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만에 갈아엎은 新파워트레인의 진가는? - 볼보자동차 B 뱃지 파워트레인 체험기!
상태바
6년 만에 갈아엎은 新파워트레인의 진가는? - 볼보자동차 B 뱃지 파워트레인 체험기!
  • 모토야
  • 승인 2020.11.23 16:0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스웨덴의 볼보자동차가 '脫디젤'을 천명하고, 2019년도에 다시 한 번 파워트레인을 '싹' 갈아 엎었다. 이는 Drive-E 파워트레인을 일괄채용한 2013년 이래 고작 6년 만의 일이다. 통상 자동차 업계에서는 새로운 엔진이 개발되면 이 엔진을 최소 10년 가량 운용하게 되는데, 볼보자동차는 매우 이른 시기에 파워트레인 전면 교체를 단행한 것이다.

볼보자동차의 신규 파워트레인은 이른 바 'B뱃지'로 명명되었으며, 기존의 Drive-E 파워트레인과는 근본부터 다르다고 말한다. 그리고 이 새로운 파워트레인은 2020년, 대한민국에서도 전차종에 걸쳐서 경험할 수 있게 되었다. 볼보자동차의 새로운 B 뱃지 파워트레인의 핵심은 바로 '48V 전장계'를 사용하는 '마일드 하이브리드(Mild-Hybrid Electric Vehicle, MHEV)' 구동 시스템이라는 데 있다. 마일드 하이브리드란, 전기모터가 단독으로 구동하지 않는 형태의 하이브리드를 말한다.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전기모터는 엔진 시동, 출발가속, 등판가속 등의 제한적인 상황에서만 동력전달을 수행한다. 통상의 풀-하이브리드 시스템보다 보조동력의 성향이 더 강한 것이다. 과거 '스트롱 타입'으로 불렸던 일반적인 '풀-하이브리드' 시스템의 경우, 전기모터가 단독으로 저속주행까지 가능한 것과는 성격이 크게 다르다. 

물론, 이렇게 제한적인  활용도를 지니고 있음에도 현재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유럽계 자동차 제조사들에게 크게 주목받고 있다. 특히 기존 12V 전장계 대비 4배나 높은 전압을 사용하는 48V 전장계가 새롭게 도입되면서 마일드 하이브리드의 가치가 상당히 올라갔다. 한층 업그레이드된 전장계를 통해 보다 효과적인 전력 수급이 가능해진 관계로, 종래의 12V 전장계 기반 마일드 하이브리드에 비해 한층 유의미한 성능향상과 배출가스 저감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마일드 하이브리드는 통상의 풀-하이브리드 시스템 대비, 차지하는 공간이 매우 작다. 통상의 풀-하이브리드 구동계의 경우에는 대용량의 전기모터를 구동시키기 위한 별도의 AC 전장계와 더불어, 이에 맞는 전용의 배터리팩, 동력 제어 유닛 등, 다수의 크고 무거운 장치들이 추가돼야 하므로, 상당한 추가 공간을 요구한다. 그래서 일반적인 양산차에 그대로 적용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토요타 프리우스, 현대 아이오닉과 같은 하이브리드 전용 모델이 등장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반면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기존 DC 전장계를 그대로 사용하고, 기존 시스템의 개선을 통해 적용 가능하여, 추가적인 공간을 덜 요구한다. 그 덕분에 통상의 내연기관 엔진만을 사용하는 양산차의 DC 전장계를 보강하는 수준의 설계변경으로도 적용이 가능하다는 것이 큰 장점으로 꼽힌다. 여기에 연료를 가장 많이 소비하는 출발가속 및 등판가속에서 보조동력을 제공하는 덕분에 연료를 확실히 절감할 수 있다. 그리고 최근 들어 유럽 기반의 자동차 제조사들이 48V 전장계를 채용하기 시작하면서 이러한 장점들이 부각되며 마일드 하이브리드의 주가는 더욱 뛰어 오르고 있다. 특히 날로 강력해지고 있는 배출가스 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가장 효율적이고 손쉬운 방법론으로 통하고 있다.

