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535i x드라이브 시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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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535i x드라이브 시승기
  • 류민
  • 승인 2012.03.22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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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가을, BMW 코리아가 535i x드라이브를 선보였다. BMW의 x드라이브는 경쟁사의 사륜구동 시스템과 달리 상황에 따라 앞뒤 구동력을 0:100~100:0으로 자유롭게 배분한다. 따라서 평상시엔 후륜구동의 운전감각을 유지하고 유사시엔 네바퀴를 굴린다. 그 결과 어떤 노면에서도 안정된 주파 능력을 보인다. 





535i x드라이브는 그 이름처럼 535i에 x드라이브를 더했다.

좌우 앞 펜더에 붙은 x드라이브 엠블렘 외에는 535i와 차이점이 없다. 사진의 시승차는 겨울용 타이어를 끼웠다. 따라서 휠의 디자인과 크기, 타이어 사이즈가 평상시와 다르다.

긴 보닛과 뒤로 밀려 있는 A필러는 스포츠카의 비율 같다. 전 세대 7시리즈에 육박하는 동급 최장의 휠베이스가 더욱 날렵한 느낌을 준다. 안정적인 승차감과 쾌적한 실내를 확보한 비결이다.

넓은 실내 공간은 화려하기까지 하다. 대시보드 가운데 자리한 10.2인치 와이드 모니터는 꼼꼼하게 한글화를 마친 i드라이브와 내비게이션을 표시 한다. 상대적으로 거대한 모니터는 고급스런 실내 분위기 연출을 돕는다. 이와 연동되는 헤드업 디스플레이도 매력적이다. 각종 정보와 내비게이션의 주요정보를 컬러로 앞 유리에 비춰 운전에 집중할 수 있게 돕는다.

535i부터는 손쉬운 변속이 가능한 패들시프트와 체형에 맞는 자세를 만드는 컴포트 시트를 기본으로 단다. 전 좌석 독립 공조 장치와 간접 조명 역시 기본사양. 공조장치와 뒷좌석 레그룸은 7시리즈의 필요성에 의문을 갖게 만들 정도다.




535i x드라이브는 535i와 마찬가지로 최고출력 306마력에 최대토크 40.8kg·m인 직렬 6기통 3L 트윈파워 터보 엔진을 얹는다. 제원 상 최고속도 역시 시속 250km로 같고 트랜스미션도 8단 스텝트로닉으로 동일하다. 공차중량은 535i x드라이브가 1765kg로 535i 보다 65kg 무겁다. 반면 시속 100km 까지 가속은 535i보다 빠른 5.9초에 끊는다. 이는 네 바퀴 모두가 지면에 동력을 전달하기 때문이다.

1톤 당 출력은 약 173마력. 촘촘히 나뉜 데다 반응마저 빠른 8단 스텝트로닉과 궁합도 뛰어나다. DCT (듀얼 클러치 트랜스미션)의 필요성을 느끼기 힘들 정도로 변속이 빠르고 시프트 다운 땐 회전수 보정까지 훌륭하게 해낸다. 다만 2단계 이상 시프트 다운시엔 멈칫 거리는 증상을 보인다. 하지만 흠잡을 거리까진 아니다. DCT 보단 똑똑한 8단 스텝트로닉이 오히려 이 차에 더 어울려 보인다.

BMW의 x드라이브 시스템의 전후 동력 배분은 0:100~100:0으로 상황에 따라 자유롭게 변한다. 전륜의 도움이 필요치 않을 땐 후륜 구동의 특성을 유지하기 때문에 평상시엔 뉴트럴한 핸들링, 스포티한 운전감각과 안락한 승차감을 제공한다.

