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자동차가 최근 미디어를 대상으로 시승행사를 준비했다. 시승하게 될 차량은 최근 쌍용자동차가 2020년형으로 출시한 '리스펙(RE:SPEC) 코란도'와 '리스펙 티볼리'다. 이 두 차종은 쌍용자동차가 최근 개발을 완료한 본격적인 단계의 '커넥티드 카 서비스'인 '인포콘(INFOCONN)' 시스템을 신규 적용하고, 주요 제품군의 사양을 대폭 증강한 것이 특징이다.
쌍용자동차는 '리스펙(RE:SPEC)'이란, "고객을 존중(Respect)하는 마음을 담아 가장 선호하는 사양으로 상품을 재구성(Respec)하여 새로운 가치는 제공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이는 최근 주목받고 있는 '가치소비' 트렌드에 발맞춰, 누구나 누릴 수 있는 실용적이고도 합리적인 상품구성을 지향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이는 현재 쌍용자동차가 진행하고 있는 '리스펙트 코리아(Respect KOREA)' 프로그램과도 맞닿아 있다.
이번 시승행사는 쌍용자동차가 새롭게 도입한 커넥티드 카 서비스, '인포콘'에 초점이 맞춰진 내용으로 구성되었다. 인포콘은 오늘날 자동차의 필수 구성요소로 정착한 '인포테인먼트(Infortainment)'에 '연결성(Connectivity)'에서 첫 네 글자를 각각 따 왔다. 군사용어로 정보작전방어태세를 의미하는 인포콘(INFOCON)와는 관계 없다. 쌍용 인포콘은 스마트폰 연결성과 사물인터넷, 자연어 기반 음성인식, 실시간 스트리밍 서비스 등을 한데 집약한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종래의 고급 자동차 브랜드에서 제공하고 있었던 텔레매틱스 서비스보다 한층 더 폭넓은 기능과 편의를 제공한다. 쌍용자동차는 "텔레매틱스의 편리함과 자체 제공 엔터테인먼트 콘텐츠의 즐거움을 한꺼번에 누릴 수 있다"는 점을 특히 강조한다. 이는 작금의 자동차 업계에서 가장 큰 화두가 되고 있는 'C.A.S.E(Connectivity, Autonomous, Share, Electrification)'의 C, 즉 '연결성'의 개념을 상당히 높은 수준으로 구현한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다.
쌍용 인포콘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 코란도와 티볼리는 스마트폰을 이용하여 다양한 기능을 활용할 수 있다. 최근에는 스마트폰으로 자동차 키를 대신하는 기술이 등장한 바 있지만, 쌍용 인포콘은 시동 외에도 '공조장치 제어 기능'과 '도어개폐' 기능, '차량 주요부품 이상 유무 체크' 및 '소모품 교체 시기 체크' 등으로 구성된 차량 자가진단 기능까지 제공된다. 이 외에도 넓은 주차장에서 차량의 주차위치를 확인할 수 있는 기능까지 제공한다. 이 기능은 차량의 주차위치로부터 반경 1km 안쪽에서 작동된다.
시승행사장에서 체험한 인포콘의 스마트폰 연동 기능은 상당히 원활하게 작동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차량이 주차된 장소가 다소 먼 거리였음에도 원격 시동 기능이 잘 작동되는 것을 볼 수 있으며, 공조장치 제어도 가능하다는 점도 인상적이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일부 고급 자동차에서나 경험할 수 있었던 기능을 소형급 크로스오버에서 경험할 수 있다는 점이 상당히 흥미로웠다. 단, 기능의 작동 유무를 앱 내부에서 표시하지 않고 푸시 알림으로 나타내는 방식을 사용하기에, 기능 이용 시 푸시 알림을 하나하나 확인해야 한다는 점이 조금 아쉬웠다.
또 한 가지 기능은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활용한 스마트홈 연동 기능을 들 수 있다. 이 기능을 활용하면, 차내에서 자택의 실온 조절이나 가스밸브 잠금, 조명 등의 기능을 활용할 수 있다. 그리고 월별로 차량의 상태를 보고하는 월간 차량 리포트 기능, 소모품 교체 알림 기능 등이 패키지 형태로 제공된다.
