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련된 아메리칸 럭셔리 세단 - 캐딜락 CT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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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련된 아메리칸 럭셔리 세단 - 캐딜락 CT6
  • 박병하
  • 승인 2020.07.07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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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딜락의 CT6는 현재 캐딜락 승용 라인업에서 F세그먼트에 해당하는 플래그십 럭셔리 세단이다. 지난 2016년부터 국내 시판을 개시한 CT6는 캐딜락 고유의 '아트 & 사이언스' 디자인 언어를 적극적으로 반영한 디자인과 더불어, 호화로운 실내와 합리적인 가격대로 주목을 끈 바 있다. 그리고 지난 2019년, '다시 태어났다'는 의미의 'Reborn'이라는 별칭까지 달고 상품성을 대대적으로 개선한 바 있다. 캐딜락의 플래그십 세단, CT6를 시승하며 그 매력을 하나하나 짚어 본다. 시승한 CT6는 플래티넘 사양의 모델로, VAT포함 차량 기본 가격은 9,768만원이다.

신세대 캐딜락, 에스칼라 컨셉트의 스타일을 담았다
CT6의 스타일링은 지난 2019년 대대적인 페이스리프트를 거친 이래 대대적인 변화를 맞았다. 이 변화는 단순한 부분변경이 아니다. 고유의 '아트 & 사이언스' 디자인 언어를 내려놓고 에스칼라(Escala) 컨셉트를 통해 제시한 새로운 디자인 언어로의 전환을 꾀한 첫 번째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캐딜락의 '아트 & 사이언스' 디자인 언어는 2003년 초대 CTS의 등장 이래 지난 16년 동안 캐딜락의 시그니처 스타일로 자리잡은 바 있다.

캐딜락이 초대 CTS를 통해 제시한 아트 & 사이언스 디자인 언어는 캐딜락의 전통적인 디자인 요소들을 미래지향적인 스타일링으로 풀어 내며 그동안 높은 평가를 받아 온 바 있다. 캐딜락 전통의 수직형 헤드램프와 핀 타입 테일램프, 그리고 펜타곤 그릴을 미래지향적인 선과 면으로 그려내는 것이 특징이었다. 이 고유의 디자인 언어 덕분에 적어도 스타일링의 측면에서 CTS 이후의 캐딜락 양산차들은 자신만의 색깔이 누구보다도 뚜렷했다.

하지만 지금의 자동차 디자인의 경향에서는 다소 벗어나는 부분들이 존재한다. 오늘날 자동차 디자인의 트렌드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점은 너나할 것 없이 수평향의 기조를 극단적으로 강조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렇게 수평 기조를 강조하는 경향은 ‘낮고 넓은(Low & Wide)’ 형상을 이룸으로서 한정된 크기에서 차체를 시각적으로 더욱 크고 웅장하게 보이도록 하기 위한 목적이 있다. 그리고 이러한 경향에 맞춰서 새로운 시대의 캐딜락을 상징하는 새로운 시그니처 스타일로서 제시된 컨셉트가 바로 에스칼라 컨셉트였다.

에스칼라 컨셉트의 스타일은 최근 국내에도 출시된 바 있는 신차 XT6와 CT4, 그리고 CT5에 차례로 도입된 바 있다. 현재의 CT6는 에스칼라 컨셉트에서 제시했던 스타일링 요소들을 기존의 CT6에 놀라울 정도로 절묘하게 녹여냈다. 수평향의 기조를 더한 헤드램프와 테일램프, 그리고 새로운 다지인의 펜타곤 그릴에서, 그 극적인 변화를 실감할 수 있다. 초기형의 늘씬하고 탄탄한 몸매는 그대로지만, 확실히 차가 달라보이는 느낌을 주기에 충분하다.

더욱 고급스러워진 분위기의 실내
CT6의 실내는 눈으로 보이는 외형적인 변화는 거의 없다시피하다. 그렇지만 질감과 편의성의 측면에서 개선된 사항들이 있다. 먼저 실내에 적용된 소재들이 크게 변화하면서 한층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시트와 도어트림, 대시보드 등에 질 좋은 가죽 소재를 아낌없이 사용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상부에는 울트라 스웨이드 마감까지 더했다.

