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가장 인기있는 세그먼트이자, 미국 자동차 문화를 상징하는 형태이기도 한 픽업트럭은 실로 다재다능한 재주꾼이다. 짐을 싣고 나르는 트럭으로서의 용도 외에도, 적재함을 활용해 다양한 레저 및 아웃도어 장비를 운용할 수 있다.
이 뿐만 아니라 강력한 견인력을 이용해 트레일러로 고중량의 화물을 실어나를 수도 있으며, 이러한 특성을 활용해 카라반부터 제트스키, 모터보트, ATV 등, 다양한 레저 장비들을 운용할 수 있다. 또한 차급과 캡의 선택 여하에 따라, 개인용은 물론, 가족 모두가 함께 이용할 수 있는 패밀리카로도 활용할 수 있다. 픽업트럭은 미국이 '레저의 천국'으로 자리잡는 데 큰 일익을 담당하고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국내 시장 역시 최근 들어 픽업트럭의 성장세가 돋보인다. 최근 10여년간 소득 수준의 성장과 더불어 레저인구가 점차 늘면서 다양한 레저 장비를 운용할 수 있는 픽업트럭의 가치가 더욱 재조명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의 픽업트럭 시장은 사실 상 쌍용자동차의 무쏘스포츠-액티언스포츠-코란도스포츠-렉스턴스포츠의 4대가 내내 주도권을 잡고 성장을 견인해 왔다.
그렇지만 근래 들어 수입 픽업트럭들이 속속들이 국내 시장에 정식으로 발을 들이면서 픽업트럭 시장이 한층 다양화된 바 있다. 그리고 올해에는 GMC 시에라의 출시가 예정되어 있어, 픽업시장의 폭이 더 넓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GMC 시에라를 비롯하여, 국내 출시가 기대되는 픽업트럭 모델 몇 가지를 모았다.
GMC 시에라
GMC 브랜드는 대체로 픽업트럭과 상용차, 그리고 SUV 등이 주류인 브랜드다. 설계 기반은 쉐보레의 것들을 거의 그대로 사용한다. 하지만 미국에서 GMC의 차량들은 쉐보레 브랜드 보다 더욱 고급스러운 차량으로 인식되는 편이다. 그 중에서도 GMC의 시에라는 쉐보레의 풀사이즈/헤비듀티 픽업트럭인 실버라도 의 형제차로, 한국지엠을 통해 국내에 정식으로 출시를 앞두고 있다.
GMC 시에라는 실버라도 대비 훨씬 고급스러운 외관과 실내, 그리고 더욱 다양한 편의장비를 갖추게 되며, 동형의 쉐보레 차종 대비 월등히 높은 품질 기준으로 만들어져, 고급스러운 픽업트럭을 지향한다. 또한 미국 시장에서 판매되고 있는 데날리(Denali) 트림의 경우에는 더욱 강화된 편의사양과 우수한 마감품질을 가지며, 픽업트럭의 캐딜락과 같은 위용을 뽐낸다.
포드 F-150 라이트닝
미국 포드자동차는 자사 수익의 50%가 F-시리즈 픽업트럭에서 나온다고 공언할 정도로 픽업트럭에 진심인 제조사다. 심지어 지난해에는 F-시리즈 픽업트럭의 45년연속 판매 1위를 수성하기 위해 보유하고 있던 반도체 물량을 모조리 F-시리즈에 투입했을 정도다. 그리고 이렇게 반세기 가까이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었던 F-시리즈 픽업트럭 라인업에 걸출한 신모델이 등장했으니, 그것이 바로 100% 완전 전기 픽업트럭, F-150 라이트닝이다.
F-150 라이트닝은 '아메리칸 픽업의 미래'로 일컬어지고 있는 풀사이즈급의 순수 전기 픽업트럭으로, 지난 4월부터 생산에 돌입했다. F-150 라이트닝은 내연기관을 사용하는 일반형 F-150에 비해 한층 매끄러운 형태의 외관을 가지며, 전기차이기에 가능한 전방 트렁크는 물론, 대용량의 배터리와 강력한 전동구동계, 그리고 북미 상용차 시장에서 포드가 갖는 신뢰도의 바탕인 '빌드 포드 터프(Build Ford Tough)'를 기존 내연기관 자동차와 동등하게 적용하여 생산된다. 아울러 주행거리 연장형 배터리팩을 선택하면 EPA 기준 최대 320마일(약 514.9km)에 달하는 주행거리를 자랑한다. 미국 내 판매 가격은 39,974~90,874달러(MSRP 기준, 한화 약 5,168~1억 1,749만원)다.
