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 년간, RV 시장은 '캠퍼밴'의 형태를 띈 모터홈들이 크게 각광을 받았다. 캠퍼밴은 소형 밴을 토대로 만들어지는 것부터 시작해서 LCV(Light Commercial Vehicle)을 기반으로 제작되는 차종까지 종류가 다양하다. 그 중에서도 LCV를 기반으로 만들어지는 캠퍼밴들은 미국식으로는 '클래스 B'로 분류되는 형태로, 미국에서도 하나의 굵직한 카테고리를 이루고 있다.

미국의 클래스 B 모터홈은 스프린터, 트랜짓, 두카토 등과 같은 상용차를 이용해서 제작한다. 클래스 C와의 차이점은 차체 그대로를 이용해 모터홈을 만든다는 것이다. 클래스 C는 픽업트럭이나 상용 밴 등을 기반으로 제작하며, 운전석을 제외한 화물 적재공간을 거주 시설로 제작한 변형된 차체를 얹어 만든다.

클래스B에 해당하는 모터홈은 유럽식 캠퍼밴과 마찬가지로 태생적으로 클래스C 모터홈보다 부족한 공간을 갖는다. 차체를 변형하지 않아야 하는 특성 상, 공간을 확장하기도 어려울 뿐더러, 클래스C 모터홈에 비해 시설물의 크기도 대체로 작아지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그 대신 차체 크기가 베이스 차량보다 크게 늘어나는 클래스C와 달리, 운행의 편리함과 기동성 측면에서 큰 이점을 가진다. 이 덕분에 클래스B 모터홈은 미국의 수많은 RV 제조사들이 생산하고 있다. 모터홈으로 유명한 미국의 제조사 위네바고에서도 이러한 클래스 B에 해당하는 종류의 차종을 다양하게 생산하고 있다. 이번에 소개할 모터홈인 레벨(Revel)이 그 중 하나다.

위네바고 레벨은 출시된 지 얼마 되지 않은 신형의 클래스 B 캠퍼밴으로, 메르세데스-벤츠 상용차 부문의 LCV인 스프린터를 기반으로 제작된다. 이 캠퍼밴의 가장 큰 특징은 태생부터 '오프로드 주행'을 염두에 두고 개발된 캠퍼밴이라는 점이다. 이러한 스타일의 캠퍼밴들은 캠핑장보다는 험지나 노지에서의 캠핑을 즐기기 위해 만들어진다. 오프로더 SUV 차량이나 픽업트럭에 루프탑 텐트나 제한적인 시설을 제공하는 트럭캠퍼보다 더욱 높은 거주 편의성을 제공한다. 위네바고 레벨은 전장 5,969mm, 전폭 2,159mm, 전고 3,048mm의 크기를 갖는다. 휠베이스는 3,657mm다. 

위네바고 레벨은 여타의 메르세데스-벤츠 스프린터 기반 캠퍼밴과 두드러지게 다른 점이 있다. 바로 높아진 지상고와 전용의 오프로드용 타이어다. 높아진 지상고 덕분에 일반형 스프린터 대비 더욱 큰 접근각과 램프각, 그리고 이탈각을 가지게 되어, 노면이 고르지 못한 오프로드에서 차체 하부의 손상을 방지하고 돌파력을 갖는다. 타이어는 오프로더용 타이어로 유명한 BF 굿리치(BF Goodrich)의 T/A KO2 올-터레인 타이어를 선택 품목으로 제공한다. 올-터레인 타이어는 모래, 진흙 등으로 인해 일반 도로 대비 접지력이 극히 떨어지는 오프로드에서 우수한 접지력을 제공한다.

외관 상으로 특징적인 점은 또 있다. 바로 차체 후방의 돌출부다. 이는 밴의 원형을 유지해야 하는 클래스 B 타입 모터홈의 제한된 공간을 보다 넉넉하게 사용하기 위함으로, 미국은 물론, 유럽, 일본, 그리고 국내에서도 일부 차종이 적용하고 있는 방식이다.

이 뿐만 아니라 레벨은 상부에 대형의 루프랙을 갖추고 있다. 이 루프랙에는 구매자의 요구에 따라, 태양광 집전판을 설치할 수 있다. 그리고 차체 상부의 정비 및 보수를 위해 사다리를 제공하는데, 이 사다리는 루프랙을 이용해 고정된다. 따라서 상황에 따라 차체 후면이나 측면으로 옮겨서 설치할 수도 있다. 차체 측면에는 길이 2,895mm의 어닝이 설치된다.

실내는 캠퍼밴의 기본적인 요건을 충족하는 구성이다. 차체 전방에서부터 거실-화장실/주방-침실 순으로 구성되는 평면구성을 갖는다. 실내의 높이는 1,905mm, 폭은 1,771mm로, 성인이 내부에서 이동하기에 적정한 공간이다. 인테리어의 마감재는 오프로드 환경을 고려하여 지나치게 화려하게 꾸미지 않은 것이 특징. 바닥은 우레탄 재질의 바닥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내부의 소재들 또한 목재보다는 메탈릭한 질감을 강조하고 있다. 승차인원은 총 4명이며, 취침인원은 총 2명이다.

가장 앞쪽에 위치하는 운전실 일체형의 거실 공간은 앞보기식 벤치형 좌석 겸 소파, 테이블 등으로 구성된다. 회전이 가능한 운전석과 조수석을 소파로 이용하여 휴식공간을 조성한다. 앞보기식 벤치형 소파는 2열 좌석의 역할을 하며, 2명의 성인이 승차할 수 있다. 소파는 공식적으로는 침대 변환 기능을 제공하지 않으며, 오직 거실 용도로만 활용할 수 있다. 소파의 하단의 바닥에는 별도의 수납공간이 마련되며, 운전실 상부 공간에도 넉넉한 수납공간이 자리한다.

