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해치의 정석을 새로 쓰다 - 폭스바겐 골프 GTI 시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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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해치의 정석을 새로 쓰다 - 폭스바겐 골프 GTI 시승기
  • 박병하
  • 승인 2023.04.10 1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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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해치는 여러모로 매력적인 차다. 작은 크기의 차체에 강력한 파워트레인을 담아, 스포츠카 못지 않은 주행경험을 안겨줄 뿐만 아니라 일상을 위한 소형 승용차로서의 역할도 기대할 수 있는 덕분이다. 그리고 이번에 시승한 차가 바로 이 핫해치의 원조에 가까운 모델, 골프 GTI다. 핫해치의 원조는 생카 T1100ti, 르노 5 알핀 등이 꼽히지만, 핫해치의 상업적 흥행을 이끌어 낸 차는 골프 GTI다. 1976년 개발된 폭스바겐 골프 GTI는 1976년부터 지금까지 40년 넘게 대를 이어 만들어지고 있는 골프의 고성능 모델이다. 폭스바겐 8세대 골프 GTI와 함께, 핫해치의 매력 속으로 빠져 들어 본다. VAT 포함 차량 기본 가격은 4,590만원.

새로운 골프 GTI의 외관은 7세대 대비 크게 달라진 8세대 골프를 기반으로, 고성능 차량임을 강조하는 전용 외장사양으로 꾸며져 더욱 세련되고 감각적인 외관을 갖는다. 특히 기존 7세대 대비 한층 날렵하고 섬세해진 디테일이 눈에 띈다.

전면부는 날카로워진 스타일의 헤드램프와 더욱 과격한 스타일의 범퍼 디자인으로 인상적인 마스크를 만들어 내고 있다. 폭스바겐의 지능형 IQ 헤드램프가 적용된 헤드램프는 세련된 감각과 더불어 한층 개선된 야간 시계를 제공한다. 여기에 GTI 전용의 레드 라인이 헤드램프 끝에서 끝까지 이어져, 독특한 감각을 자랑한다. 하지만 시선을 조금 아래로 내리게 되면, 유럽 사양에 적용되는 좌우 5발의 허니컴 안개등이 빠져 있는 것이 보인다. 이 안개등은 GTI의 스타일링에 있어 꽤나 중요한 포인트였기 때문에 다소 아쉽다.

측면에서는 7세대 골프의 모습이 은연중에 보이다가도, 한층 곡선적으로 변모한 차체 형상이 눈에 띈다. 이렇게 부드러워진 형상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골프 특유의 두터운 C필러는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프론트 펜더에는 GTI 전용의 장식이 붙어 있으며, 휠은 전용의 19인치 휠을 사용하여 한층 과격하고 대담한 스타일을 연출한다. 타이어 규격은 235/35 R19다.

뒷모습은 일반형 8세대 골프 대비 한층 화려하게 꾸며져 있다. 화려한 구성의 전용 테일램프와 중앙의 GTI 레터링, 그리고 트윈 테일파이프와 디퓨저 등으로 고성능 차량임을 적극적으로 어필한다. 부드러우면서도 요소요소마다 각을 세운 스타일이 멋스럽게 느껴진다.

인테리어는 한층 현대화된 스타일로 거듭난 8세대 골프의 것을 바탕으로 GTI만의 디테일을 더해, 더욱 화려하고 스포티하게 꾸며져 있다. 대시보드와 도어 패널 일부에는 전용의 허니컴 패턴 메탈 그레인을 적용해 독특한 분위기를 내며 스티어링 휠을 비롯한 곳곳에 포인트 컬러를 적용해 고성능 자동차의 스포티한 분위기를 연출합니다

스티어링 휠은 컴팩트한 사이즈로 조종이 편할 뿐만 아니라 가변식의 스티어링 기어비가 적용돼 도심지에서 훨씬 적은 회전으로 선회가 가능하다. 스티어링의 조작감을 꽤나 큰 폭으로 조절할 수도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스티어링 휠 하단에는 GTI 로고가 붙어 있어, 특별한 느낌을 더한다. 또한 페달은 논슬립 스포츠 페달을 기본 장비하여 멋과 조작감 모두를 챙겼다. 센터 페시아 최상단에는 돌출형의 터치스크린 디스플레이가 배치되며, UI를 개선한 폭스바겐의 최신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적용돼 사용이 더욱 편리해졌다. 여기에 안드로이드 오토 무선 연결을 지원한다. 센터페시아 하단에는 터치식의 공조장치 조작부가 설치되어 있는데, 종종 터치스크린을 조작하다가 제멋대로 동작하는 일이 있다.