편의성 측면에서의 변화 중 첫 번째는 새로운 버전의 캐딜락 CUE 시스템에 있다. 새롭게 적용된 CUE 시스템은 한층 깔끔하게 변화한 인터페이스를 통해 기존에 비해 한층 수월한 조작이 가능하며, 처리 속도도 준수한 편이다. 이 뿐만 아니라 별도의 조그 셔틀 다이얼을추가하여 조작의 편의성을 높이고, 응답성을 향상시켰다. 여기에 애플 카플레이와 안드로이드 오토를 기본 적용하는 것은 물론, 사용자가 직접 UI를편집하고 조작할 수 있도록 하여 더욱 향상된 사용자 경험을 제공한다.

CT6의 앞좌석은 신체를 탄탄하게 지지해주는 느낌의 착좌감을 제공한다. 또한 질 좋은 가죽을 사용하고 있어, 더 편안한 느낌으로 다가온다. 여기에 8방향 전동조절 기능을 포함하여 4방향 럼버 서포트와 열선, 통풍, 그리고 마사지기능이 모두 적용되어 있다. 시트의 구성에서 대형 럭셔리 세단이 가져야 할 기본적인 소양들은 충실히 갖추고 있다.

대형세단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 중 하나는 바로 뒷좌석이다. 특히 이번에 시승하게 된 플래티넘 모델의 경우에는 뒷좌석 역시 플래그십 럭셔리 세단에게 요구되는 사항들을 충실히 지키고 있다. 뒷좌석은 기본 5인승의 벤치형 구조로 이루어져 있지만, 사실 상 중앙의 팔걸이를 내려서 4인승으로 활용하는 형태다. 이 팔걸이는 비록 형태는 단순해 보일 지도 모르지만, 뒷좌석에 적용된 6방향 전동 조절 기능과 4방향 럼버 서포트, 열선, 통풍, 그리고 마사지기능에 모두 접근할 수 있다. 이 외에도, 별도의 리모컨으로 작동하는 뒷좌석 전용 엔터테인먼트 시스템과 리어 선셰이드 등이 기본으로 적용되어 있다.

이 뿐만 아니라 내부의 공간 또한 상당히 만족스럽다. CT6의 뒷좌석 공간은 독일계 F세그먼트 세단의 롱휠베이스 버전에 근접한 수준이다. CT6는 별도의 롱휠베이스 모델이 없음에도, 이 정도의 공간을 구현했다는 점이 꽤나 인상적이다. 단, 초기형과 마찬가지로, 뒷좌석의 시트 포지션이 다소 높다는 점이 아쉬울 뿐이다. 상부에는 앞/뒷좌석이 각각 분리된 형태의 파노라마 루프를 적용해 개방감을 높였다.

트렁크 공간은 대형세단으로서는 그리 넉넉치는 못한 편이다.  다른 캐딜락 모델들과 마찬가지로 들쑥날쑥한 돌출부가 많아 짐을 싣다가 걸리는 경우가종종 있다. 길이는 충분한 수준이지만 좌우 폭이 좁게 설계되어 있다는 점도 체감되는 공간을 작게 느끼게하는 원인이라고 생각된다. 대형 골프백은 2개를 수납할 수 있는 정도다.

3.6 엔진의 퍼포먼스는 여전
캐딜락 CT6는 초기형부터 줄곧 사용해 왔던 3.6리터 V6 엔진을 사용 중이다. 엔진의 최고출력은 334마력, 최대토크는 39.4kg.m로, 자연흡기 방식을 사용하면서도 배기량 1리터 당 90마력을 상회하는, 상당한 수준의 최고출력을 확보하고 있다.

이 엔진은 상황에 따라  6개의 실린더 중 4개의 실린더만 활성화시키는 액티브 퓨얼 매니지먼트 시스템이 적용되어 있다. 변속기는 새롭게 개발된 GM의 자동 10단 하이드라매틱 변속기를 사용한다. 이 변속기는 가다서다를 반복하는 도심 주행에서 엔진을 정지시켜주는 오토 스톱/스타트(ISG)를 지원한다. 구동방식은 후륜구동 기반의 상시사륜구동(AWD) 방식을 사용한다.

