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규어 E-타입의 직렬 6기통, 반 세기만에 부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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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규어 E-타입의 직렬 6기통, 반 세기만에 부활하다
  • 모토야
  • 승인 2020.07.20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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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고급 자동차 제조사 재규어의 걸작 중 걸작을 꼽는다면 단연 E-타입(E-type)을 들 수 있을 것이다. 재규어 E-타입은 재규어 역사의 황금기를 이끈 명차로, 항공기 엔지니어 출신인 말콤 세이어(Malcolm Sayer)의 미려한 스타일링과 더불어 C-타입, D-타입 등 50년대 르망24시를 호령했던 선조들의 피를 고스란히 이어 받아 뛰어난 성능을 자랑했다. 여기에 안락한 승차감까지 겸비하고 있어, 당대 최고의 스포츠카 중 하나로 손꼽혔다. 그리고 오늘날의 재규어 스포츠카, F-타입은 이 차의 정신적인 후계자임을 자처하고 있다.

재규어 E-타입은 재규어의 모토인 '아름다운 고성능'을 확립한 'XK 시리즈'의 후계자로 탄생한 스포츠카다. 1961년, 제네바 모터쇼에서 공개한 E-타입은 열띤 호응과 함께 대성공을 거두었다. 재규어 E-타입은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며 1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총 7만 2,500여대가 전세계로 팔려나갔다.

재규어 E-타입의 심장은 고성능 스포츠카 XK150에도 사용되었던 재규어의 직렬 6기통 XK6 엔진이다. 이 직렬 6기통 엔진으로 인해 E-타입의 길고 중앙부가 돌출된 특유의 디자인이 완성되었다. 1961년 등장한 E-타입에 사용되었던 XK6엔진은 3.8리터의 배기량으로 265마력의 힘을 발휘했다. 그리고 이 엔진을 채용한 덕분에  E-타입은 정지상태에서 60mph(약 97km/h)까지 가속하는 데에는 6.4초 밖에 걸리지 않았고, 최고속도는 150mph(약 241km/h)에 달했다.

하지만 이 E-타입 이후로 재규어의 양산차에 이 3.8리터 직렬 6기통 유닛은 더 이상 사용되지 않았다. 직렬 6기통 특유의 지나치게 긴 실린더 블록 형상으로 인해 탑재에 어려움이 있었으며, 소형화에도 어려움이 따랐다. E-타입과 더불어 이 당시의 재규어 승용차들은 하나같이 보닛이 길었다는 것이 이를 증명한다. 이 때문에 S-타입 이후에 개발된 재규어 자동차에서는 최근까지도 V8과 V6 엔진만을 사용하고 있는 중이었다.

그런데 최근, 반세기 동안 잠들어 있었던 재규어의 직렬 6기통 엔진이 부활을 맞았다. 재규어가 XK6 엔진의 주철 엔진블록을 재생산하기 시작한 것이다. 재규어의 클래식카 사업을 맡고 있는 재규어 클래식(Jaguar Classic) 디비전에서는 6월 하순부터 XK150과 XK150S, Mk. IX, Mk. X, Mk II, 그리고 E-타입에 사용 가능한 XK6 엔진의 주철 실린더 블록을 생산하기 시작했다고 발표했으며, 이 실린더 블록은 별도로 구매가 가능하다고 한다.

클래식 재규어를 위해 다시금 생산되기 시작한 XK6 엔진의 실린더 블록은 반세기 전의 설계에 따라 정확하게 제작되며, 제조사에서 직접 보증까지 해준다. 이 뿐만 아니라, 클래식 재규어 차량을 보유 중인 소유자에게는 차량 등록증 및 소유권 증명서 등의 서류를 제출하면, 기존 차량의 실린더 블록 일련번호를 병기해주는 서비스도 제공한다. 제조사에서 50년 만에 다시 생산하기 시작한 XK6 엔진의 실린더 블록은 개당 14,340파운드(한화 약 2,172만원)에 판매되며, 재규어의 순정 부품 및 액세서리 보증 프로그램이 적용되고, 고유 인증서까지 발급된다.

이 외에도 재규어랜드로버는 포드자동차로부터 공급받고 있었던 현행의 V6 엔진을 대체하기 위해 자체개발 엔진인 인제니움(Insenium) 엔진 라인업에 새로운 3.0리터 직렬 6기통 엔진을 추가했다. 포드자동차가 기존의 V6 엔진 공급을 거부하면서 라인업의 허리를 책임져야 할 신형의 6기통 엔진을 확보해야 할 필요성이 생겼기 때문. 위에서 소개한 구세대의 직렬 6기통이 아닌, 신세대의 재규어 직렬 6기통 엔진으로 태어난 이 엔진은 지난해 등장한 랜드로버 레인지로버 스포츠 스페셜 에디션을 통해 처음으로 공개된 바 있다. 인제니움 엔진의 직분사 기구 및 터보차저 기술, 그리고 48V 전장계를 기반으로 동작하는 이 신세대 직렬 6기통 엔진은 기존 포드 V6 엔진 대비 향상된 성능과 효율을 자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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