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디가 미디어를 대상으로 하는 대규모 시승행사, 아우디 익스피리언스 미디어 로드쇼를 개최했다. 이번 시승행사에서는 아우디의 다양한 모델을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자리로 꾸며졌으며, 현재 국내 출시를 앞두고 있는 아우디의 4도어 쿠페 전기차, 아우디 e-트론 GT를 맛보기로 경험할 수 있는 기회도 제공되었다.
이번 시승행사에서 기자는 오직 SUV 차종만을 배정 받았다. 그런데 그 라인업이 심상치가 않다. 최강의 아우디 SUV인 RS Q8을 시작으로, 아우디의 베스트셀러 SUV Q5, 그리고 아우디 SUV의 미래를 엿볼 수 있는 전기차 아우디 e-트론 50 콰트로다.
매운맛과 순한 맛 사이 - 아우디 RS Q8
아우디 RS Q8은 아우디 SUV 라인업의 RS 모델들 중 가장 큰 체급에 가장 강력한 동력성능을 보유하고 있는 모델이다. 따라서 이번 시승행사에 등장한 차종들 가운데 유달리 남다른 존재감을 뽐냈다.
RS Q8은 외견부터 일반형 Q8과는 확실히 차별화를 이룬다. 아우디 라인업 내 최강의 성능을 자랑하는 모델답게 더욱 대담하고 스포티한 모습이 인상적이다. 특히 차량 곳곳을 장식한 카본 파이버 장식과 함께 아우디 엠블럼과 라디에이터 그릴 등은 하이글로스 블랙으로 처리한 것도 눈에 띈다. 일반형 Q8의 디자인이 상당히 과감한 모습이었는데 RS 버전은 과감함을 넘어, 과격하다고 느껴질 정도다.
실내 역시 상당히 스포티한 분위기로 꾸며져 있다. 차분한 블랙 원톤에 레드 악센트 스티칭을 더해 강렬한 느낌을 더하며, 실내 곳곳에 적용된 블랙 하이글로스 패널과 카본파이버 장식 또한 스포티한 감각을 한층 더한다. 여기에 스티어링 휠, 시트, 콘솔 및 대시보드 등, 곳곳에 적용된 알칸타라 마감도 그러한 느낌을 강조해 준다.
이렇게 안팎으로 스포티한 감각으로 넘쳐나는 RS Q8이지만, 막상 실내에서는 편안함을 느낄 수 있다. 대형 SUV인만큼 넉넉한 공간과 더불어 형상 및 경도가 적절하게 설계되어 있는 시트 덕분에 그러한 느낌을 받게 된다. 그리고 RS Q8의 운전대를 잡고 도로로 나가게 되면 또 한 번 더 편안함을 느기게 된다. 강력한 V8 엔진과 더불어 주행성능을 위해 단단한 서스펜션을 채용하고 있음에도 실내는 정숙함을 유지하며, 거친 노면에서도 부드러운 승차감을 유지한다. 특히 컴포트 모드에서는 V8 엔진 특유의 고동감만 제외하고 나면 Q8이 가진 고급 대형 SUV로서의 정체성을 알 수 있다.
아우디 RS Q8은 아우디의 4.0L V8 가솔린 직분사 터보차저 (TFSI) 엔진과 8단 자동 팁트로닉 변속기, 그리고 RS 전용의 콰트로 사륜구동 시스템으로 무장한 SUV 모델이다. RS Q8의 V8 엔진은 600마력의 최고출력과 81.58kg.m 최대토크를 자랑한다. 서스펜션은 댐핑이 제어되는 '어댑티브 에어 서스펜션 스포츠'가 적용된다.
하지만 스포츠 모드로 전환하고 나면, 이러한 분위기가 급변하며 외관에 걸맞은 강렬한 모습을 보이기 시작한다. V8 엔진이 사납게 으르렁대기 시작하며 서스펜션은 힘을 잔뜩 준 보디빌더의 이두박근처럼 단단해진다. 그리고 가속페달을 세차게 내려밟는 순간, 맹렬한 기세로 거대한 덩치가 질주를 시작한다. 강력한 동력성능을 가진 엔진과 빈틈 없는 변속기, 그리고 뛰어난 구동시스템에 힘입어 공차중량만 2톤을 넘는 RS Q8을 투석기처럼 쏘아 날린다. 고성능 모델 답게 고속주행에서의 직진 안정성도 아주 뛰어나 한 점의 불안함 없이 주행을 이어나갈 수 있다.