볼보자동차의 새로운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 B 배지 파워트레인은 기반 엔진설계부터 다르다. 배기량은 1,969cc로 동일하지만, 볼보자동차 측에서는 "볼트 하나도 같은 것이 없다"고 말할 정도로 상당한 설계변경이 가해졌다고 한다. 또한, 기존 DRIVE-E 엔진 대비 밸런스 샤프트를 한층 정교하게 조율하여 더욱 뛰어난 회전질감을 제공한다고 한다. ISG 전기모터 유닛이 지원하는 최고 출력은 14마력 가량으로, 출발가속과 등판가속 등에서 추가 동력을 제공한다. ISG 모터 유닛은 엔진 시동모터와 보조동력 공급의 기능이 통합된 것으로, 종래의 스타트 모터 대비 한층 매끄럽고 원활한 시동성을 보장한다. 새로운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적용한 XC40 B4와 V60 크로스컨트리 B5를 각각 시승해 보며 그 차이점을 확인해 본다.

XC40의 B4 파워트레인
XC40은 V40을 제외하면, 볼보자동차의 막내급에 해당하는 소형 크로스오버 모델이다. 그리고 이 차에는 B 뱃지 파워트레인 중에서 'B4' 파워트레인을 탑재하고 있다. XC40의 B4 파워트레인은 197마력/5,400rpm의 최고출력과 30.6kg.m/1,500~4,200rpm의 최대토크를 발휘한다. 

새로운 B4 파워트레인을 품은 XC40은 과거에 시승했었던 T4 모델과 '처음'부터 '끝'까지 확실하게 다른 느낌을 전달한다. 일단 '처음'에 해당하는 시동 단계에서부터 전혀 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볼보자동차 특유의 플로어 콘솔에 마운트된 시동 노브를 젖히는 순간, '스르륵'하는 느낌으로 시동이 걸리기 때문이다. 종래의 시동모터를 사용했던 과거의 T4 모델과는 확연하게 다르다.

그 다음 과정인 발진가속에서도 마찬가지다. 가속 페달을 자연스럽게 밟아주는 순간, 기존 대비 몇 배는 매끄러워진 느낌으로 부드럽게 발차한다. ISG 전기모터 유닛이 발차시 엔진에 추가적인 동력을 공급해주기 때문이다. 가속페달을 놓지 않는다면, 부드럽고도 중량감 있게 쭈욱 나아가는 감각을 경험할 수 있다. 엔진 하나에 의존하던 과거의 T4 모델과는 격이 다른 출발가속을 경험할 수 있다. 

이는 정지상태에서 급하게 가속을 하는 경우에서도 마찬가지다. 발차하는 그 순간부터 최대의 토크가 전개되는 전기모터가 엔진이 회전수를 올릴 시간을 벌어주고, 그 뒤에 엔진이 최태토크를 발휘하는 회전수에 이르는 모든 것이 물 흐르듯 진행되는 덕분에 한층 매끄러운 가속을 경험할 수 있다. 아울러 한층 회전질감이 향상된 엔진 덕분에 고회전으로 올라가는 와중에도 소음과 진동이 의외로 크지 않다. 4기통 엔진들 가운데서는 손꼽히는 수준의 질감을 즐길 수 있다.