포드 매버릭
올해 포드가 F-150 라이트닝으로 픽업시장의 관심을 집중시켰다면, 지난해에는 실로 오랜만에 등장한 컴팩트급 픽업트럭인 매버릭으로 시장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포드 매버릭은 동사의 중형 픽업트럭인 레인저보다 아래급에 위치하는 컴팩트 픽업트럭이자, 중소형급 픽업이 멸종한 지 오래인 미국에서 실로 오랜만에 다시 태어난 소형 픽업 모델이기도 하다.
포드 매버릭은 이전까지의 미국식 픽업트럭과는 여러모로 다른 접근법을 취하고 있다. 차체구조는 전통적인 바디-온-프레임 방식이 아닌, 승용 세단이나 크로스오버 SUV 등이 사용하는 모노코크 차체구조로 이루어져 있으며, 파워트레인은 포드가 새롭게 개발한 하이브리드 구동계를 주력으로 내세우고 있다. 매버릭의 하이브리드 구동계는 2.5리터 앳킨슨 사이클 가솔린 엔진과 전기모터를 조합하여 합산 191마력의 최고출력과 21.4kg.m의 최대토크를 내며, EPA 기준 40mpg(약 17.0km/l)의 우수한 연비를 자랑한다. 아울러 현대자동차의 북미시장 전략 차종인 싼타크루즈의 직접적인 경쟁상대이기도 하다. 미국 내 판매 가격은 19,995~25,860달러(MSRP 기준, 한화 약 2,585~3,343만원)다.
토요타 하이럭스
토요타의 컴팩트 픽업트럭 하이럭스(Hi-Lux)는 현재 전세계에서 가장 사랑받는 컴팩트급 픽업트럭 모델이다. 이 차가 정식으로 판매되지 않는 지역은 북미와 대한민국의 단 둘 뿐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이며, 특히 동남아 등 신흥국 시장에서 절대적인 지지를 얻고 있다. 토요타에서 현행의 8세대 하이럭스의 월드 프리미어를 태국에서 진행했을 정도다.
또한 지난 2017년도에는 한동안 판매가 중단되었던 일본 내수시장에도 출시하는 등, 새로운 도약을 꾀하고 있는 중이다. 현대적 감각에 맞춘 익스테리어와 인테리어, 그리고 뛰어난 성능을 지니고 태어난 신형의 하이럭스는 현재 북미와 한국 시장을 제외한 전세계 시장에서 승승장구하는 중이다. 여기에 토요타는 최근 향상된 오프로드 주행성능을 가진 GR 스포트 모델을 발표하기도 했다. 토요타 하이럭스의 일본 시장 내 판매 가격은 352만 7천~431만 2천엔(한화 약 3,355~4,102만원)이다.
이스즈 D-MAX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이 차는 현재 한국지엠에서 판매하고 있는 쉐보레 콜로라도의 형제차다. 정확히는 쉐보레 콜로라도가 이 차의 설계기반을 바탕으로 개발된 모델이다. 이스즈 D-MAX는 현재 전 세계 약 100개 국가로 수출되고 있는 인기 픽업트럭 모델로, 내년 상반기에 국내 출시를 앞두고 있다. 뛰어난 내구성과 경제성을 바탕으로 제품력을 인정받는 이스즈에서 선보이는 픽업트럭인 만큼 튼튼한 캡과 섀시로 무장한 모델이다.
이스즈 D-MAX는 형제차인 콜로라도와는 달리, 디젤 엔진을 탑재하여 배기량 대비 뛰어난 견인력을 가지며, 상대적으로 우수한 연비를 기대할 수 있다. 또한 형제차인 콜로라도보다도 더 컴팩트한 외관을 가지면서 캡 내부 공간은 더 넉넉해 도심 출퇴근 및 주말 레저 등 다목적으로 활용이 가능하다. 이 차는 현재 이스즈의 상용차를 수입하고 있는 큐로모터스를 통해 지난 2021년 서울모빌리티 쇼에 등장한 바 있으며, 올해 출시를 예정하고 있다. D-MAX는 일본 내에서는 판매하지 않고 주로 영국 및 유럽 지역에서 판매된다. 독일 현지가 기준으로 가격은 30,750~52,500유로(한화 약 4,197~7,166만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