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가장 잘 팔리는 세그먼트는 세단도 아니요, SUV도 아닌, '픽업트럭'이다. 미국 시장에서 픽업트럭은 승용차와 상용차의 영역에 두루 걸쳐져 있다는 점과 더불어, 미국의 교통환경과 미국인들의 라이프스타일에 가장 적합한 형태의 자동차이기 때문이다. 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큰 픽업트럭 시장임과 동시에 승용 시장에서 해외 제조사들과의 경쟁에서 크게 밀려버린 미국 자동차 제조사들의 기를 펼 수 있는 시장이기도 하다.
그리고 지난 2022년에도 미국에서 가장 많이 판매된 차는 다름 아닌, 픽업트럭이다. 그것도 아메리칸 픽업의 대명사로 통하는 포드자동차(이하 포드)의 F-시리즈다. 포드 F-시리즈는 지난 2022년 한 해 동안 64만대가 넘게 생산되었으며, 이로 인해 46년 연속 미국 최다 판매량을 기록한 자동차로 이름을 올리게 되었다. 포드가 밝힌 바에 따르면, "지난 2022년 한 해 동안 생산된 포드 F-시리즈들을 일렬로 나열하면 2,400마일(약 3862.4km)에 달한다"며, "이는 LA부터 디트로이트 사이의 거리보다 먼 것"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지난 해 F-시리즈 트럭은 49초 마다 한 대씩 만들어졌다"고 덧붙였다.
포드 F-시리즈가 이토록 오랜 세월 동안 미국 자동차 시장에서 절대강자로 자리매김한 이유는 포드의 F-시리즈가 단일 차종이 아니라, 풀사이즈급인 F-150부터 헤비듀티급인 슈퍼듀티(Super Duty) 모델들(F-250, F-350, F-450/550 섀시캡)까지 아우르는 광범위한 제품군이기에 가능한 것이기도 하다.
물론 포드 F-시리즈 픽업트럭이 미국 시장에서 이렇게 오랫동안 미국 시장에서 정상의 지위를 차지할 수 있었던 데에는 F-시리즈 자체가 가진 상품성이 독보적이기 때문이다. 미국 픽업 시장의 성향을 누구보다도 잘 이해하고 있는 포드의 경험과 더불어, F-시리즈는 항상 동급에서 합리적인 가격과 다양한 파워트레인과 옵션 등, 동급에서 가장 폭넓은 선택지를 제공해왔다. 이러한 덕분에 승용 시장과 상용 시장을 가리지 않고 대대로 인기를 누릴 수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여기에는 1위 수성을 위한 포드의 필사적인 노력도 있었기에 가능했다. 반도체 공급 대란으로 인해 너나할 것 없이 공장가동을 정지했다가 재개하기를 반복하고 있던 와중에 포드는 자사로 공급되는 반도체 관련 부품 및 자재들을 모조리 F-시리즈의 생산라인에 배정하는 등, 필사적으로 F-시리즈의 생산을 지속했다. 전기차 부문에서도 포드는 압도적이었다. 포드는 풀사이즈 전기픽업 모델인 'F-150 라이트닝'을 빠르게 출시하고 공급하는 데 성공하면서 기존에 주문만 잔뜩 받은 채 생산일정이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는 경쟁사 전기픽업들의 수요까지 끌어오는 효과를 보며 큰 성공을 거뒀다.
한편 포드 F-시리즈는 2023년, 완전히 새로워진 5세대 슈퍼 듀티 모델의 생산에 돌입한다. 5세대를 맞는 포드 슈퍼듀티는 기존 대비 더욱 세련된 디자인과 더불어 향상된 성능과 신뢰도, 더욱 첨단화된 안전/편의사양, 그리고 한층 향상된 주행질감과 견인성능을 갖도록 개발되었다. 포드의 신형 슈퍼듀티는 이미 15만건에 달하는 물량을 수주한 바 있으며, 올해 초부터 인도를 시작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