인포콘 시스템의 또 다른 특징 중 하나는 네이버 클로바 인공지능 플랫폼을 바탕으로 하는 음성인식 명령체계다. 코란도와 티볼리의 인포콘 시스템에 적용되는 음성인식 명령체계는 자연어 기반으로, 약 1만명 분의 목소리 데이터가 입력되어 있다고 한다. 실제 작동시에도 상당히 잘 알아 듣는다는 인상을 준다. 발음에 딱히 신경쓰지 않고 편하게 말해도 인식이 상당히 잘 되는 편이며, 다소 부정확한 경과가 나와도, 이를 적당히 수정하여 반영한다. 정해진 명령어를 또박또박 발음해야 하는 과거의 음성인식 기능과는 전혀 다른 편의성을 제공한다. 심지어 음성으로 문자 메시지를 보낼 수도 있고, 지식검색 등의 기능도 활용할 수 있다. 스마트폰 연동 기능이나 음성인식 등 대부분의 서비스는 차량 구매 후 2년간 무료로 이용 가능하다.
여기에 쌍용 인포콘만의 또 다른 아이템이 하나 더 있다. 바로 스트리밍 서비스다. 쌍용 인포콘은 지니뮤직과 카카오 팟캐스트 등의 컨텐츠를 차내에서 스트리밍할 수 있는 기능이 마련되어 있다. 그 중에서도 음악 스트리밍의 경우에는 상기한 음성인식 명령을 이용해 손쉽게 사용할 수 있다. 단 이 콘텐츠 스트리밍 서비스는 별도 요금제 가입을 통해 이용이 가능하다.
인포콘 시스템에는 이 외에도 또 다른 기능을 제공한다. 바로 사고시 긴급출동 기능이다. 이 기능은 종래의 텔레매틱스 서비스에서도 이용 가능한 기능이기는 하지만, 쌍용자동차 인포콘의 경우, 차량이 에어백 전개를 감지하면 이를 자동으로 인포콘 상담센터에 전송, 상담센터를 통해 상황에 맞는 조치를 받을 수 있다. 또한, 만약 에어백 전개 후, 운전자 및 탑승자 전원이 의식을 잃는 등으로 상담센터와 소통이 되지 않는 경우에는 즉각 긴급출동이 이루어진다고 한다.
이번에 출시된 리스펙 쌍용 코란도와 티볼리는 상품구성이 전반적으로 크게 변화했다. 먼저 코란도의 경우, 엔트리 트림인 C:3 플러스부터 상위 트림에나 적용되는 사양이었던 듀얼존 풀오토 에어컨과 통풍시트를 표준사양으로 제공한다. 전자동 에어컨과 통풍기능은 국내서 선호도가 상당히 높은 옵션 중 하나이기 때문에 경쟁사에서도 최소 중상위급 트림에 배정한다. 하지만 이 기능을 엔트리급 사양부터 제공한다는 점은 상당한 이점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중급 트림인 C:5부터는 아예 9인치 내비게이션과 인텔리전트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IACC, 고속도로 및 일반국도에서 사용 가능)을 표준장비로 제공함과 동시에 차량기본가격도 거의 동결수준으로 맞췄다.
티볼리의 경우에는 중급트림인 V:3에 힘을 크게 실었다. 리스펙 티볼리는 V:3 트림부터 긴급제동보조(AEBS), 스마트하이빔(HBA), 앞차출발알림(FVSA) 등의 선진운전자보조기술(ADAS)을 표준 사양으로 제공하고 판매가도 1,999만원으로 책정했다. 이 외에도 전방감지센서, 듀얼존 풀오토 에어컨, 무선충전패드 등을 표준사양으로 제공하여 경쟁력을 높였다.
리스펙 코란도의 판매가격은 가솔린 모델, C:3 2,197~2,331만원, C:5 PLUS 2,509만원, C:7 2,831만원, 디젤 모델은 트림별로 163만원을 추가함으로써 선택할 수 있다. 리스펙 티볼리의 판매가격은 트림별로 가솔린 모델, V:1 1,640~1,796만원, V:3 1,999만원, V:5 2,159만원, V:7 2,235만원, 디젤 모델, V:3 2,219만원, V:5 2,379만원, V:5 2,455만원(이상 모든 판매가 개별소비세 인하 기준)으로 가격 상승을 억제하여 경쟁력 확보, 소형 SUV 최고 수준의 가성비를 선사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지금 쌍용자동차는 2000년대 후반의 고난 이래 또 다시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현대기아의 맹렬한 신차공세로 소형 SUV 시장점유율을 상당부분 빼앗기고, 코로나19로 인해 모회사인 마힌드라의 자금지원도 막히게 되었다는 소식까지 전해졌다. 컴팩트 크로스오버 SUV 시장에서 '가성비'와 '첨단화' 전략으로 나선 쌍용자동차가 위기를 기회로 바꾸고 반등에 성공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