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뤼셀에서 찾은 보석 - 오토월드를 찾아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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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뤼셀에서 찾은 보석 - 오토월드를 찾아가다
  • 박병하
  • 승인 2023.09.06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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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를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한 번 쯤은 자동차 박물관에 가 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시대별로 다양한 종류의 자동차를 한 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는 것은 특별한 경험이 된다. 이러한 형태의 자동차 박물관은 구미(歐美)권은 물론, 아시아에도 존재한다. 대한민국의 경우에는 최근 현대자동차가 경기도 고양시에 건립한 ‘현대모터스튜디오 고양’이 있다. 이러한 박물관은 자동차 제조사가 직접 건립하는 경우도 있지만, 개인의 컬렉션으로 건립된 형태의 박물관도 존재한다.

이번에 직접 방문한 자동차 박물관은 벨기에의 수도, 브뤼셀에 위치한 오토월드(Autoworld Brussels)다. 이 박물관은 벨기에의 열정적인 자동차 정비사이자, 자동차 컬렉터인 기슬랭 마히(Ghislain Mahy, 1907~1999)가 그의 아들들과 함께 대를 이어 수집한 1,000여대의 자동차가 모여 있는 전시 공간이다. 이 박물관은 마히 부자의 열정과 더불어 벨기에 6대 국왕 알베르 2세, 벨기에 건축청, 그리고 헤르만 드 크로(Herman de Croo) 現 명예회장의 도움으로, 벨기에의 독립을 기념하기 위해 건립한 생캉트네르 공원(Parc du Cinquantenaire) 내에 자리잡게 되었다.

오토월드는 벨기에의 수도, 브뤼셀의 생캉트네르 공원 내에 위치한 개선문을 지나, 바로 오른편의 건물에 위치한다. 벨기에 왕립 군사박물관(Musée royal de l'Armée et d'Histoire militaire)의 바로 맞은 편이다. 오토월드는 19세기 후반, 자동차 역사의 초창기부터 1990년대에 이르기까지 1,000여대에 달하는 방대한 컬렉션을 감상할 수 있다. 

건물 내부로 들어가면 시대별로 다양한 테마로 짜여진 전시 공간이 나타난다. 전시홀은 크게 1층과 2층으로 나뉘어져 있다. 1층은 중앙 공간과 벽면측 전시공간으로 나뉘어진다. 1층 중앙 홀에는 시기별로 정해진 테마에 따른 차종들을 전시한다.

1층의 벽면을 따라 마련된 전시공간에는 벨기에 왕실에서 사용하던 자동차들은 물론, 19세기 후반의 최고급 승용차들이 전시되어 있다. 특히 자동차 역사의 초창기에 해당하는 20세기 초의 여러 다양한 자동차들을 한 자리에서 관람할 수 있다. 특히 1층 전시관에는 1920년대 포드 모델 TT 기반의 모터홈도 전시되어 있다.

또한 이 1층 전시관에서는 국내에는 잘 알려져 있지 않은 벨기에의 자동차 산업 역사의 단편을 엿볼 수 있다. 현재 벨기에의 자동차 산업계는 독자적인 자동차 제조사는 존재하지 않지만, 제 1차 세계대전 이전에는 200개 이상의 자동차 제조업체가 있었던 역사적인 자동차 생산국가이다. 현재 유럽의 자동차 산업에서 벨기에는 중요한 생산기지이기도 하며, 볼보자동차, 아우디, 유럽포드 등, 세계 유수의 자동차 제조사의 생산 기지들이 위치해 있기도 하다. 자동차 산업에 직·간접적으로 종사하는 근로자 수는 약 36만 명 규모에 달한다.

특히, 이곳에서는 1897년 세워진 벨기에의 자동차 제조사 미네르바(Minerva)사의 자동차들을 만날 수 있다. 벨기에의 안트베르펜에서 세워진 이 기업은 창립 초기에는 자전거를 제작하다가 1900년부터 자동차 및 원동기장치 자전거 사업으로 전환했는데, 이들이 생산한 나이트 엔진(Knight Engine)의 뛰어난 품질과 정숙성으로 명성을 얻었으며, 당시 각국의 부유층과 왕족들로부터 인기가 높았다고 전해진다. 이 외에 제르맹(Germain), 파브리크 나시오날(FN) 등, 다양한 벨기에 제조사들의 자동차를 볼 수 있다. 

1층 공간에 전시되어 있는 차종들은 전시 홀에 들어서서 오른편에서부터 관람하는 것이 대체로 시대 순에 맞다. 특히 국내에서는 보기 어려운 19세기 말~20세기 초, 자동차 선진국 유럽과 미국을 아우르는 다양한 자동차들을 직접 볼 수 있다는 점은 대단히 매력적인 부분이다.

2층 공간에는 다양한 경주용 자동차들과 더불어, 오늘날에 더 가까운 시기의 자동차들을 관람할 수 있다. 2층 전시관의 중앙에는 모터스포츠와 밀접한 연관이 있는 자동차들의 비중이 크며, 일부 경주용 자동차들은 기념사진도 촬영 가능하다. 박물관 내 차량을 모두 관람하고 나서 가장 마지막에는 티타임을 즐길 수 있는 카페와 함께, 다양한 자동차 모형을 구입할 수 있다.

벨기에 브뤼셀에 위치한 오토월드의 입장료는 성인 13유로(한화 약 1만 8천원), 학생 10유로(한화 약 1만 4천원), 어린이 6유로(한화 약 8천원)이다. 대중교통으로는 지하철, 기차, 트램 등으로 접근할 수 있으며, 메로데(Merode)역에서 하차해 생캉트네르 공원 방면으로 향해 이동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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