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박' 수요가 늘기 시작하면서 현재 대한민국 국내에는 다양한 종류의 차박 캠핑카들이 쏟아지고 있다. 여기에 최근 그랜드스타렉스를 대체하는 신모델 스타리아의 등장으로 인해 차박 캠핑카 시장이 더욱 활기를 띌 전망이다. 게다가 근래에는 그동안 차박이라는 요소나 상황 자체를 언급조차 하지 않던 자동차 제조사들까지 직접 나서서 자사의 크로스오버나 SUV 차종이 '차박'에 유용하다는 것을 연신 어필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리고 이와 같은 움직임과 맞물려 국내의 차박 시장은 더욱 풍성해지고 있다.
캠핑 문화의 본고장인 유럽의 경우에는 이전부터 다양한 형태로 차박을 즐겨왔다. 이에 다양한 종류의 캠핑박스 제품들은 물론, 캠퍼밴 모델들이 크게 발달해 있다. 그리고 이 캠퍼밴들 또한, 차량의 크기에 따라 다양한 모델들이 존재한다. 이번에 소개할 캠퍼밴은 그 중에서도 가장 작은 캠퍼밴에 해당하는 모델이다. 바로 폭스바겐 상용차 부문에서 생산하는 캐디 캘리포니아(Caddy California)다.
폭스바겐 캐디 캘리포니아는 동사의 소형 상용차인 캐디(Caddy)를 기반으로 제작된다. 폭스바겐 캐디는 유럽의 LCV(Light Commercial Vehicle) 가운데 가장 작은 크기를 갖는 LAV(Leisure Activity Vehicle)에 속하는 모델로, 1979년도부터 만들어지기 시작해 오늘날까지 4세대를 이어 오고 있는 모델이다. 경쟁 차종으로는 시트로엥 베를링고(Citroën Berlingo)와 르노 캉구(Renault Kangoo) 등이 있다.
캐디 캘리포니아는 기본적으로 작은 크기의 베이스 차량을 기반으로 하는 캐디 캘리포니아는 간소화된 구성을 갖는다. 이는 제한된 차체 크기를 최대한 유효하게 활용하기 위한 것이다.
이러한 경향은 외관에서부터 그대로 드러난다. 캐디 캘리포니아는 후석 슬라이딩 도어와 테일게이트에 붙어 있는 전용의 레터링과 운전석 및 조수석 창에 붙어 있는 접이식 모기장을 제외하면, 일반 상용의 폭스바겐 캐디와 거의 다를 것이 없다. 심지어는 그 흔한 어닝조차 제공되지 않으며, 편평한 구조의 테일게이트를 어닝의 대용으로 활용하는 정도다.
캐디 캘리포니아에서 편의시설이라고 할 만한 부분은 사실 상 트렁크룸의 운전석측에 마련된 작은 캠핑박스형 구조물 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곳에는 서랍형으로 꺼내 쓸 수 있는 1구 가스버너가 설치되며, 그 아래로 식기함을 포함하는 간단한 수납장이 마련되어 있다.
조수석측에는 2개의 전용 캠핑용 의자와 테이블을 수납할 수 있는 수납백이 설치되어 있다. 여기서 의자를 빼내고 나면, 다른 물건들을 수납할 수 있는 공간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또한 의자 수납백 앞쪽의 남는 공간은 이동 시 짐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다.
침대는 간단하게 펴고 접을 수 있는 방식으로 설계되어 있으며, 플라스틱 스프링 지지대로 버티는 구조로 설계되어 비교적 얇은 매트리스를 사용하고 있음에도 쾌적한 수면을 가능하게 했다. 또한 침대를 접은 상태에서는 뒷좌석을 온전히 활용할 수 있는 구조로 되어 있다.
침대를 펼치는 작업은 어렵지 않다. 조수석과 뒷좌석을 앞으로 접어주고 그 위쪽으로 침대 프레임을 펼쳐서 매트리스만 올리면 된다. 침대를 완전히 펼쳤을 때의 크기는 가로 1,070 mm, 세로 1,980 mm로, 두 명의 성인이 다소 타이트하게 누울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한다.
침대에 누웠을 때 천장쪽을 바라보게 되면, 시원하게 뚫린 파노라믹 글라스 루프가 그 진면목을 발휘한다. 파노라믹 글라스 루프는 시원한 개방감 뿐만 아니라, 침대에 누운 채로 밤 하늘의 별들을 한 눈에 바라볼 수 있어, 캠핑에 감성을 더해준다. 또한 파노라믹 글라스 루프를 비롯한 창 모두에는 별도의 단열/프라이버시 보호용 커버를 설치할 수 있도록 만들어져 있다.
후방 측면의 창에는 전용의 수납 백을 달아 수납공간을 늘릴 수 있다. 이러한 형태의 수납백은 작고 가벼운 물건들을 넣어 두기에 유용하며, 한정된 크기를 가진 캐디 캘리포니아의 공간을 십분 활용할 수 있도록 돕는다.
폭스바겐 캐디 캘리포니아는 영국 시장 기준으로, 총 4종의 파워트레인이 마련된다. 엔진은 102마력, 122마력 사양의 2.0 TDI 디젤 엔진과 114마력 사양의 1.5 TSI 엔진의 3종이 마련되고, 변속기는 6단 수동 변속기와 7단 DSG 변속기의 2종이 준비된다.
이 외에도 보행자와 자전거 운전자를 감지 가능한 긴급제동 기능을 시작으로 차선유지보조 장치, 운전자 주의 어시스트 등의 능동 안전장비를 기본으로 제공한다. 여기에 전자식 차동기어 잠금장치와 브레이크 어시스트, TPMS, 이머전시 콜 기능을 제공한다.
작은 차체에 간소한 구성을 갖춰, 가볍고 간편하게 차박을 즐길 수 있는 폭스바겐 캐디 캘리포니아의 가격은 영국 시장 기준으로 29,975~34,709파운드(한화 약 4,764~5,517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