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메리칸 럭셔리 세단의 부흥을 꿈꾸다 - 캐딜락 CT6 시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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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칸 럭셔리 세단의 부흥을 꿈꾸다 - 캐딜락 CT6 시승기
  • 박병하
  • 승인 2016.09.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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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TS 이후로 약 5년간 공석이었던 캐딜락의 풀사이즈 럭셔리 세단의 자리를 메워 줄 신차가 드디어 등장했다. 캐딜락의 기함을 맡게 된 신차의 이름은 CT6. 길고 늘씬한, 대륙적인 풍모를 가득 담고 있는 미국식 세단이다. 한국지엠은 캐딜락 CT6의 출시를 기해, 미디어를 대상으로 하는 시승행사를 열었다.



캐딜락의 최신예 기함, CT6를 체험하고 그 매력을 짚어본다. 행사 당일에 준비된 CT6는 모두 플래티넘 모델이었다. CT6 플래티넘 모델은 상시 4륜구동과 MRC, 강화된 뒷좌석 편의장비가 돋보이는 상위 모델이다. VAT 포함 가격은 9,580만원.


과감함과 절제가 어우러진 아트 & 사이언스 디자인

과감하고 미래지향적인 색채가 강한 아트 & 사이언스 디자인 언어를 대형세단의 위신에 맞게 재해석했다고 볼 수 있다. 차체는 총 5,185mm에 이르는 기나긴 길이를 지니고 있다. 그런데 차폭은 1,880mm, 높이는 1,485mm로, 다른 유럽산 럭셔리 세단에 비해 다소 좁고 낮다. 하지만 이러한 폭과 높이 때문에 가뜩이나 긴 차체가 더 길어 보인다.




CT6는 길이도 길이지만, 이 길이를 유효하게 활용하여, 이상적인 프로포션을 구축한 점도 특징이다. 단순히 길이만 긴 것이 아니라, 시각적으로 차체가 비대하지 않고 날씬한 몸매로 보이게 한다. 전반적으로 시작적인 균형감이 좋은 편이다. 유럽산 롱휠베이스 세단처럼 억지로 잡아 늘린 모양새가 아닌 점이 더 좋다.




여기에 캐딜락 특유의 디테일 역시 빠짐 없이 챙기면서도 화려함을 더한 점이 부각된다. 세로줄 LED 주간주행등을 비롯하여, 펜타곤 그릴, 핀 타입 테일램프에 이르는 주요 디테일들은 대체로 CTS나 ATS같은 손아래 형제들보다 더 진중하고 점잖은 형상으로 마무리되어 있다. 하지만 헤드램프의 경우, 화려한 LED 램프와 세로줄 LED 주간주행등을 티어드롭(Tear drop) 형태로 배치하여, 동생들보다 더욱 강렬하고 개성적인 느낌을 주는 점이 재미있다.


가장 크고 여유로운 캐딜락 세단


이 날 시승한 CT6는 유럽식의 롱휠베이스 모델이 아니다. 하지만, 공간만큼은 유럽 태생의 롱휠베이스 럭셔리 세단들에 비해 아주 약간 부족하거나 비슷한 정도를 확보한 것으로 느껴진다. 특히, 그 동안 출시되어왔던 캐딜락의 신형 세단 차종들이 공간 및 거주성 면에서 조금씩 아쉬운 모습을 보여주었던 것과는 확연히 다른 여유를 만끽할 수 있다.


고급 대형 세단에 걸맞은 조립 및 마감 품질과 충실한 편의장비

캐딜락은 최근 ATS를 시작으로, 과거에 비해 비약적으로 향상된 조립 및 마감 품질을 보여 왔으며, 이러한 긍정적인 변화는 CT6에도 고스란히 작용하고 있다. 물론 캐딜락 CT6는 브랜드를 대표하는 고급 세단인 만큼, 한층 질 좋은 소재를 사용한 것이 눈에 띈다. 실내 곳곳은 가죽과 무늬목, 금속 소재 등을 아낌 없이 사용하고 있으며, 헤드라이닝은 고급 스웨이드 직물로 마감하여, 고급스러운 감각을 살렸다.