등판 가속에서도 마찬가지다. 충분한 보조동력을 제공하는 모터 덕분에 엔진 하나에 의존해야 했던 T4와는 다른, 스트레스 없는 가속을 경험할 수 있다. 이 뿐만 아니라, 한층 매끄러워진 회전질감과 구동 특성을 가진 덕분에, 기존 T4 시절에는 다소 아쉬움을 느꼈었던 정숙성의 측면에서도 상당한 개선을 이루어, 더욱 만족스러운 경험을 제공한다. 여기에 연식 변경을 하는 과정에서 섀시에도 미세조정을 가해, 파워트레인의 변경과 더불어 총체적으로 향상된 주행질감을 제공한다. B4 파워트레인과 함께 한층 뛰어난 주행질감과 연비, 그리고 낮은 탄소 배출량이라는 세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은 XC40은 향후 더욱 사랑 받는 차종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V60 크로스컨트리의 B5 파워트레인
그 다음은 V60 크로스컨트리에 오를 차례다. V60 크로스컨트리는 기자가 볼보자동차의 양산차들 가운데 가장 선호하는 모델이기도 하기에, 더욱 기대가 되었다. V60 크로스컨트리 모델에 탑재된 B5 파워트레인은 250마력/5,700rpm의 최고출력과 35.7kg.m/1,800~4,800rpm의 최대토크를 발휘한다. 이는 기존 파워트레인 체계 상 동급에 해당하는 T5 파워트레인에 비해 최대토크는 동일하지만 최고출력은 오히려 4마력이 내려갔다. 오차범위 수준이기는 하지만, 제조사 공식 제원이 하향되었다는 것은 다소 아쉽게 느껴졌다.

하지만 막상 시승을 시작하고 보니, 그러한 아쉬움을 느낄 새가 없었다. 되려 새로운 파워트레인을 품은 V60 크로스컨트리는 기대를 멋지게 충족시켜주었다. 전반적인 개선점은 XC40의 B4 파워트레인과 같은 맥락에 있다. 기존 대비 한층 매끄러워진 발차 및 가속, 체감 상 한층 향상된 등판가속 성능, 그리고 한 차원 업그레이드된 정숙성이 있다. 기존의 DRIVE-E 계열 T5 파워트레인의 경우, 어딘가 모르게 디젤 엔진스러운 소음과 진동이 존재했는데, B5의 경우에는 그러한 것들이 사라졌다.

주행질감 또한 한층 정교해졌다. 기존의 V60 크로스컨트리는 덩치에 비해 꽤나 묵직한 느낌이 있었지만, 새 파워트레인 덕분에 차가 한층 가벼워진 느낌으로 가/감속을 진행하는 것을 볼 수 있다. 발차/등판 등의 상황에서 ISG 유닛이 힘을 보태 주는 덕분이라고 할 수 있다. 엔진 하나에 의존했던 T5 시절에는 발진 가속에서 다소 주춤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었는데, B5 파워트레인을 품은 V60 크로스컨트리는 그러한 느낌을 거의 주지 않는다.

또한 V60 크로스컨트리 역시 새 파워트레인 적용 및 연식 변경이 이루어지는 과정에서 섀시에도 미세한 튜닝을 가해, 기존보다 미세하게 더 개선된 승차감과 조종성을 제공한다. 이렇게 새로운 파워트레인을 적용하면서 V60 크로스컨트리는 한층 완성도 높은 자동차로 거듭났다. 

단순한 엔진 변경이 아닌, 총체적 성능향상
새로운 B 파워트레인을 적용한 볼보자동차 XC40과 V60 크로스컨트리를 시승하면서, 이들이 추구하는 바가 단순한 '환경규제 대응'을 넘어 선, 총체적인 성능향상을 도모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이는 프리미엄 브랜드로 거듭난 볼보자동차라면 마땅히 취해야 할 스탠스이기도 하다.

절대적인 수치 보다는 체감으로 느낄 수 있는 성능을 크게 개선함과 동시에 더욱 적은 배출가스와 개선된 연비를 실현하는 볼보자동차 B 파워트레인은 직접 경험하면 할수록 그들이 주장하는 'Better'의 의미가 무엇인지를 실감할 수 있는, 잘 만들어진 파워트레인이다. 그리고 새로운 파워트레인으로 무장한 볼보자동차 라인업은 올해도 국내 시장에서 성장 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