 운송수단으로 여겨진다. 삼륜차는 사륜차 대비 주행 시의 안정성이 떨어질 뿐만 아니라, 이륜차(오토바이)만큼 영민한 기동력을 제공하지도 못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삼륜차는 단순한 구조와 저렴한 가격, 그리고 운송수단으로서  나쁘지 않은 수송능력을 갖춰, 오늘날에도 개발도상국에서는 중요한 운송수단 중 하나로 통용되고 있다. 미국이나 유럽, 대한민국, 일본 등의 자동차산업 선진국에서는 보다 특별한 탈 것을 원하는 소수의 소비자들이 선택하기도 한다.

이렇게 오늘날에는 삼륜자동차는 적당히 저렴하면서 특이한 운송수단으로 인식되고 있지만, 실제 자동차 역사에서 삼륜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의외로 적지 않다. 특히 동력을 사용하는 극초기의 자동차들은 상당수가 삼륜차였다. 역사 속에서, 그리고 오늘날에도 살아 있는 다양한 삼륜차들을 살펴본다.

세계 최초의 자동차는 삼륜차였다 - 퀴뇨의 증기자동차
1770년에 등장한 최초의 자동차는 프랑스의 발명가이자 포병장교가 고안한 니콜라-조셉 퀴뇨(Nicolas-Joseph Cugnot, 1725~1804)의 증기자동차(Fardier à vapeur)다. 이 차는 전방에 1개, 후방에 2개의 바퀴를 배치한 삼륜자동차로, 조향과 추진 모두 전방에 배치된 앞바퀴로 행하는, 형식 상으로는 아주 원시적인 형태의 전륜구동 자동차이기도 하다. 증기기관을 동력원으로 삼는 이 삼륜자동차는 포병대에서 사용하는 야포를 견인하기 위한 용도로 만들어졌다.

이를 통해 화포를 운반하기 위한 인력과 군마(軍馬) 소요를 줄여, 포병 운용에 혁신을 불러올 수도 있었다. 하지만 자동차라는 개념이 전무했던 시기에 만들어졌던만큼, 여러 결점들이 있었다. 무게중심이 앞쪽에 몰려있어 조향이 매우 어려웠을 뿐만 아니라 진창길이 많았던 당시의 전장에서는 쓸모가 없었다. 심지어 제동장치도 없어서 시험주행 도중에 인류 최초의 교통사고까지 냈다.

이렇게 퀴뇨가 고안한 최초의 증기자동차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완성도로 인해 '포병의 기계화'라는 혁신에는 실패했지만, 당시 집권하고 있었던 루이 15세는 퀴뇨의 기발한 아이디어를 크게 치하하며 600 리브르(Libre, 프랑화 제정 이전 프랑스의 화폐 단위)의 상금을 수여했다.

전기차의 시작도 삼륜차! - 구스타브 트루베의 삼륜차
세계 최초로 만들어진 전기차는 1881년, 프랑스의 발명가 구스타프 트루베(Gustave Trouvé, 1839~1902)가 발명한 삼륜 자동차였다. 이 삼륜차는 동년에 즈음하여 등장한 개선된 납축전지와 지멘스의 전기모터를 영국에서 개발된 세발자전거에 접목하여 완성되었다. 이 최초의 전기자동차는 1881 4월, 파리 시내의 발루아 거리를 따라 성공적으로 주행 시험을 마치면서 세계 최초의 전기와 전기모터를 동력원으로 하는 최초의 전기차가 되었다. 이 혁신적인 이동수단을 개발한 구스타프 트루베는 훗날 이러한 추진 방식을 선박에도 결합하여 최초의 선외기(Outboard Motor)도 발명하였고, 전기를 사용하는 의료기기 등을 개발하여, 레지옹 드 뇌르(Légion d'Honneur) 훈장을 수여 받기도 했다.

최초의 내연기관 자동차도 삼륜차다 - 다임러-벤츠 페이턴트 모터바겐
세계 최초의 내연기관(정확히는 가솔린 엔진) 자동차인 고틀리프 다임러와 카를 벤츠가 개발한 페이턴트 모터바겐 또한 삼륜차다. 수랭 954cc 단기통 엔진을 탑재한 이 차는 16km/h의 속도로 주행할 수 있었고, 가속페달, 클러치 페달, 라디에이터 등, 오늘날에도 사용되고 있는 개념들이 적용되어 한층 실용적인 자동차로 완성되었다.

이 차에 탑재된 엔진은 니콜라우스 오토(Nikolaus August Otto, 1832~1891)가 고안한 오토사이클 가솔린 엔진이다. 최고출력은 1마력이며, 이 동력은 체인 드라이브를 통해 후륜으로 전달된다. 차량의 최초개발 당시만 해도 당시 자동차라는 것 자체가 생소했던 시점이었고, 가솔린엔진의 신뢰도도 떨어졌기에 주변에서 상당히 손가락질을 받았다고 한다.

그 때, 이런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던 카를 벤츠의 아내인 베르타 벤츠가 남편 몰래 아들을 태우고 106km 거리에 떨어진 친정에 차를 몰고 다녀오는 기지를 발휘해, 차량의 신뢰도를 증명하게 된다. 그리고 이 일로 인해 베르타 벤츠는 세계 최초로 자동차를 이용해 장거리 여행을 한 사람으로 기록되기도 했다. 이러한 일 이후, 다임러-벤츠의 가솔린 삼륜자동차는 1888년 베를린에서 특허번호 37435번을 부여받고 특허를 내게 된다. 차명인 페이턴트 모터바겐(Patent Motorwagen)이란, 바로 '특허받은 자동차'를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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