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코리아가 굉장히 독특한 구성의 모델을 출시했다. 바로 'QM6 퀘스트(QM6 Quest)'다. QM6 퀘스트는 중형 SUV 모델인 QM6를 바탕으로, 뒷좌석을 제거하고 차체 뒤쪽을 적재함으로 전환한 형태의 SUV형 밴 모델이다.
이러한 SUV 기반의 밴 모델은 국내 자동차산업의 초기부터 꾸준히 존재해 온 형태였지만 2000년대를 전후로 완전히 사라져 버린 바 있다. 그렇기에 QM6 퀘스트의 등장이 더욱 흥미롭다. 근 20년 만에 새롭게 등장한 SUV 기반의 밴 모델인 QM6 퀘스트를 직접 시승해보며 SUV기반 밴 모델의 가치에 대해 짚어본다. 시승한 QM6 퀘스트는 중간트림에 해당하는 LE 모델이다. VAT 포함 차량 기본 가격은 2,810만원.
QM6 퀘스트의 외관은 데뷔한 지 상당한 시간이 지났음에도 꾸준한 디테일 업으로 여전히 세련된 감각을 전달하고 있는 승용형의 5인승 QM6와 거의 차이가 없다. 상용 모델로 취급해서 대놓고 원가절감을 한 흔적도 보이지 않을 뿐만 아니라, 철저히 5인승 버전의 트림 사양에 맞춰 외관을 구성한 덕분이다. 시승한 차량은 LE 트림 차량으로, 18인치 알로이휠과 루프랙 등이 추가로 적용되어 있는데, 이는 5인승 버전 역시 동일하게 적용되는 품목들이다.
물론 5인승 버전에 비해 다른 점은 분명히 존재한다. 딱 두 가지가 존재하는데, 그 중 하나는 리어범퍼에 붙어 있는 적재중량 표시 스티커, 다른 하나는 리어도어와 쿼터글라스, 그리고 테일게이트 창에 설치된 창살형 구조물이다. 이 창살형 구조물은 화물차 인증을 받기 위한 것으로, 짐이 내부에서 움직여서 창이 파손되는 것을 막는 역할을 한다. 그리고 시승차와 같이, 썬팅만 해놓아도 거의 보이지 않는 수준으로 감출수도 있다.
인테리어 또한 승용형과 대부분 동일한 구성을 갖는다. 가로방향 터치스크린 디스플레이에 물리 버튼으로 구성된 공조장치 조작부를 가져, 공조장치가 완전히 통합되어 있는 일부 차량과 달리 손쉽게 조작이 가능하며, 열선/통풍기능 스위치 또한 이쪽에 배치되어 편의성이 좋은 편이다. 실내는 차분한 블랙톤을 메인으로, 헤드라이닝에 그레이 컬러를 적용하고 있다. 다만, 시승차에는 액세서리 형태로 제공되는 것으로 보이는 아이나비 내비게이션 시스템이 적용되어 있다. 사용 편의성은 무난한 편.
QM6 퀘스트에는 1열에 단 2개의 좌석만 배치된다. 이 차는 뒷좌석을 제거하고 밴 형태로 만들어진 모델이기 때문이다. 앞좌석의 착석감은 승용형의 QM6와 하등의 차이가 없으며, 적당히 탄탄한 텐션을 가지고 있다. 운전석은 전동식 요추받침을 포함해 8방향 전동조절 기능을 제공한다. 그리고 앞좌석은 각각 2단계의 열선,통풍 기능을 제공한다.
QM6 퀘스트의 가장 다른 점은 바로 뒤쪽에 있다. 2열 좌석을 제거하고 그 자리를 적재함으로 탈바꿈시킨 것이다. QM6 퀘스트의 적재함은 도넛탱크가 적용된 QM6 LPe의 트렁크 바닥 높이에 맞춰, 바닥면을 완전히 평탄화한 구성을 띄고 있다. 적재함 바닥에는 카펫 소재로 된 매트가 깔려 있고, 이를 들어내면 단단한 합판으로 이루어진 바닥재가 단단하게 고정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리고 적재함 바닥 한켠에는 도넛탱크를 위한 점검구를 따로 마련하고 있다.