계기반은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는 5종의 테마를 마련해 운전자의 취향에 따라 설정할 수 있도록 했다. 색상도 다양한 톤으로 조절할 수 있고, 차내의 무드조명과 연동도 가능하도록 만들어져 있어, 나만의 차내 분위기를 만들 수 있다. 

앞좌석은 헤드레스트 일체형의 스포츠 시트가 적용된다. 앞좌석은 착좌감도 우수할 뿐만 아니라 급기동시 탑승자의 신체를 탄탄하게 지지해 주는 홀딩 능력이 좋다. 시트의 조절은 운전석은 모두 전동식인 반면, 조수석은 모두 수동식이다. 운전석은 8방향 전동 조절기능과 4방향 전동식 요추받침이 적용된다. 반면 조수석은 등받이 각도조절과 요추받침에는 다이얼식, 전후 거리 및 높이 조절은 레버식으로 조작한다.

하지만 마음에 쏙 드는 점도 있었는데, 그것은 바로 앞좌석 양쪽 모두 열선과 통풍기능이 적용되어 있다는 점이다. 혀재 GTI는 단일 트림으로만 판매되는데, 국내 시장에서 선호도가 높은 통풍시트를 기본적용했다는 점은 상품적인 측면에서 어필할 만한 부분이다. 

뒷좌석은 무난한 착좌감과 더불어 성인 남성도 충분히 수용할 수 있을 정도로 넉넉한 공간을 확보하고 있다. 이러한 점은 가족용 혹은 일상용 자동차로서의 가치를 크게 높여주는 부분이다. 신장 180cm인 기자 본인에게 그다지 비좁게 느껴지지는 않는다. 뒷좌석에는 독립식 공조장치 및 암레스트 컵홀더 등의 기본적인 편의사양을 제공한다.

트렁크는 기본 381리터의 용량을 제공하며 뒷좌석을 모두 접게 되면 총 1,237리터까지 확대된다. 골프의 트렁크는 상당한 실용성을 갖는데, 먼저 내부 마감처리가 굉장히 꼼꼼하게, 최대한 평면으로 설계함으로써 짐을 싣고 부리기 편리한 구조를 이루고 있다. 여기에 또한 트렁크 바닥의 높이를 조절할 수 있는 기능도 제공해 트렁크 공간을 더욱 유효하게 활용할 수 있다. 뒷좌석은 7세대와 마찬가지로, 6:4 분할접이는 기본에, 스키스루까지 지원한다.

폭스바겐의 8세대 골프 GTI는 신개발 EA888 evo4 2.0 TSI 엔진이 적용된다. 이 엔진은 최고출력 245마력, 최대토크 37.8kg.m의 성능을 발휘하는 엔진으로, 기존 7세대 골프 GTI의 엔진 대비 최고출력은 34마력, 최대토크는 2.1kg.m 증대되었다. 변속기는 7단 DSG 듀얼클러치 변속기를 사용하며, 구동방식은 이전과 동일한 전륜구동을 유지하고 있다.

8세대로 거듭난 골프 GTI는 기존의 7세대 대비 한층 정숙해진 느낌이다. 일반적인 승용차와 직접 비교해도 큰 무리가 없을 정도라고 봐도 될 정도다. 이는 고성능 자동차에도 일반 승용차에 준하는 정숙성과 편의성, 쾌적함을 요구하고 있는 최근의 트렌드를 따르고 있는 것으로 본다. 통상적으로 고성능 자동차는 고성능의 엔진과 차별화된 주행경험을 위해 의도적으로 소음을 만드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이전의 7세대 GTI는 일반 승용차의 기준에서는 정숙성 면에서 부족한 점이 있었지만 8세대는 다르다.

한층 정숙해진 8세대 GTI는 승차감도 한층 부드러워졌다. 상당히 단단한 하체 설정을 가졌던 7세대에 비해 한층 부드러워진 덕분에 일상적인 운행에서 한 단계 쾌적해진 운행환경을 제공한다. 이 또한 앞서 언급한 최근의 고성능차에 관련한 트렌드에 따르는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충분한 정숙성과 승차감을 겸비한 8세대 골프 GTI는 일상에서도 부담없이 운행할 수 있다.

