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갑고도 뜨거운 심장, 엔진]GM 듀라맥스 V8 엔진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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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갑고도 뜨거운 심장, 엔진]GM 듀라맥스 V8 엔진 편
  • 박병하
  • 승인 2020.02.21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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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의 엔진은 두 가지의 상반된 속성을 가지고 있다. 한 가지는 '차가움'이고, 나머지 하나는 '뜨거움'이다. 이렇게 두 가지의 상반된 속성을 갖는 이유는 '금속'으로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증기기관으로부터 시작된 엔진의 역사이래, 인류는 항상 금속으로 엔진을 만들어 왔다. 최근에는 재료역학의 발달로 인해, 금속 외의 다른 합성 재료를 사용하는 시도가 나타나고 있지만, 여전히 지구상의 모든 엔진의 주류는 금속이다. 강철과 알루미늄 등의 금속은 엔진이 잠에서 깨어난 시점부터 가동 시간 내내 발생하는 고열과 마찰 등의 모든 부담을 감당할 수 있으며, 대량생산에도 적합하기 때문이다.

금속으로 만들어진,차가우면서도 뜨거운 자동차의 심장, 엔진의 세계로 독자 여러분을 초대한다. 본 기사에서 다룰 수많은 자동차의 엔진들 중 쉰 네번째로 다루게 될 엔진은 미국에서 만들어지고 있는 V형 8기통 디젤 엔진을 다룬다. 현행 GM 계열의 헤비듀티급 픽업트럭은 물론, 중형 트럭에도 사용되었으며, 2001년 첫 도입 이래 지금도 현역으로 뛰고 있는 GM의 ‘듀라맥스 V8’ 엔진이다.

데뷔 20년차 맞는 아메리칸 V8 디젤 엔진의 대명사
듀라맥스(Duramax) 엔진은 ‘DMAX’를 통해 생산하고 있는 V형 8기통 디젤엔진이다. DMAX는 미국 제너럴 모터스(General Motors, 이하 GM)와 일본 이스즈자동차(いすゞ自動車,이하 이스즈)의 60:40 조인트 벤처로 설립한 디젤엔진 전문회사로, 현재는 1.7리터 직렬 4기통 서클 L 엔진과 이스즈에서 사용하는 3.0 DMAX V6 엔진, 그리고 GM의 헤비듀티 이상 트럭에 사용되는 듀라맥스 V8을 생산하고 있다.

이들 중 3.0리터 V형 6기통 디젤엔진은 이스즈의 트럭들에, 그리고 듀라맥스 V8 디젤엔진은 GM의 헤비듀티급 중형 픽업트럭에 사용된다. 헤비듀티급 픽업트럭이란, 적재중량 2,500~3,500 파운드(약 1.2~1.6톤)의 대형 픽업트럭으로, 적재중량 1,500파운드(약 680kg)인 풀사이즈(Full-size) 픽업트럭보다 한 단계 큰 체급의 픽업트럭을 말한다.

듀라맥스 엔진은 2001년부터 생산을 개시하여 오늘날까지 지속적인 개량을 거쳐 생산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곧 현역 20년차를 맞는 장수 엔진이기도 하다. 2001년, 미국 오하이오 주 모레인(Moraine)에 위치한 DMAX 공장에서 처음 생산을 개시한 듀라맥스 엔진은 2007년에 누적 100만개를, 그로부터 10년 뒤인 2017년에 2백만개 생산을 돌파한 바 있다.

듀라맥스 V8 디젤엔진은 제원표에서부터 실로 미국의 디젤엔진다운 수치들을 볼 수 있다. 배기량이 특히 그렇다. 듀라맥스 V8 디젤엔진의 배기량은 6.6리터(6,619cc)에 달하며, 밸브트레인은 실린더 당 4밸브 구조를 적용한 OHV(Overhead Valve) 방식을 사용한다. 실린더 보어(내경)는 103mm에 달하며, 피스톤 스트로크(행정길이) 99mm의 세미스퀘어 형태로 이루어진 실린더 8개가 좌우 4기씩 90도의 뱅크각으로 마주하는 형태를 띈다. 실린더 헤드는 고압주조 알루미늄으로, 실린더 블록은 주철로 제작된다.

90년대 말에서 2000년대 초반에 개발이 이루어진 이 엔진은 미국의 디젤엔진으로서 최신 기술들이 상당수 적용된 엔진이기도 하다. 오늘날에야 디젤엔진의 상식으로 굳어졌지만 당시만해도 최신예 기술로 통했던 커먼레일 고압 직접분사(CRDI) 방식을 채용하는 것은 물론, 가레트(Garett)사의 가변 지오메트리 베인(Variable-Geometry vein)이 적용된 터보차저를 전격 채용했다. 엔진 매니지먼트는 독일 보쉬(Bosch)의 시스템을 사용한다. 또한 시간이 지나 배출가스 저감대책으로 배기가스 재순환장치(EGR), 산화촉매, 디젤 입자상물질 필터(DPF) 등을 차례차례 적용했다.

듀라맥스 V8 엔진은 주로 헤비듀티(Heavy duty)급 픽업트럭과 중형트럭(Medium duty)에 사용했으며, 현재도 GM의 헤비듀티급 픽업트럭들은 모두 듀라맥스 엔진을 고를 수 있다. 또한 쉐보레 실버라도 HD4500, GMC 시에라 HD4500 등과 같이 적재중량 4,500~6,500파운드(약 2~3톤)급의 고중량 섀시캡 차량에는 표준으로 적용된다.