QM6 퀘스트는 원형에 해당하는 QM6 LPe와 동일한 파워트레인을 사용한다. 3세대 LPG 액상분사기술이 적용된 2.0 LPe 엔진은 140마력의 최고출력과 19.7kg/m의 최대토크를 제공하며, 변속기는 효율이 우수한 무단변속기를 사용한다. 구동방식은 전륜구동을 사용한다.
QM6 퀘스트는 원형인 QM6와 전혀 다를 바 없는 주행성능과 환경을 제공한다. 차체 뒤쪽을 적재함으로 만드는 차량들은 수직하중을 지탱하기 위해 더욱 단단한 후륜 서스펜션 설정을 적용하게 된다. 그렇지만 QM6 퀘스트는 다르다. 승용형의 QM6 LPe와 체감 상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설정 덕분에 일상적인 주행에서, 특히 짐의 적재여부에 관계 없이 항시 쾌적한 승차감을 경험할 수 있다.
여기에 2.0LPe 엔진의 준수한 정숙성도 쾌적한 운행환경 형성에 일조한다. 동력성능은 차량의 운행에 있어서 필요충분한 수준은 되며, 운동성능 또한 중형급 SUV로서 평범한 정도로, 일상운행에 100% 초점이 맞춰져 있는 주행성능을 지닌다. 연비 역시 고속도로 위주로 운행했을 때 평균 9.7km/l의 기록을 냈으며, 공인연비와 크게 차이가 없거나, 운행상황에 따라서는 공인연비를 상당히 웃도는 결과도 종종 나왔다. 여기에 LPG 자체의 저렴한 유류비가 더해지면 상당한 경제성을 경험할 수 있다.
QM6 퀘스트, 차박 말고도 장점 많아!
QM6 퀘스트는 출시 당시부터 그 독특한 구성으로 인해 지금까지도 "차박 특화 차종"으로 보는 시각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하지만 기자의 입장에서 QM6 퀘스트는 차박에 어울리는 차종임에는 틀림이 없지만, 오히려 차박보다는 다른 부분에서 훨씬 더 큰 매력을 발휘할 수 있는 차라고 여겨진다. 그 이유는 아이러니하게도, QM6 퀘스트가 차박 특화 차종으로 여겨지게 만든 적재함에서 나타난다.
먼저 QM6 퀘스트의 적재함은 기본적으로 '짐을 싣기 위한 공간'으로서의 가치가 더욱 크다고 본다. 특히, 필연적으로 짐이 많아지게 되는 캠핑이나 낚시 등과 같은 아웃도어 활동에 있어서 이 부분은 크나큰 매력으로 다가오게 된다. 이 차는 기본적으로 통상적인 준중형~중형 SUV들의 2열좌석을 모두 접은 상태에서의 공간을 상시로 활용할 수 있는 덕분에 길이 170cm 내외의 긴 짐도 얼마든지 실을 수 있고, 돌출부가 적은 구조 덕분에 짐을 부리기에도 편리하다. 이 뿐만 아니라 뒷좌석용 도어는 창은 열리지 않지만, 도어로서의 기능은 여전히 살아있는 덕분에 테일게이트를 열기가 여의치 않은 상황이나, 꺼내야 할 짐이 적재함 깊숙이 들어가 있는 등의 상황에서 아주 유용하다.
이번에 QM6 퀘스트를 시승하게 되면서 기자는 이 차량 내부에 2인 캠핑에 사용되는 짐을 적재해 보기로 했다. 텐트와 침낭, 매트, 캠핑용 체어, 릴랙스 체어, 테이블, 기타 소품용 박스, 그리고 이동식 냉장고(아이스박스)도 2개, 야전침대 등등, 2인의 캠핑으로서는 그야말로 '풀소유'에 가까운 구성으로 짐을 꾸렸다.
그렇다면 결과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간이 남아 돈다. 2명분으로는 공간의 겨우 절반 남짓을 채울 수 있는 정도에 불과했다. 원형인 5인승의 QM6도 4인 가족분의 캠핑 짐을 꾸리기에 충분한 적재공간을 가졌는데, 하물며 뒷좌석을 완전히 제거한 퀘스트는 오죽하겠는가. 이 정도로 공간이 여유롭다는 것은 캠핑을 위한 짐 외에도, 캠핑장에서 사용할 다양한 '장난감'들을 함께 실을 수 있는 여유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물론 중량제한이 300kg이고, 천정고가 다소 낮은 편이기 때문에 ATV나 모터사이클 등과 같이 원동기가 탑재된 이동수단을 싣는 것은 무리가 있지만, 적어도 자전거나 전동휠, 전동 킥보드 등을 실을 수 있는 여유는 충분히 된다.
