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의 자동차 산업에서 로봇이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높다. 특히 자동차를 대량으로 생산하는 제조사에서 로봇은 뗄레야 뗄 수 없는 존재다. 로봇은 완성차 뿐만 아니라, 완성차에 사용되는 부품을 제조하는데에도 필수적이며, 원가 절감과 품질 관리의 핵심 요소 중 하나이기도 하다. 오늘날 전세계의 자동차 산업에서 '로봇'이 빠져버린다면, 자동차 산업 자체가 뿌리채 흔들릴 수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자동차 산업에서 로봇이 담당하는 분야는 '생산'의 영역에 국한되어 있었다. 하지만 시대가 변화하고 기술력이 크게 발달하면서 로봇이 활동할 수 있는 영역은 점점 더 넓어지고 있다. 그리고 최근 미국 포드자동차(이하 포드)에서는 로봇의 역할을 더욱 넓은 영역으로 이끌어 내는 실험을 진행해 화제다.
포드가 진행한 실험은 원격으로 조종되는 '로봇'을 이용해 공장 내부를 모니터링하며, 공장 내부를 레이저로 스캔하여 생산 설비 변경 및 컴퓨터 보조 기능을 업데이트하기 위한 데이터를 수집하는 것이다. 실험에 사용된 로봇은 '플러피(Fluffy)'와 '스팟(Spot)'이라는 이름의 견마형 4족보행 로봇으로, 보행형 로봇으로 유명한 미국의 보스턴 다이내믹스(Boston Dynamics) 사에서 제작된 것을 임대한 것이다.
컴팩트한 크기의 이 로봇은 공장 내에 사람이 접근하기 어려운 지역에도 배치가 가능하다. 중량은 70파운드(약 31.7kg)이며 중형견 정도에 해당하는 크기를 갖는다. 그리고 여기에 보스턴 다이내믹스가 축적해 온 안정적인 4족 보행 기술을 통해 공장 내 구석구석 어디든 접근할 수 있고, 몇 시간 동안 계단을 오르내릴수도 있다. 그리고 이 로봇에 탑재된 레이저 스캐너 및 고화질 카메라는 해당 지역을 정밀하게 스캔 및 분석하여 새로운 부품을 생산하기 위해 공장 내 시설을 개변하는 데 사용되는 데이터를 수집, 기술진의 시간과 비용을 절약 할 수 있는 효과를 낸다.
포드 관계자는 "그동안 공장 설립 이래 수 년에 걸쳐 문서화가 이루어지지 않은 변경들이 이루어져 왔다"며, "로봇이 시설을 스캔하게된다면 한층 정밀한 설계 모델을 구축할 수 있으며, 공장을 개편해야 할 때 유용하게 사용될 것"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그동안 한 공장을 스캔하는 데에만 무려 30만 달러에 달하는 비용과 2주에 달하는 시간이 소모되었다"며, "이번 실험이 제대로 이루어진다면, 포드의 제조설비는 모든 공장을 한층 적은 비용으로 스캔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공장의 개편도 더욱 빠르게 이루어질 수 있으며, 궁극적으로는 신차를 보다 빠르게 시장에 투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