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 에너지, 간편하게 운송할 수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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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소 에너지, 간편하게 운송할 수 없을까?
  • 박병하
  • 승인 2022.06.03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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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자동차 업계가 '전기차'로 이행하고 있다. 전지구적인 기후변화가 '위기'로서 대두되기 시작한 데다, 디젤게이트 사건이 기폭제가 되어 자동차의 배출가스 쿼터가 전례 없는 수준으로 삭감되면서 배기가스를 내뿜지 않는 자동차가 필요해졌고, 여기에 상대적으로 가장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전기차이기 때문이다. 그 중에서도 배터리를 에너지 공급원으로 하는 전기차(이하 BEV)의 보급이 빠르게 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BEV와 더불어 또 하나의 축이 있으니, 그것은 통칭 '수소차'로 불리는 수소연료전지자동차(이하 FCV)다. FCV는 수소연료전지를 이용하므로, 배터리의 교체 없이 수소가스만 충전해주면 되는데, 이 때 걸리는 시간이 내연기관 자동차의 재급유와 비해 차이가 크지 않다. 따라서 BEV의 가장 큰 단점인 '충전시간'에서 월등한 비교우위를 가지며, 이 덕분에 과 '주행거리 불안(Range Anxiety)'의 문제에서 자유롭다는 장점이 부각된다.

하지만 FCV에도 단점은 분명히 존재한다. 그것은 다름 아닌, 주요 에너지원인 수소에너지 그 자체에 있다. 수소는 전 우주에 존재하는 원소의 대부분을 차지할 정도로 많지만, 지구상에서 가장 가벼운 원소이면서 가장 불안정한 원소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수소는 에너지원으로 가공하는 과정부터 기술적 난이도가 높은 데다, 비용 또한 많이 들어 경제성 면에서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뿐만 아니라 수소는 상기한 특징으로 인해, '대량운송'이 어렵다는 단점도 있으며, '저장' 역시 배터리나 화석연료에 비해 어렵다는 점도 단점으로 꼽힌다. 이러한 점으로 인해 수소 연료전지를 사용하는 FCV는 이미 현실이 되었다고 평가되는 BEV에 비해 아직도 '미래의 자동차'로 거론되고 있다. 

세계에서 첫 번째로 시판형 FCV를 상용화한 현대자동차그룹을 중심으로 수소차 보급 세계 1위를 달리고 있는 대한민국은 어떨까? 수소연료전지 자동차 분야를 주도하고 있는 대한민국에서도 수소에너지의 효율적이고 경제적인 저장과 운송 방식을 개발하는 데 많은 힘을 쏟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현재 10~450bar의 고압으로 압축한 고압가스로 압축탱크와 파이프라인 등을 이용하는 방식과 더불어, 액화가스의 형태로 변환하여 운송하거나 질소를 결합시켜 암모니아(화합물)의 형태로 운송하는 방식들을 연구개발 및 활용하며 수소에너지의 공급가격을 낮추는 데 힘을 쏟고 있다.

현대자동차측은 "현재 국내 수소 운송은 통합된 시스템이 없어, 수소 생산과 운송, 그리고 소비 등 각 단계의 정보들이 연계되지 않아 수소 공급이 원활하지 않고, 이로 인해 불필요한 운송비가 소요되고 있다"며, 현대 글로비스를 통해 "자체 개발 중인 ‘수소 공급망 관리 최적화 플랫폼’을 이용해 국내 수소 운송 시장의 효율화를 이끌어 수소 생태계 조성을 앞당길 계획"이라고 말한다. 이 뿐만 아니라 현대자동차그룹은 대형의 액화수소운반선도 개발하는 등, 보다 효율적이고 경제적인 수소에너지 공급에 대한 연구를 계속하고 있다. 

그렇다면, 대한민국의 현대자동차와 함께, FCV 사업에 상당한 힘을 쏟고 있는 토요타는 어떤 방식들을 개발하고 있을까? 토요타의 경우는 주로 압축수소탱크를 활용한 보관 및 운송 방식을 연구중이다. 자사의  FCV 양산차 미라이(Mirai)에 사용되는 수소탱크를 활용, 이를 여러개로 묶은 카트리지 형태로 만들어 트럭으로 운반하는 방식을 시험 중에 있으며, 자동차뿐만 아니라 철도, 선박 분야에서도 활용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그리고 토요타는 이를 더욱 작은 단위로 만들어, FCV 뿐만 아니라 이륜차, 드론, 심지어는 가정용 및 산업용 등, 다각도로 공급 및 사용 가능한 방식을 연구중이라고 한다. 토요타는 현재 자회사인 토요타 우븐 홀딩스를 통해 건립한 실험도시인 우븐 시티(Woven City)에서 이와 같은 카트리지형 수소탱크를 시험하고 있다. 

이 카트리지는 직경 약 18cm에 전체 길이는 약 40cm 가량의 작은 크기를 가지며, 파이프라인이 없어도 거의 모든 생활권에 수소 에너지를 손쉽게 운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카트리지 한 개당 저장용량은 5kg를 목표로 개발되고 있다. 토요타는 이와 같은 수소 카트리지에 대해 "소규모의 인프라로도 대응할 수 있어, 자연 재해 등의 상황에서 에너지를 공급받지 못해 고립된 지역은 물론, 송전시설이 구축되지 않은 지역에서도 귀중한 에너지를 공급할 수 있다"고 말한다.

수소 에너지는 탄소중립사회의 실현을 위해 꼭 필요한 에너지 중 하나다. 전 세계 자동차 업계와 미디어의 관심이 BEV에 편중되어 있는 상황에서, 진정한 미래의 에너지이자, 대한민국의 또 다른 성장동력이 될 수도 있는 수소 에너지에 대해 더 많은 관심이 필요하다고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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