이 뿐만이 아니다. RS Q8은 아우디 고성능 모델인 RS의 이름에 걸맞게, 기동성능의 측면에서도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대형 SUV의 체급을 감안하지 않더라도, 충분히 민첩하고 안정적인 주행능력을 선보인다. 단단한 서스펜션과 섀시, 그리고 정교하게 짜여진 조작체계와 콰트로 시스템 덕분에 부담감 없이 주행을 이어 나갈 수 있다. 심지어 순간순간 대형 SUV가 아닌, 그보다 한 체급 작은 차종이라는 착각이 일어날 정도다. 마치 덩치에 비해 매우 민첩한 몸놀림을 가진 '곰'과 같은 느낌이다.
아우디 RS Q8은 아우디 퍼포먼스의 정수인 RS의 '매운 맛'을 제대로 보여주면서도, 평상시에는 최고급 대형 SUV Q8이 가진 '순한 맛'을 동시에 가진, 매력적인 SUV다. 차량 기본가격은 1억 7,202만원(VAT 포함, 개소세 3.5% 기준)이다.
탄탄하게 잘 만들어진 웰메이드 크로스오버 - 아우디 Q5 45 TFSI 콰트로
그 다음으로 경험하게 된 아우디의 SUV는 중형 SUV 'Q5'다. 아우디 Q5는 SUV의 실용성과 고급 승용차의 편안함 및 편리함, 그리고 아우디만의 탄탄한 주행질감 등으로 국내 수입 SUV 시장에서 가장 잘 나갔던 베스트셀링 모델이다. 이번에 시승하게 된 아우디 ㅃ5sms 45 TFSI 콰트로 S-라인 모델이다.
이번에 시승한 아우디 Q5 45 TFSI 콰트로는 올 상반기 출시된 모델이며, 그 중에서도 아우디 S 라인업에 적용되는 스포티한 스타일링 요소들이 적용된 프리미엄 모델이다. 이 차량의 외관은 S라인 엠블럼 및 전용 라디에이터 그릴, 측면 공기흡입구, 루프 스포일러, 매트 블랙 디퓨저 등, S라인 익스테리어 패키지와 20인치 5-세그먼트-스포크 스타일 휠이 적용되어 역동성과 스포티함을 한층 강조한 모습이다. 또한 새롭게 적용된 카키색 바디 컬러 또한 독특한 느낌을 준다.
실내는 아우디 특유의 깔끔하게 정돈된 수평기조의 인테리어가 먼저 눈에 들어온다. 깔끔하고 정갈한 아우디 특유의 인테리어는 처음 이 차를 경험하는 운전자에게도 친절한 편이다. 또한 내부 공간 같은 경우에는 다소 작아보이기도 하는 외관에 비해 상당히 넓은 공간을 갖췄다. 여기에 정교하게 설계된 시트 덕분에 앞좌석과 뒷좌석 모두 성인에게 우수한 거주성을 제공한다.
이번에 시승한 아우디 Q5는 2.0리터 직렬 4기통 가솔린 직분사 터보차저(TFSI) 엔진과 7단 습식 듀얼클러치 변속기인 S트로닉 자동 변속기, 그리고 콰트로 사륜구동 시스템으로 파워트레인을 구성한다. 2.0리터 TFSI 엔진은 265마력의 최고출력과 37.7kg.m의 최대토크를 발휘한다.
아우디 Q5 45 TFSI 콰트로는 일상적인 운행에서는 정숙하고 편안한 환경을 제공한다. 가솔린 파워트레인의 정숙성과 더불어, 전반적으로 방음처리가 잘 되어 있는 덕분에 실내는 상당히 조용한 편이다. 이 뿐만 아니라 승차감도 우수하다. 탄탄한 듯 하면서도 자잘한 요철은 잘 걸러내는 절묘한 하체 설정 덕분에 편안하고도 안정감이 있는 승차감을 느낄 수 있다.
기동성 또한 크로스오버 SUV로서 탄탄한 능력을 선보인다. 먼저 시승한 RS Q8만큼 뛰어나고 정교하지는 않지만 아우디의 혈통다운, 가볍고 탄탄한 느낌이 인상적이다. 탄탄하면서도 충격을 효과적으로 흡수하는 서스펜션 설계와 탄탄한 섀시, 그리고 충실한 스티어링 시스템 덕분에 구불거리는 와인딩 로드에서도 자신감 있게 차를 조종할 수 있다. 크로스오버 SUV들이 동급의 세단형 모델들에 비해 다소 둔한 모습을 보이기 마련인데, Q5는 그 차이가 그리 크지 않게 느껴질 정도다.
아우디 Q5 45 TFSI 콰트로는 중형급 프리미엄 크로스오버 SUV로서 여러모로 매력적인 차량이다. 또한 차종에 따라 크루즈 컨트롤과 후방 카메라,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과 액티브 레인 어시스트, 헤드업 디스플레이, 360° 서라운드 뷰 카메라 및 파크 어시스트, 12.3인치 버츄얼 콕핏 플러스와 MMI 내비게이션 플러스 등, 다양한 편의장비를 적용해 상품성을 높였다. 탄탄하게 잘 만들어진 웰메이드 크로스오버 아우디 Q5 45 TFSI 콰트로의 가격은 6,474만 8천원 ~ 7,063만 8천원(VAT 포함, 개소세 3.5% 기준)이다.