사륜구동의 개입 시기 정도는 DSC, ‘다이나믹 스테빌리티 컨트롤’ 모드에 따라 변한다. 컴포트와 노멀 모드에선 그립을 잃었다고 판단하면 주저 없이 트랙션 컨트롤과 함께 앞바퀴가 적극적으로 차를 끌고 나간다. 스포츠 모드는 앞선 두 개의 모드와 확연한 차이가 있다. 운전자가 느끼기 힘들 정도로 빠르게 트랙션 컨트롤 시스템과 협력을 하며 조금씩 차의 자세를 바로 잡아 준다. 그렇다고 모범 운전을 강요하지는 않는다. 스포츠 플러스 모드일 경우 차가 운전자의 제어를 벗어났다고 판단하기 전까지, 즉 위험상황 전까진 트랙션 컨트롤이 개입 하지 않는다. 차가 미끄러지고 있어도 카운터 스티어가 감지 되지 않는 이상 잡아주질 않는다. 말 그대로 스포츠 주행을 안전하게 즐길 수 있도록 도와준다. 팔짱 끼고 보고 있다 벼랑 끝에서 건져주는 느낌이랄까? 이쯤 되면 트렉션 관련 전자장비를 싫어하는 이들도 스포츠 플러스란 보험을 믿고 운전을 즐기게 된다.

다이나믹 스테빌리티 컨트롤은 서스펜션의 강도와 핸들링 특성, 엔진의 반응도 변화시킨다. 컴포트-노멀-스포츠 순으로 서스펜션은 단단해지고 핸들링과 엔진의 반응 역시 예민해 진다. 한 코너를 각각의 모드로 같은 속도로 진입해 보면 그 강도와 반응이 단계에 따라 바뀌는 것을 확연히 느낄 수 있다.

페달 터치에 따라 시점이 변하긴 하지만, 가능한 한 부드러운 가속을 시도했다. 컴포트와 노멀 모드에선 1~5단 까진 2000~2200rpm, 6단과 7단은 1500rpm 부근에서 변속을 한다. 시속 100km에서 회전수는 1600rpm이다.
스포츠와 스포츠 플러스 모드를 선택하면 회전수를 올리며 언제든 뛰어나갈 준비를 한다. 1단은 3200rpm, 2~5단까진 2700rpm, 6단과 7단은 2400rpm 부근에서 변속을 한다. 시속 100km에선 긴장감을 유지한 2500rpm이다. 어떤 모드에서든 오른발에 힘을 주면 타코미터 바늘이 레드존까지 올라간다는 건 두말 하면 잔소리다.
한가지 아쉬운 건 스포츠와 스포츠 플러스 모드의 차이가 적다는 것이다. 이 둘의 차이는 트랙션 컨트롤의 개입 시기 정도다. 핸들링과 엔진 반응, 서스펜션 역시 한 단계 더 조여진 상태를 만들어줬으면 하는 바램이 있다.

인테그랄 액티브 스티어링이라 불리는 4WS(4 Wheel Steering) 장치는 535i부터 기본으로 적용된다. 4WS는 보다 매끄럽고 민첩한 조향을 돕기 위해 뒷바퀴를 살짝 비트는 것을 말한다. F10 5시리즈의 휠베이스가 워낙 길어 타이트한 핸들 감각을 더하려고 마련한 것이다. 이 장치가 빠진 5시리즈와의 감각을 비교하면 마치 한 체급 작은 차를 운전하는 느낌을 준다. 때문에 와인딩 로드를 만나도 운전의 재미를 느낄 수 있고 좁은 골목길을 돌아 나갈 때도 운전이 쉽다.

535i x드라이브는 9590만원이다. 사륜구동 세단의 강자 아우디 A6 보다 비싼 감이 없지 않다. 하지만 이 차의 매력은 ‘얻는 것이 있으면 잃는 것이 있다’는 말이 통하지 않는데 있다. 타이트한 운전 감각에 넓고 안락한 실내, 후륜구동과 사륜구동의 장점만을 더한 이 차는 사계절이 뚜렷한 한국에서 빛을 발할 것이다. 마치 두 마리가 아닌 서너 마리의 토끼를 잡은 듯 다양한 장점을 거머쥔 차다.


글, 사진 | 류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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