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와 'E'의 전쟁은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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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와 'E'의 전쟁은 계속된다
  • 윤현수
  • 승인 2018.04.27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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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수입차 시장에선 2017년에 발발한 대규모 전쟁이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알파벳 'E'와 숫자 '5'가 일으킨 정유년의 혈투가 무술년까지 관통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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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절정의 상품성으로 성공적인 모델 교체를 이룬 신형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는 시장에 빠르게 안착할 수 있었다. 그리고 꾸준히 높은 성적을 기록하며 그 해 수입차 시장을 지배했다. 그리고 이듬해, BMW의 슈퍼 스테디셀러 5시리즈 풀체인지 모델이 등장하며 유례없는 대혈투를 목전에 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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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막상 뚜껑이 열리자 승부는 예상보다 시시하게 흘러갔다. 런칭 초기, 5시리즈가 신차 효과를 듬뿍 받을 수 있는 시기였음에도 5시리즈의 판매량은 예상보다 크게 치솟지 못했다. 오히려 E클래스가 날뛰기 시작한 것이다. E클래스는 5시리즈 출시에도 불구하고 눈에 띄는 수요 감소 없이 시장 1위 자리를 꾸준히 지켰다. 일례로 2017년 6월, E클래스는 3,787대의 판매량을 기록하며 동기간 1,769대에 불과한 5시리즈의 성적을 압도했다.

분명 5시리즈의 성적은 시장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었으나 1위 탈환에는 성공하지 못했다. 그럼에도 특급 스테디셀러로서 수년간 수입차 시장에서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5시리즈의 후속작인 만큼 하반기부터 보여준 저력은 실로 대단했다. 2017년 8월을 기점으로 5시리즈의 판매량은 치솟기 시작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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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통 월간 판매 2천 대의 벽을 넘지 못했던 5시리즈는 2017년 8월 2,074대를 기록했고, 마침내 9월에는 런칭 이후 처음으로 E클래스를 격파하며 엄청난 뒷심을 발휘했다. 9월, 3,215대를 기록한 5시리즈는 이후에도 높은 판매 성장세를 보여주며 2017년 하반기 수입차 시장의 핵으로 자리했다.

한편, 이러한 분위기 반전에는 BMW코리아의 빠른 상황 판단이 주효했다. 5시리즈는 이제 막 출시된 싱싱한 신차임에도 불구하고 BMW코리아 측은 9월에 연식변경 모델을 투입했고, 주특기인 프로모션도 적극적으로 돌입했다. 특히 마지막 2017년 4분기는 압도적인 5시리즈의 승리로 끝났던 터라, BMW코리아는 이 기세를 2018년까지 이어가고자 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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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시장 1위 자리에 오르는 것은 역시나 험난했다. 물론 레이스는 초반에 불과하나, 2018년 1분기 성적은 E클래스의 승리였다.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의 1분기 성적은 11,221대였고, BMW 5시리즈는 동 기간에 8,526대를 기록했다. 지난해 4분기 성적을 감안하면 격차가 생각보다 크다.

재미있는 것은 이 독일 프리미엄 세단들의 수요가 작년보다 크게 늘었다는 것이다. 2017년 1분기 E클래스의 판매량이 8,006대였던 것에 비해, 1년이 지난 2018년 1분기 판매량은 무려 11,221대까지 치솟았다. 이는 수입차 시장에서 보여준 두 모델의 장악력이 1년 전보다 높아졌음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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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지난해 3월 E클래스와 5시리즈의 합산 시장 점유율은 23%가량이었으나, 2018년 3월에는 32%까지 치솟았다. 간단히 말하면 3월에 판매된 수입차 3대 중 1대는 E클래스 혹은 5시리즈였다는 소리다. 전투의 스케일이 한층 커졌음을 의미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숫자 '5', 그리고 알파벳 'E'가 펼치는 수입차 시장에서의 전쟁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올해 최고의 관전 포인트다. 반짝 치고 올라온 토요타 캠리의 저력도 무섭지만 이 양대 독일제 세단의 기세에 비할 바는 못된다. 이 역대 최대 규모의 판매량 전쟁은 헐리우드 히어로물 못지않은 재미를 선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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