아우디 SUV의 미래를 엿보다 - 아우디 e-트론 50 콰트로
지금까지 경험한 아우디의 SUV들이 아우디 SUV의 '오늘'이었다면 마지막으로 시승한 아우디 e-트론 50 콰트로는 아우디 SUV의 '미래'라고 할 수 있다. 아우디 최초의 순수 전기 SUV 모델로, 지난해 7월부터 국내 시장에 출시된 바 있다.
아우디 e-트론의 외관은 전기차로서의 모습보다는 오늘을 사는 내연기관 자동차들의 모습들이 더 많이 보인다. 통상 전기차 모델들의 경우에는 미래지향적인 모습을 강조하고, 공기저항을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 디자인을 매끈하게 다듬는다. 하지만 아우디 e-트론에는 그러한 모습은 거의 보이지 않는다. 거대한 싱글프레임 라디에이터 그릴과 범퍼의 공기흡입구 등은 메탈릭 페인팅을 적용해 오히려 한층 강조된 모습을 보인다. 그나마 전기차다운 구석이 있다면 평평한 스포크 디자인을 가진 전용 알로이휠과 전기차를 위한 충전구 정도다. 그리고 이번에 시승한 e-트론의 경우에는 버츄얼 사이드 미러가 적용되어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인테리어는 아우디의 SUV 모델이 그렇듯, 깔끔하게 정돈된 분위기다. 또한 센터페시아 상하에 자리잡은 거대한 터치식 디스플레이가 인상적이다. 상부의 디스플레이는 내비게이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등을, 하부의 디스플레이는 공조장치를 비롯한 차내 주요 기능을 제어한다. 특히 하부의 디스플레이는 이전의 자동차용 터치스크린과는 달리, 상당히 정교한 햅틱(Haptic) 기술이 적용되어 실제로 패널을 누르고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따라서 상당히 직관적인 조작감을 제공한다. 이 외에도 중형 SUV의 체급을 갖는 아우디 e-트론은 성인 4명에게 충분한 수준의 거주성을 제공한다.
이번에 시승한 아우디 e-트론은 e-트론 50 모델로, 2개의 강력한 전기 모터와 71kWh 용량의 리튬이온 배터리 팩으로 전기 파워트레인을 구성한다. 2개의 전기모터는 총 313마력의 최고출력과 55.1kg.m의 최대토크를 발휘한다. 아우디 e-트론은 1회 충전 시 복합기준 각각 210km를 주행 가능하며, 정지상태에서 100km/h까지 가속하는데 소요되는 시간은 6.8초로, 뛰어난 가속력을 선사한다.
아우디 e-트론은 전기차다. 따라서 정숙성에서만큼은 먼저 시승한 두 모델을 압도한다. 소음과 진동을 유발하는 내연기관이 존재하지 않으니 가능한 일이다. 여기에 내연기관이 사라지면서 들리게 될 자동차의 다른 여러 소음들 역시 빈틈없이 억제되어 있으며 특유의 묵직하고도 편안한 승차감 덕분에 고급 브랜드의 자동차 다운 면모를 가감없이 경험할 수 있다. 이 뿐만이 아니다. 동력의 전개 과정에서도 상당한 공을 들여, 내연기관 자동차들에 가까운 감각을 느낄 수 있다. 본래 전기차에 사용되는 교류동기식 전기모터의 경우에는 발차(發車) 직후에 가장 높은 토크가 나타나며 가속 후반으로 갈수록 토크가 떨어진다. 즉, 일반적인 내연기관과는 토크의 전개 특성이 다른 것이다.
하지만 아우디 e-트론은 정교한 제어유닛 덕분에 상당히 자연스러우면서도 부드러운 가감속을 경험할 수 있다. 가속력은 상당히 훌륭하며, 직진 안정성 역시 뛰어나다. 여기에 통상 휠베이스 안쪽 가장 아래에 배터리팩을 배치하는 전기차의 특성 상, 크로스오버 SUV임에도 우수한 기동성능을 선보인다. 낮은 무게중심과 탄탄한 기골, 그리고 정교한 서스펜션 설정 등이 맞물려, 덩치에 맞지 않는 뛰어난 조종성능을 선사한다.
뛰어난 완성도를 자랑하는 아우디의 전기차, 아우디 e-트론은 아우디 SUV 라인업의 미래를 엿볼 수 있는 모델이다. 아우디 e-트론 50 콰트로의 가격은 9,805만 9천원(VAT 포함, 개소세 3.5% 기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