듀라맥스 V8 디젤 엔진은 오랜 시간 동안 생산되어 온 만큼, 바리에이션도 다양하다. 듀라맥스 엔진은 생산된 연도 및 형식에 따라 LB7, LLY, LBZ, LMM, LGH, LML, L5P 등으로 나뉜다. 그 중 LB7은 2001년부터 생산되기 시작한 극초기형에 해당하며, 2004년까지 사용된 엔진이다. 다만 이 LB7형 듀라맥스 V8 엔진은 인젝터 불량을 시작으로, 연료가 새어 크랭크케이스에 유입되거나, 과열로 인해 헤드 개스킷이 파손되는 등의 설계 결함이 존재했다.

이는 실험적인 설계의 복합구조 실린더 헤드를 사용한데서 비롯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GM은 초기에는 이 문제를 덮으려고 하였다. 하지만 불만을 품은 소비자들로부터 집단소송에 시달리게 되면서 결함을 인정하고 헤드 개스킷을 보증 품목에 포함시키는 결정을 내렸다. 이 당시의 듀라맥스 엔진은 17.5:1의 압축비를 가졌으며, 304마력/3,100rpm의 최고출력과 71.8kg.m/1,800 rpm의 최대토크를 발휘했다. 이 엔진들은 쉐보레의 실버라도 HD2500/3500 모델과 GMC 시에라 HD2500/3500, 그리고 쉐보레의 중형트럭 코디악 및 GMC 톱킥(Topkick)에 사용되었다.

2004년 중반쯤 출시된 LLY형 엔진은 LB7형 듀라맥스의 개량형으로, 초기형 듀라맥스의 설계결함을 대부분 해결했으며, 초기형 대비 월등한 동력 성능과 신뢰도로 현재도 상당한 숫자가 운용되고 있기도 하다. 초기형인 LB7 대비 구조강도를 크게 높이기 위해 실린더블록을 주조하는 공법을 변경한 것을 시작으로 고강성 베어링을 적용하고 피스톤 링 직경을 확대했으며, 고강도 신형 커넥팅 로드를 적용했다. 또한 피스톤 설계를 변경하여 압축비를 기존 17.5:1에서 16.8:1로 낮췄고 이에 맞춰 변경된 설계의 실린더헤드를 적용했다.

연료 공급 계통에서는 기존 대비 더욱 고압의 펌프를 사용하고, 연료 공급 라인의 설계를 일신하였으며, 신형의 인젝터를 적용하는 등의 변화를 거쳤다. 이를 통해 기존의 23,000psi(약 1,585.8bar)보다 3,000psi 증가한 26,000psi (1,792.6bar) 이상의 고압으로 연료를 분사할 수 있었다. 여기에 여기에 신형의 가변 지오메트리 터보차저를 적용하여 효율성을 크게 향상시킨 것과 더불어 배기가스 재순환장치까지 적용하여 배출가스도 더욱 낮출 수 있었다. 이 엔진은 상술한 헤비듀티급 픽업트럭과 중형트럭 외에도 상용차량인 쉐보레 익스프레스/GMC 사바나에도 적용되기 시작했다.

LLY형 듀라맥스 엔진은 사양에 따라서 250~360마력의 최고출력을, 최대토크는 63.6~89.8kg.m에 이르는 최대토크를 발휘했다. 중형 트럭인 쉐보레 코디악/GMC 톱킥과 허머 H1에 실린 듀라맥스 디젤엔진은 300마력/3,000rpm의 최고출력과 71.8kg.m/1,600rpm의 최대토크를 냈다. 2006년형 쉐보레 실버라도 2500/3500HD와 GMC시에라2500HD/3500HD에 적용된 듀라맥스 엔진은 360마력/3,200rpm의 최고출력과 89.8kg.m/1,600rpm 사양의 엔진이 사용되었다. 상용차인 쉐보레 익스프레스/GMC 사바나에는 최고출력 250마력/3,200rpm, 최대토크 63.6kg.m/3,450rpm 사양의 엔진을 적용했다.

2007년에 등장한 LMM형 듀라맥스 엔진은 2011년까지 사용된 엔진으로, 기존에 비해 향상된 연소효율과 함께 배출가스 저감 대책이 반영된 사양의 엔진이다. 가변 지오메트리 터보차저를 채용하고 냉각 성능을 개선한 EGR을 적용한 것은 물론, 디젤 입자상 물질 필터(DPF)를 추가하여 배출가스 저감에도 신경을 썼다. 여기에 대용량의 냉각 시스템과 새로운 엔진 제어 소프트웨어를 도입했다.

그리고 2011년에는 이 LMM형을 또 한 번 개량한 LML형 듀라맥스 엔진이 시장에 소개되었다. LML 듀라맥스 엔진은 당시 새롭게 제정될 미국 내 배출가스 기준에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29,000psi의 초고압 피에조 인젝터와 바이오 디젤 혼합 연료에 대응 가능한 신규 연료 시스템을 채용했다. 여기에 요소수를 활용한 선택적환원촉매 시스템을 적용하여 질소산화물 배출량을 크게 낮췄다. LML형 듀라맥스 엔진은 400마력/3,000rpm의 최고출력과 105.7kg.m/1,600rpm에 달하는 최대토크를 발휘했다.

현행의 듀라맥스 디젤 엔진은 L5P형 엔진으로, 2017년도부터 도입 및 사용되고 있다. 이 엔진은 현재까지 GM에서 생산한 디젤 엔진 중 가장 강력한 성능을 자랑하며, 현재의 쉐보레 실버라도 2500/3500HD와 GMC 시에라 2500HD/3500HD, 그리고 실버라도 HD4500, GMC 시에라 HD4500 등의 섀시 캡(Chassis Cab) 상용차량에 이 엔진이 사용되고 있다. 현행의 L5P형 듀라맥스 V8 디젤 엔진은 445마력/2,800rpm의 최고출력과 125.8kg.m/1,600rpm에 달하는 최대토크를 발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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