동력성능은 훌륭하다. 특히 스포츠 모드에서는 한 템포 빨라진 스로틀 반응으로 245마력의 출력과 37.8kg.m의 토크를 즉각적으로 전개한다. 0-100km/h 가속 시간 6.2초의 순발력을 유감없이 경험할 수 있다. 운전자의 의도에 정확하게 반응하는 스로틀과 물 샐 틈 없이 동력을 전달하는 7단 DSG 기어박스의 직결감도 일품이다. 또한 꽤나 자연스러운 조화를 보여주는 열정적인 배기음과 사운드 제너레이터를 통해 실내로 유입되는 소음이 가속의 즐거움을 더해준다. 골프 GTI의 경쾌하고 신속한 가속성능은 핫 해치의 정석에 한 없이 가깝다.

또 한 가지 핫 해치의 정석에 가까운 부분은 바로 핸들링이다. 코너 하나하나를 통과할 때마다 민첩하면서도 정확하게 몸을 비틀어주는 기동력, 적당히 묵직한 조작감과 피드백을 가져 운전자의 의도를 정확하게 따르는 스티어링 시스템, 그리고 단단하게 노면을 붙잡아 주는 타이어, 단단하게 지지해주는 하체 덕분에 자신감 있게 차를 움직일 수 있다. 여기에 전륜에 적용되는 다판 클러치 방식의 차동제한장치(LSD)의 어시스트가 더해져 전반적으로 뉴트럴에 가까운 특성을 지닌다. 이러한 덕분에 운전 경험이 많은 운전자일수록 더욱 빠져들 수 있도록 만들어 주는 매력이 있다. 

이렇게 8세대 골프 GTI는 적절한 동력성능과 탄탄하고 기본기가 탁월한 섀시가 이뤄내는 몰입감 있는 주행경험을 만들어 준다. 차의 반응이 솔직하고 다루기 쉽기 때문에 차량과 직접 소통하는 기분을 만끽하면서 운전을 즐길 수 있다. 이는 과거의 통제하기 어려운 전통적인 핫 해치백의 모습과는 상반된 모습이지만, 오히려 이러한 모습이 더욱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이 뿐만 아니라 골프 GTI에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차선이탈 방지 기능 등과 같은 능동안전장비들이 대부분 적용된다. 이 덕분에 장거리 주행을 하면서 폭스바겐 골프 GTI는 기존의 7세대에 비해 한층 쾌적해진 운행환경으로 장시간 주행에서의 피로감을 크게 경감했다. 이 덕분에 8세대 GTI는 더욱 좋은 인상을 남겼다.

연비도 나쁘지 않은 수준이다. 폭스바겐 골프 GTI의 공인연비는 도심 10.1km/l, 고속도로 13.9km/l, 복합 11.5km/l로 크게 떨어지지 않는 수준이다. 시승을 진행하며 기록한 구간별 평균 연비 또한 공인 연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연료는 옥탄가 95RON 이상의 고급 휘발유를 사용할 것을 권장한다.

폭스바겐 골프 GTI는 새로운 시대를 위한 핫해치의 정석을 새로 쓴 차라는 느낌을 받는다. 물론 근래에는 300마력을 뛰어넘는 슈퍼 해치백들이 넘쳐나고 있는데다, 골프 또한 자기 위에 골프 R이라는 이름의 슈퍼 해치백을 두고 있는 만큼, 뜨겁지는 않고 적당히 '따뜻한' 수준의 웜 해치(warm hatch)라고 말할 수도 있다.

그렇지만 그저 절대적인 성능 차이만으로는 골프 GTI의 가치를 다 설명할 수는 없다. 300마력 이상의 슈퍼 해치백들이 주지 못하는, 소형차의 경쾌하고 발랄한 느낌과 운전자가 차를 끝까지 쥐어 짜면서 주행할 수 있는 그 원초적인 재미를 이토록 올곧게 실현한 차도 드물다. 이 뿐만 아니라 기존 7세대 대비 한층 쾌적해진 운행환경을 제공해, 즐거운 주행을 위한 고성능 자동차로서의 가치와 일상용 승용차의 가치 양쪽을 균형감 있게 실현하고 있다. 폭스바겐 골프 GTI는 이전 시대의 팬들과 새로운 시대의 젊은이들까지 유혹할 수 있는 매력적인 핫해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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