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SUV의 인기는 고공행진 중이다. 세단 대비 넓은 실내공간과 실용적인 적재공간, 개선된 승차감, 편의·안전사양 등이 SUV의 장점으로 꼽힌다. 라이프스타일의 변화로 캠핑, 하이킹 등 레저활동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아진 것도 인기를 뒷받침하는 요소다.
K Car(케이카)는 중고차 성수기 시즌인 1~2월 판매된 직영 중고차를 조사한 결과, 전체 차종 중 SUV·RV의 판매 비중이 25.3%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고 13일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2% 가량 상승한 수치다.
브랜드별로 살펴보면, 국산 SUV·RV의 경우 기아자동차가 37.7%로 1위를 차지했으며, 뒤이어 현대(27.2%), 쌍용(16.5%) 순이었다. 수입차의 경우에는 벤츠(11.3%), 지프(10.1%), 포드(9.9%), 혼다(8.2%) 폭스바겐(7.7%) 순으로 촘촘한 판매 기록을 보였다.
모델별로 올해 두 달간 가장 많은 판매량을 기록한 국산 SUV·RV는 기아 올 뉴 카니발로 나타났다. 2014년 3세대 모델로 출시된 올 뉴 카니발은 야외 활동에 적합한 미니밴인 만큼 실내 공간 확보가 용이해 오랜 기간 동안 국내에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올 뉴 카니발에 이어 높은 판매를 기록한 SUV·RV 차량은 기아 올 뉴 쏘렌토, 현대 싼타페 DM, 르노삼성 QM3, 기아 스포티지R 순이다.
수입 SUV·RV 부문에서는 포드 익스플로러가 1위를 기록했다. 포드 익스플로러는 지난해 신차 시장에서도 대형 SUV 부문 1위를 차지한 차량으로 대담한 외관과 동급 대비 좋은 연비, 사각지대 경보 시스템 등을 갖춘 안정성이 국내 소비자의 눈높이를 맞춰 높은 판매로 이어졌다. 뒤를 이어 폭스바겐 뉴 티구안, 도요타 시에나, 도요타 RAV4, 지프 그랜드 체로키 순으로 나타났다.
이외에도 케이카에서 ‘맞교환 서비스’를 이용한 고객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2018년 한 해 동안 타던 차를 팔고 새로운 중고차를 구매한 고객 중 32.2%가 다음 차로 SUV·RV를 선택했다. 특히, 경차, 소형차, 준중형차를 타던 고객들이 SUV·RV 차종으로 이동 비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나면서 SUV 차량의 인기를 증명했다.
다만, 올 1~2월 케이카에서 거래된 SUV·RV 중 디젤차의 비중은 81.6%로, 전년 동기 대비 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폭스바겐 디젤게이트, 환경 문제 등 다양한 이슈가 대두되면서 최근 중고차 시장에서 SUV·RV에 대한 디젤 차종의 선호가 서서히 줄어들고 있다는 분석이다.
K카 영업부문장은 “아웃도어, 오프로드는 물론 도심에서도 SUV·RV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SUV 인기가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다”며 “올해에도 신차 SUV 출시 소식이 많은 가운데, 중고차 시장에서도 이러한 흐름을 받아 계속해서 SUV의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한편, 국내 신차 시장 역시 SUV의 선전이 눈에 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 1월 판매된 신차 중 SUV 차량 판매 비중이 전체의 42.6%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모델별로는 현대 싼타페(7001대, 2위), 팰리세이드(5903대, 3위), 기아 카니발(5678대, 4위) 등이 전체 판매 상위권에 포진해있으며, 그 외에 쌍용 렉스턴, 렉스턴 스포츠 칸 등도 높은 판매 대수를 기록하며 SUV의 인기를 입증했다.
SUV의 강세에 따라 국내·외 자동차업계에서는 신형 SUV를 연달아 선보이며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지난달 쌍용자동차는 8년 만에 코란도 완전변경모델을 출시하며 SUV 명가 자존심 세우기에 나섰고, 지난 5일 볼보에서 신형 크로스컨트리(V60)의 국내 공식 출시를 진행, 프리미엄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대규모 리콜 악재 상황 속에서 BMW도 대형 SUV인 X5, X7를 선보이며 SUV 라인업을 재편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