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생산한 포드의 자동차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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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가 생산한 포드의 자동차들
  • 모토야
  • 승인 2021.06.29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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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자동차기업 현대자동차는 196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자동차 사업을 시작하여 오늘날에는 세계 10위권에 해당하는 거대기업으로 성장했다. 조선, 반도체 등과 함께 대한민국의 주요 수출품인 자동차를 제조하는 큰 축으로 성장한 현대자동차. 하지만 당시의 열악한 환경 속에서 미답의 영역을 홀로 개척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웠다.

그래서 현대자동차는 여느 후발 자동차 제조사들과 마찬가지로 '스승'의 역할을 해 줄 기업이 필요했다. 제조업에서 선발주자의 제품을 라이센스 생산하는 경험은 제품의 생산 및 개발에 대한 노하우를 획득하는데 있어 매우 중요하다. 선발주자가 짧게는 십 수년, 길게는 수십년에 걸쳐서 얻은 성과를 빠르게 흡수할 수 있는 기회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특히, 자동차와 같이 고도의 기술력이 수반되어야 하는 분야에서는 이와 같은 과정을 통해 성장한 기업들이 많다.

현대자동차의 스승이라 할 수 있는 기업으로는 대체로 일본의 미쓰비시자동차를 꼽는다. 현대자동차와 미쓰비시자동차와의 관계는 대중에게도 널리 알려진 바 있다. 하지만 현대자동차가 처음으로 스승으로 모신 자동차 제조사는 당대의 자동차산업 최강국인 미국의 기업, 포드자동차(이하 포드)였다. 현대자동차의 본격적인 역사는 포드와 기술제휴관계를 맺고, 포드에서 공급하는 차량을 라이센스 생산하는 것으로 시작되었다. 

하지만 현대와 포드의 관계는 그리 오래 가지는 못했다. 면허생산 체계의 현실이 냉혹하게 작용했던 것이다. 포드는 현대자동차를 동등한 사업 파트너라기 보다는, 자사의 아시아권 생산 기지 쯤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이 때문에 현대자동차는 기술 제공사인 포드의 요구에 그저 수동적으로 따라갈 수밖에 없었다. 그렇다는 것은 시장의 상황에 유연하게 대처하기 어려워진다는 것을 의미했다. 당시 정주영 회장이 당시 국내업체로서는 이례적으로 일찌감치 포드와의 결별을 준비하고 독자생존의 길을 모색하기 위해 고군분투 했던 것도 이러한 현실을 일찍 간파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현대자동차와 포드와의 관계는 적어도 1980년대 초중반까지는 유지되고 있었다. 스텔라의 기반설계와 고급 세단인 포드 그라나다 등으로 아직은 엮여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대자동차는 이후 포드와의 관계를 청산하고 독자생존의 길로 나서면서 지금은 그 포드조차도 쉽게 넘볼 수 없는 거대 기업으로 성장했다. 현대자동차의 손에서 생산되어 국내의 도로를 누볐던 포드의 자동차들을 한 데 모았다.

포드 코티나
포드 코티나는 현대자동차의 첫 양산차다. 현대자동차의 첫 양산차라 하면, 으레 ‘포니’를 떠올릴 수 있지만, 이는 '독자 개발 모델'을 기준으로 했을 때의 이야기고, 실제로 처음 대량생산을 하기 시작한 차는 이 차다. 포드 코티나는 포드자동차의 유럽지부(이하 유럽 포드)에서 개발한 중형급 승용차로, 영국에서는 코티나, 유럽대륙에서는 타우누스라는 이름으로 판매되었다. 현대자동차는 이 차를 CKD(Complete Knock down, 완전분해제품) 방식으로 생산, 모든 부품을 현대자동차가 직접 조립했다.

포드 20M
포드 20M은 현대자동차가 처음으로 생산한 대형 고급 세단으로, 시 유럽 포드가 생산하고 있었던 고급 대형세단 타우누스 20M(Taunus 20M)을 현대자동차가 라이센스 생산한 것이다. 1968년, 유럽포드의 중형 승용차 코티나(Cortina)를 생산한 것을 시작한 이래 불과 1년 만에 추가된 현대자동차의 두 번째 양산차이기도 하다. 이 차는 등장하잠마자 당대를 주름잡았던 신진자동차의 크라운과 경쟁을 벌였다.

포드 그라나다
현대자동차가 생산한 포드 그라나다는 유럽포드의 서독(Ford-werke GmbH)지부에서 개발한 의 2세대(Mk. II) 모델로, 고급 자동차 수요층 공략을 목표로 1978년부터 생산을 시작했다. 정통 '구라파' 스타일을 내세운 후륜구동 고급 세단 그라나다는 전/후륜에 모두 코일 스프링과 가스식 쇽업소버를 탑재한 전륜 더블위시본, 후륜 세미 트레일링 암 형식의 4륜 독립식 서스펜션, 현대적인 유압식 랙 앤 피니언 타입 파워스티어링 시스템, 이중 유압식 브레이크, 충돌안전을 위한 보닛 설계와 충격흡수 구조 등, 당대에서 가장 선진적인 기술들이 사용된 자동차였다. 2차 석유 파동 이후에는 2.0리터 4기통 엔진을 추가하는 등으로 명맥을 잇다가 그랜저의 등장과 함께 단종을 맞았다.

R버스
현대자동차는 승용차 뿐만 아니라 상용차 부문에서도 포드와 협력했다. 1969년부터 생산되기 시작한 이 차는 현대자동차가 유럽포드의 영국측 법인과의 기술제휴로 생산된 차량으로, 도심을 운행할 시내버스 용도로 생산되었다. 이 버스는 오늘날의 국내 대형버스들과는 달리, 엔진을 전방에 탑재하고 후륜구동 방식으로 구동되는 버스였는데, 당시 경쟁사였던 신진자동차의 버스에는 다소 밀렸다. 당시만 해도 국내의 도로 포장율이 형편 없었고, 이 때문에 유럽의 매끈한 도로 위를 달리도록 설계된 R 버스는 국내 실정에 맞지 않는 부분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 버스는 총 2종의 모델이 생산되었으며, 1977년경 생산이 종료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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