이렇게 여유로운 적재공간을 가진 QM6 퀘스트는 적절한 견인장치를 설치해서 트레일러를 운용할 수도 있다. 물론, 파워트레인의 한계로 인해 본격적인 레벨의 4~500급 카라반을 견인하기에는 무리가 있지만, 적어도 사진에 나타나 있는 경량급의 폴딩 트레일러 정도는 충분히 견인이 가능하다. SUV 차종이기에 세단이나 해치백, 스테이션 왜건 형태의 차량보다는 카라반 견인장치 체결 및 주행에 더 유리한 점도 존재한다.
사진에 사용된 폴딩 트레일러는 덴마크 이사벨라(Isabella)社에서 제작하는 폴딩 트레일러인 캠프렛(Camp-let) 드림(Dream) 모델이다. 가볍고 컴팩트한 폴딩 트레일러는 손쉬운 전개와 설치가 가능할 뿐만 아니라 4인 가족이 넉넉하게 사용할 수 있는 내부 공간, 최고급 기능성 원단을 사용한 우수한 방수 및 단열, 그리고 2개의 독립된 고정형 더블침대와 주방 키트를 제공하는 알찬 구성을 제공한다. 여기에 공차중량이 380kg에 불과한 가벼운 무게와 작은 크기 덕분에 취급 및 보관도 용이하다. 국내에서는 경기도 남양주에 위치한 오토홈스에서 공식 수입하고 있다.
의외의 발견, 낚시차에 제격이다?!
이러한 점으로 인해 QM6 퀘스트는 오히려 강태공들을 위한 자동차로 꽤나 이상적인 모델이 될 수 있다. 근래들어 SUV는 물론, 픽업트럭까지 RV 차종이 날로 다양화되고 있는 가운데, 등산을 누르고 낚시가 국민 취미생활로 등극하게 되면서 낚시를 위한 자동차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QM6 퀘스트는 낚시인들의 자동차로서 다양한 장점들을 가지고 있다. QM6 퀘스트의 장점을 세 가지 정도로 정리하자면, 가장 큰 장점으로는 적재함의 존재, 다른 하나는 일반적인 승용 SUV와 동일한 외관과 쾌적한 주행, 그리고 마지막으로 LPG 연료를 사용하는 화물차라는 점을 들 수 있다.
먼저 가장 큰 장점인 적재함의 존재는 별다른 개조 작업 없이 차내 공간의 대부분을 유효하게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장점이 될 수 있다. 내부 보강도 충분히 되어 있는 덕분에 사용자가 손을 댈 만한 요소들이 거의 없다. 또한 낚시인은 식음료를 보관하기 위한 쿨러(혹은 아이스박스) 외에도 낚시로 잡아 올린 물고기를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도록 물고기 전용의 쿨러를 별도로 챙겨야 하기 때문에 길이가 긴 형태의 평탄한 적재공간이 필요하다. QM6 퀘스트의 적재함에는 45리터 용량의 직사각형 쿨러를 적게는 4개, 많게는 5~6개까지 적재 가능하다. 단, 적재함 바닥부터 천장까지의 높이가 아주 높은 편은 아니기 때문에 2개를 포개서 싣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남는 공간은 텐트나 의자 등과 같은 짐을 실을 수 있는 여유는 충분하다.
