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차의 역사 I - 참호를 넘기 위해 태어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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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차의 역사 I - 참호를 넘기 위해 태어나다
  • 모토야
  • 승인 2022.08.11 1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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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차(戰車, Tank)는 현대 지상군의 핵심에 해당하는 중요한 전력이다. 현대의 전차는 공격력과 방어력, 그리고 기동력을 고루 갖춘 무기체계로, 제 1차 세계대전 당시 벌어진 참호전으로 인한 교착상태를 타개하기 위한 '돌파용 무기'로 고안되었고, 오늘날까지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친 끝에, 끊임없이 진화하면서 현대의 주력전차(Main Battle Tank) 개념으로 발전하였다. 현대 지상군 전력의 꽃으로도 불리는 전차의 역사를 간략하게 되짚어 본다.

참호를 넘기 위해 만들어진 '땅 위의 전함'
현대적인 개념의 전차를 처음으로 연구하고 이를 실현한 곳은 영국이다. 영국이 이러한 형태의 무기체계를 연구한 까닭은 수세에 몰린 독일군이 구축했던 '참호'를 돌파하고자 함이었다. 당시 독일군이 슐리펜 계획이 틀어지면서 수세에 몰려 파기 시작한 참호는 단순히 땅만 파 놓은 것이 아닌, 당대 최고의 야전 요새와도 같았다.

이 당시의 참호가 막강한 방어력을 가진 요새로 둔갑하게 된 까닭에는 '철조망'과 '기관총'이 있다. 철조망은 아군의 참호로 진격해 오는 지상군의 움직임을 효과적으로 방해할 수 있는 수단이고, 이 철조망에 걸려든 적군은 참호의 요소요소에 절묘하게 배치된 기관총에 난자당하는 구조였다. 이러한 참호의 막강한 방어력은 당시의 무기체계와 전술로는 도저히 극복할 수 없었기에, 곳곳의 전선을 끝나지 않는 교착상태로 몰아갔다.

이에 독일에 대한 공세를 펼치고 있던 영국에서는 참호의 막강한 방어력을 뚫고 진격하기 위한 새로운 무기체계의 필요성을 절감했다. 이들이 요구한 것은 기관총의 화력을 막아낼 수 있는 강력한 방어력과 참호를 타고 넘을 수 있는 기동성을 요구했다. 그리고 함께 진격할 보병의 화력 부족을 보완해 줄 수 있는 공격력을 요구했다. 이러한 요구사항은 자동차의 차대에 장갑과 회전식 포탑을 설치한 '장갑차' 따위로는 실현할 수 없는 것이었다.

그러던 중, 영국에서는 홀트 트랙터에 주목하기 시작한다. 당시 영국에서 농업용/운송용도로 널리 사용되고 있었던 홀트 트랙터는 '무한궤도'가 장착된 트랙터로, 바퀴 달린 자동차로는 진입할 수 없는 농경지나 진창 같은 곳에서도 우수한 기동력을 보장할 수 있었다. 여기에 기관총탄을 지속적으로 방어할 수 있는 수준의 두터운 장갑과 보병의 화력을 지원해 줄 무기들을 탑재하면서 1915년, 최초의 전차, Mk.I 전차가 탄생하게 된다.

무한궤도를 장착한 Mk.I 전차는 당시 독일군에게 충격과 공포로 다가왔다. 거대한 쇳덩이로 만들어진 괴물이 철조망을 끊고 기관총탄을 튕겨내면서 자신들에게 기관총과 포탄을 쏴대는 전차는 절대 뚫리지 않을 것만 같았던 참호를 돌파할 수 있는 확실한 수단으로 떠올랐다. 그리고 영국의 Mk.I 전차의 등장 이래 영국과 함께 자국 땅에서 독일군과 싸우고 있었던 프랑스 또한 쉬네데르(Schneider) CA1, 생-샤몽(Saint-Chamond) 전차 등을 개발하며 독일군을 옥죄었다.  이후 자동차 회사 르노(Renault)가 생산한 FT-17 전차가 대량으로 생산되면서 전쟁은 연합군의 승리로 끝나게 된다.

제 1차 세계대전의 막바지인 1917년에 등장한 르노의 FT-17 전차는 먼저 만들어진 쉬네데르 CA1이나 생-샤몽 전차, 심지어 영국의 Mk 시리즈 전차와도 전혀 다른 선진적인 설계가 특징이다. 르노 FT-17은 이전의 전차들에 비해 절반 이하의 작은 크기에 360도 회전식 포탑을 1기만 탑재하고 조종실과 엔진실을 분리하는 등, 현대적인 전차의 기본적인 구조를 제시한 기념비적인 전차다. 조종법 또한 당시의 자동차와 비슷한 운전방식을 적용하여 최소 2~3명의 조종수가 필요했던 다른 전차들과는 달리, 조종수 1명이 조종을 전담할 수 있었다. 이 전차는 전후 미국, 러시아, 폴란드, 일본 등등 수많은 곳에 수출된 베스트셀러 전차로 남는다.

다음 기사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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