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이 되면 최초 생산한 지 40년째 되는 차가 있다. 바로 토요타의 랜드크루저다. 정확하게 짚자면, 정통 오프로더형 중형 SUV인 '70계', 즉, '랜드크루저 70'의 이야기다. 토요타 랜드크루저 70은 자국 시장과 호주, 개도국 시장에서 동사의 픽업트럭 하이럭스(Hilux)에 버금가는 인기를 누리고 있는 SUV 모델이다.
랜드크루저 70은 하이럭스만큼이나 강건한 차대와 우수한 험로 주파 성능, 높은 신뢰도로 출시된 지 40년을 바라보는 지금까지도 꾸준히 판매되고 있는 모델이다. 또한 최근 새롭게 선보인 완전 신형의 250계 랜드크루저, '랜드크루저 250'의 디자인 모티브가 된 차종이기도 하며, 일부 시장에서는 사실 상 정신적 후속작으로도 보고 있다. 또한, 랜드크루저는 SUV 형태 뿐만 아니라 카고트럭형 모델도 만들어지고 있으며, 시장의 요구에 따라 다양한 차체 규격을 제공한다.
토요타 랜드크루저 70은 탄생 40주년을 목전에 두고 꽤나 그럴듯하게 꽃단장을 했다. 전면부 디자인은 기존의 사각형 헤드램프를 버리고 LED 주간상시등을 사각 틀 안에 집어넣은 형태로 만들어져, 더욱 이전의 스타일링을 반영하면서도 현대적인 터치를 넣었다. 보닛 또한 과거의 랜드크루저처럼 중앙부가 불쑥 솟아오른 디자인으로 변경되었다. 차체 형상은 바뀐 것이 거의 없는 대신, 세부적인 디테일을 추가하는 방향으로 개량이 되어, 마치 올드카를 복각한 것만 같은 느낌을 준다.
인테리어도 마찬가지다. 대부분 기존과 동일한 구성을 띄고 있으면서도 디테일을 보강해, 외관과 마찬가지로, 새롭게 생산되는 복각판과 같은 모습이다. 오늘날의 관점에서는 지나치게 투박해 보일 수 있지만, 고전적인 정통파 오프로더 SUV를 원하는 이들이라면 "오히려 좋아"라고 할 만큼, 오늘날의 자동차에서 볼 수 없는 감성이 있다. 또한 정직한 사각 박스형으로 다지인된 차체 덕분에 실용적인 내부 공간을 제공한다.
새롭게 선보인 토요타 랜드크루저 70은 근 40년 만에 기존에 없었던 다양한 주행 관련 전자장비가 적용되었다. 일본 시장용으로 출시된 랜드크루저 70은 최고출력 204마력, 최대토크 51.0kg.m의 성능을 내는 1GD-FTV 2.8리터 직분사 터보 디젤 엔진과 자동 6단 수퍼 ECT 변속기가 적용되며, 기계식 파트타임 사륜구동 시스템을 적용한다. 여기에 차체 자세제어장치(Vehicle Stability Control), 액티브 트랙션 컨트롤(A-TRC), 힐 스타트 어시스트 컨트롤(HAC) 등, 오늘날 승용차와 동일한 구성이다.
신차이기는 하나, 마치 오래된 자동차의 복각판과도 같은 랜드크루저 70. 그런데 여기에 또 다른 반전이 있다. 바로 토요타의 능동안전장비 토요타 세이프티 센스(Toyota Safety Sense)를 탑재한 것이다. 물론 오늘날의 토요타 승용 모델들 만큼 복잡다단한 운전자 보조 기능은 제공하지 않지만, 추돌 방지 기능인 프리 크래시 세이프티 기능을 제공한다. 자동 헤드램프(!), 그리고 드라이브 스타트 컨트롤(Drive Start Control) 기능 등으로 구성된다. 드라이브 스타트 컨트롤은 일본에서는 '시프트 오조작 보조 기능'으로 불리며, 후진 중 운전자가 급하게 변속레버를 R레인지에서 D레인지로 전환했을 경우, 스로틀 개도량을 억제하는 기능이다.
40년에 걸쳐 검증된 성능과 신뢰성, 그리고 그 시절의 향수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복각판 정통 SUV, 랜드크루저 70의 가격은 480만엔(한화 약 4,210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