일반적인 승용 SUV와 동일하게 쾌적한 주행질감과 편의성을 지니고 있다는 점 역시 차별화 포인트로 작용하는 부분이다. 낚시에 활용되는 차량들은 대체로 디젤엔진을 사용하는 소형 상용차를 활용하는 경우가 많기에, 이들 차량에서 느낄 수 있는 불편함이나 아쉬움을 해소할 수 있다. 이는 후술할 LPG 연료를 사용한다는 점과 맞물리는 점이기도 한데, 먼저 최신의 3세대 LPG 액상분사 시스템이 적용된 QM6 퀘스트의 LPe 엔진은 동형의 가솔린 버전인 2.0 GDe 엔진과 비교해도 손색없는 정숙성을 지니고 있다. 여기에 승차감 또한 승용형 모델과 동일한 승차감과 주행감각을 지니고 있어, 일상 운행이 편리하다. 이러한 점은 하나의 차로 일상운행과 취미생활을 병행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크게 어필하는 요소라고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LPG 연료를 사용하면서, 화물차로 분류되어 있다는 점 역시 QM6 퀘스트의 매력 포인트다. 여기에 더해, 일반형 모델 대비 크게 낮아진 가격으로 인해 접근성까지 좋다는 점도 장점이다. QM6 퀘스트는 화물차로 분류되어 있어, 연간 28,500원에 불과하며, LPG를 사용하는 덕분에 유류비 부담 또한 크게 낮아진다. QM6 퀘스트의 시작가는 2,680만원(VAT 포함)으로, 중형급 SUV들이 대체로 3천만원대에서 시작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접근성 있는 가격임에 분명하고, 만약에 사업체를 운영하고 있다면 부가세 환급까지 가능하니 허들이 더욱 낮아질 수 있다. 물론, 화물차로 분류되기 때문에 매년 자동차 검사를 받아야 하고, 편도 3차로 이상의 고속도로에서 1차로 진입이 허용되지 않는 등의 불편함이 있지만 받을 수 있는 혜택으로 상쇄가 가능한 수준이라고 본다.
상용차로서의 가치?
QM6 퀘스트는 본격적인 상용차로서는 가치가 떨어져 보일 수 있다. 태생 자체가 승용 타입의 도심형 SUV인 탓에, 적재용량도, 적재중량도 처음부터 상용 목적으로 만들어진 차량과 직접 비교하면 턱없이 모자라 보일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이러한 태생이 오히려 매력적으로 비춰질 수 있는 경우도 존재한다. 특히, 이동 정비, 수리 업무 등, 전문적인 기술을 제공하는 사업체나 개인사업자의 경우에 상당한 이점을 제공할 수 있다.
QM6 퀘스트는 기본적으로 승용의 SUV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만큼, 처음부터 많은 짐을 실어나르는 목적으로 만들어진 상용 화물차와 적재량을 비교할 수는 없다. 그렇지만 각종 도구나 부품 등을 수납할 만한 공간은 충분히 마련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일반 상용차에서는 누리기 어려운 중형급 승용 SUV의 쾌적한 승차감과 이동성, 주차 편의성을 지니고 있다. 그리고 LPG 사용에 따른 유류비 절감효과 등의 이점까지 누릴 수 있다. 이러한 점은 한 대의 차로 일상과 업무를 병행할 수 있어, 개인사업자에게 상당히 매력적인 요소로 비춰질 수 있다. 물론 이러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자들에게는 기존의 밴 타입 상용차는 물론, 픽업트럭 등의 대체재가 이미 존재하기는 하지만, 비용절감과 운행시의 편의성 및 쾌적함, 일상과 업무의 병행을 중시한다면 QM6 퀘스트 또한 괜찮은 대안이 될 수 있음에 분명해 보인다.
일상, 업무, 레저까지 아우르는 만능 재주꾼
이번에 시승한 르노코리아자동차의 QM6 퀘스트는 거의 20여년만에 다시 등장한 SUV 기반 밴 모델로서 많은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그 때 그 시절의 SUV 기반 밴 모델들과는 여러 차이가 존재한다. 이 차는 비록 사륜구동도 존재하지 않고, 성능 또한 일상용 승용차의 범주에서 벗어나지 않지만, 넉넉한 사이즈의 적재함을 이용해 다양한 목적에 사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일반적인 승용 SUV와 다를 것이 없는 편의성과 쾌적성을 고르게 양립한 구성이 아주 인상적이다.
여기에 더해, 접근성 높은 가격설정, LPG 연료 사용을 통한 유류비 절감효과, 그리고 화물차 인증을 통한 운용유지비 절감 효과를 더하면 매력은 더욱 커지게 된다. QM6 퀘스트가 가진 경제성 면에서의 장점은 차량을 소유하고 운용하는 데 드는 모든 비용을 합산하는 총소유비용(TCO·Total Cost of Ownership)의 관점에서 매우 유리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다양한 장점들이 어우러진 이 차는 개인의 자가용은 물론, 사업자의 요구까지 아우를 수 있는, 그야말로 만능 재주꾼에 다름이 아니다. 독특하고 개성적인 구성의 QM6 퀘스트는 현재 꾸준히 다변화가 이루어지고 있는 국내 SUV 등 레저용 차량 시장에서 두각을 드러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