이러한 파워트레인을 장비하고 있는 캐딜락 CT6는 대형 세단으로서 활기가 넘치는 가속감을 선사한다. 새로운 자동 10단 변속기는 3.6리터 V6 엔진의 동력성능을  수준급으로 받쳐주며, 똘똘하게 동력을 분배한다. 또한 고회전에서의 변속 응답성이 개선되어, 한층 호쾌한 주행이 가능하다. 그동안 미국계 제조사들의 차들이 굼뜬 변속기로 인해 제 실력을 못 내는 경우가 많았고, 캐딜락의 양산차들 역시 마찬가지였지만,  적어도 CT6만큼은 그러한 사례에서 제외시켜도 될 정도로 자연스러운 반응을 보여준다. 자연흡기 엔진의 리니어한 응답성과 고회전에서 나타나는 날카로운 음색으로 대형세단이면서도 긴장감 있는 주행을 가감없이 즐길 수 있다는 점은 상당한 매력이라고 생각된다. 

큰 폭으로 개선된 승차감과 부드러워진 핸들링
초기형 캐딜락 CT6는 승차감에서 불만이 있었다. 대형세단에게 기대하게 되는 부드럽고 안정된 승차감과는 거리가 먼, 스포츠 세단에서나 경험할 법한, 단단하고 공격적인 느낌이 강했기 때문이다. 이는 당시 미국 시장에서 대형 세단의 구매연령대가 낮아지고 있음을 반영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로 인해 전통적인 구매층인 고연령층에게는 반감을 사게 되었고, 이 때문에 경쟁차종인 링컨 컨티넨탈이 자국 시장에서 크게 선전하게 된 결과로 돌아왔다. 그리고 CT6는 디자인 뿐만 아니라 승차감에서도 대대적인 변화를 꾀했다. 현재의 CT6는 초기형의 그것과는 꽤나 달라졌다. 이는 캐딜락의 자랑거리인 마그네틱 라이드 컨트롤(MRC)을 비롯해 서스펜션 전반의 설정을 크게 변화시킨 덕분이다. 따라서 현재의 CT6는 전통적인 대형세단에서 기대할 수 있는 여유와 안정감을 모두 경험할 수 있다.

이렇게 부드러워진 승차감 때문에 초기형의 스포티한 맛이 있었던 핸들링이 다소 무뎌진 느낌도 든다. 그렇지만 지나치게 잘 드는 칼보다 적당히 무딘 칼이 다루기 편한 법. CT6는 초기에 비해 한층 자연스러운 움직임을 보이며, 보다 부담 없이 조종에 임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댐핑 스트로크가 여전히 짧은 편이기는 하지만 대형세단에게 있어서 충분하고도 남음이 있는 수준의 조종성능을 제공한다.

플래그십 세단에서 가성비를 논한다?
캐딜락 CT6는 현재 국내에서 판매중인 수입 F세그먼트 럭셔리 세단들 중에서 상당히 합리적인 가격대를 제시하고 있는 차종 중 하나다. 현재 CT6는 8,880만~1억 322만원의 가격으로 판매되는데, 이는 국산 고급 브랜드인 제네시스 G90의 가격과 비슷하거나 더 낮은 수준이다. 물론 파워트레인이 한정되어 있기는 하지만, 내부의 소재나 편의장비 등, 다양한 부분에서 기본에 충실한 구성을 갖추고 있으면서도 합리적인 가격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이 포인트라고 할 수 있다. 

가격 대비 만족도 높은 럭셔리 세단을 원한다면
캐딜락 CT6는 대대적인 변화를 통해, 대형세단으로서 한 단계 높은 완성도로 태어났다. 특히 플래티넘 모델의 경우에는 외관 뿐만 아니라, 주행에서도 상당한 만족감을 주는 것은 물론, 대형 세단의 기본에 충실한 구성으로 젊은 구매층부터 전통적인 대형세단 구매층까지 아우를 수 있는 상품성을 갖췄다. 또한 독일계 F세그먼트 세단에 비해 합리적인 가격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은 변함 없는 매력 포인트다.

최신 트렌드를 따르면서도 캐딜락의 개성도 챙긴 외관디자인 뿐만 아니라 가격 대비 만족도 높은 럭셔리세단을 원한다면, 캐딜락 CT6는 경험해 볼 가치가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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