거실의 뒤편에는 주방과 화장실이 위치한다. 주방부터 살펴보면, 유럽형 캠퍼밴에서 볼 수 있는 간소한 구성의 주방으로 꾸며져 있다. 출입구에 면하는 부분에는 냉장고가 설치되어 있어, 차체의 외부에서도 쉽게 사용 가능하며, 확장 패널을 사용해 주방의 작업공간을 늘릴 수 있다.  아울러 상판 하부에는 얕은 서랍이 위치하는데, 여기에는 이동식 전기 인덕션이 수납되어 있다. 가장 내측에 위치한 개수대는 크기는 크지 않지만, 간단한 설겆이는 충분히 처리할 수 있다. 이 외에도 우측 하단에는 크고 작은 3개의 서랍장이 설치되어 있다.

주방의 뒤편에는 화장실이 설치되어 있다. 화장실의 도어는 폴딩도어의 형태로 되어 있어, 제한된 공간을 보다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탬버도어를 사용하는 방법도 있겠지만, 탬버도어의 경우에는 탬버도어 자체가 내측의 공간을 차지해버리기 때문에 외부에 설치되는 형태의 폴딩도어 쪽이 내측 공간 확보에 더 유리하다는 판단에서 채용한 것으로 보인다. 화장실은 바닥 기준으로 길이 787mm, 폭 660mm의 공간을 갖는다. 

화장실의 내측에는 두 개의 선반이 설치된다. 이는 사용하지 않는 경우에 화장실 공간을 짐 공간으로 활용하기 위함이다. 또한 화장실 가장 위쪽에는 옷걸이를 걸 수 있는 봉을 마련해 옷장으로도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선반을 걷어내고 나면, 성인 1명이 안쪽에서 샤워를 할 수 있는 정도의 공간이 마련된다. 화장실 내부는 고정형 변기와 샤워기로 구성된 간단한 구성이다.

차량의 가장 후방에 위치하는 침실은 성인 2명이 편안하게 사용할 수 있는, 길이 1,244mm, 폭 2,006 크기의 침대를 중심으로 구성된다. 또한 차체 측면의 확장 공간을 활용해 보다 넉넉하게 침실 공간을 활용할 수 있다. 반면 상부에는 달리 수납공간을 마련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이 침대는 여타의 캠퍼밴들과는 다르다. 바로 드롭다운 방식을 채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드롭다운 방식을 채용한 침대는 높이를 최대한으로 내리면 편안하게 침대에 오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사용하지 않을 때에는 높이를 최대로 높여서 내부의 수납공간을 극대화시킬 수 있다. 높고, 넓고, 긴 형태의 수납공간이 형성되는 덕분에 산악자전거나 오토바이까지 적재할 수 있다. 또한, 적재공간의 바닥에는 총 6개소에 앵커 포인트를 마련하여 앞서 언급한 장비들을 단단하게 결속할 수 있다.

침대의 하부는 기계실과 네트 형태의 수납공간, 그리고 외부 샤워기가 위치한다. 이 뿐만 아니라 침대의 바로 아래에도 네트 및 가방 형태의 수납 공간을 마련하고 있다. 기계실에는 배터리와 태양광 패널 컨트롤러 등, 전기 관련 설비가 설치되어 있다. 또한 휠하우스 뒤편으로 자그마한 수납공간을 깨알같이 마련한 것도 눈에 띈다.

위네바고 레벨은 3.0리터 터보 디젤 엔진을 사용한다. 3.0 디젤 엔진은 188마력의 최고출력을 발휘하며, 메르세데스-벤츠의 7G-트로닉 자동 7단변속기와 짝을 이룬다. 험로돌파의 핵심은 사륜구동 시스템은 온-디멘드 방식을 사용하며, 저속 트랜스퍼케이스를 지원한다. 이 뿐만 아니라 최대 2,268kg의 견인중량을 가져, 카고 트레일러나 오프로드 카라반 등과 같은 다양한 장비를 견인할 수 있다. 여기에 기본적으로 견인장치와 함께 미국  시장용의 7핀 커넥터를 장비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신형의 스프린터를 베이스 차량으로 사용하게 되면서, 메르세데스-벤츠의 다양한 첨단 안전/편의 장비들을 대거 기본으로 제공한다는 점도 강점이다. 대표적으로 메르세데스-벤츠의 신규 MBUX 터치스크린 멀티미디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있다. 이 시스템은 와이파이 핫스팟 기능을 지원함은 물론, 지능형 음성인식 제어기능과 후방 카메라 등의 기능을 제공한다. 능동 안전장비로는 능동형 제동보조 기능과 차선이탈방지, 사각지대 보조장치, 자동 하이빔, 그리고 디스트로닉 플러스(Distronic Plus)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등으로 구성된다. 

차량의 난방은 온수 보일러로 이루어지며, 전기설비는 125Ah 용량의 리튬-이온 배터리를 시작으로 2kW 인버터, 듀얼 배터리 충전 시스템, 태양광 패널 등으로 구성된다. 청수통과 오수통은 양쪽 모두 79.5리터를 제공한다. 여기에 직수형의 온수기를 제공한다. 여기에 연기 및 이산화탄소 감지기, 소화기 등의 안전설비를 빠짐 없이 제공한다.

험지 및 노지 캠핑에 특화된 오프로드 캠퍼밴, 위네바고 레벨은 출시 이후 미국의 유명한 RV전문 매체인 RV비즈니스가 선정한 '2021년 최고의 RV(Top RV 2021)'에 선정되기도 했다. 이 매력적인 오프로드 캠퍼밴의 가격은 185,838달러(한화 약 2억 1,244만원)부터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