CT6를 위한 캐딜락 QUE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시원스러운 크기와 향상된 해상도를 보여주는 중앙 터치스크린식 디스플레이를 중심으로 구성된다. 또한, 플로어 콘솔에 별도의 터치패드를 마련하여 화면에 손을 대지 않고도 제어할 수 있도록 했다. 오디오는 무려 34개의 스피커로 구성된 BOSE PANARAY 사운드 시스템을 사용한다. CT6의 시동을 걸면 센터페시아 상단에 위치한 센터 스피커가 돌출되며, 풍부한 질감의 음색을 들려준다.


CT6의 좌석은 손아래 형제인 ATS와 CTS가 그랬듯이, 멋들어진 수트와 같은 인상을 준다. 좌석의 착좌감은 앞뒷좌석 모두 우수하며, 은연 중에 단단하다는 느낌을 준다. 소파처럼 지나치게 푹신하거나 하지 않고, 텐션을 주어 몸에 꼭 맞춘 느낌을 준다. 앞좌석은 허리받침과 다리받침 등을 포함하여 총 20방향의 전동조절 기능을 지원한다.


뒷좌석은 벤치형이지만, 6:4 비율로 나뉘어 등받이 각도와 높이, 허리받침을 포함하여 8방향의 전동조절 기능을 지원한다. 앞좌석과 뒷좌석 양측에는 3단계의 열선 기능과 통풍 기능, 그리고 마사지 기능을 모두 제공한다. 뒷좌석은 수동식 측면 커튼과 함께, 독립식 에어컨과 전용의 엔터테인먼트 시스템 등의 편의장비를 충실히 갖추고 있다.



이 외에도 CT6에 적용된 나이트 비전 시스템(Night Vision System)은 첨단 열감지 적외선 카메라를 이용해 야간 또는 악천후 주행 환경에서도 보행자나 도로상의 장애물을 구별해 감지한다. 또한, 업계 최초로 캐딜락이 선보이는 리어 카메라 미러는 운전자의 후방 시계를 300% 증가시키며, 풀 컬러 디스플레이를 통해 뒷좌석 등 차량 내부 장애물에 구애 받지 않는 후방 시야를 연출한다. 다만, 트렁크 리드에 장착된 카메라로 보여주는 영상이기 때문에 일반적인 룸미러와는 거리감이 달라, 적응에 시간이 다소 필요하다. 이 외에도 360도 서라운드 비전 시스템(Surround Vision System)을 비롯해 차선 유지 및 이탈 경고, 전방 추돌 경고, 전방 보행자 경고 시스템 등 주행 안전을 위한 첨단 사양이 대거 적용되었다.


우수한 능력 보여주는 파워트레인

국내에 시판되는 캐딜락 CT6의 파워트레인은 직분사 방식의 3.6리터 V6 자연흡/배기 가솔린 엔진과 GM의 자동8단 하이드라매틱 자동변속기가 짝을 이룬다. 구동방식은 상시 4륜구동을 채용하고 있다. CT6의 엔진 최고출력은 340마력/6,800rpm, 최대토크는 39.4kg.m/5,300rpm이다. 이 뿐만 아니라, CT6의 V6 엔진은 주행 상황에 따라, 6개의 실린더 중 4개의 실린더만 활성화시킴으로써 연료의 낭비를 막는 액티브 퓨얼 매니지먼트 시스템을 탑재한다. 공인연비는 도심 7.2km/l, 고속도로 9.9km/l, 복합 8.2km/l이다.



이 파워트레인의 능력은 대형 세단인 CT6를 전방으로 힘차게 밀어 붙여주는 힘을 지니고 있다. 가속페달을 밟아 차를 다그치기 시작하면, 힘차고 정력적인 가속감을 보여준다. 3.6리터 자연 흡/배기 엔진은 회전수가 오를수록 날 선 감각의 소리를 내는데, 이 소리는 스포티한 감각과 함께, 긴장감을 높이며 가속의 즐거움을 배가시킨다. 자동8단 변속기는 고회전에서 가끔 머뭇거리기는 하지만, 엔진에서 생성된 동력을 네 개의 바퀴에 착실하게 동력을 공급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가볍고 강건한 차체와 단단한 하체가 만들어 내는 공격적인 달리기

상기한 CT6의 힘찬 가속을 만들어 주는 요인 중 하나는 바로 신규 오메가 플랫폼과 각종 신소재로 완성된 가벼운 차체다. 한국 시장에 판매중인 CT6의 공차중량은 1,950kg인데, 이는 주요 경쟁모델인 유럽산 세단들에 비해서 가장 가벼운 축에 드는 무게다. 특히, 중요 부위에 카본파이버까지 써가며 무게를 줄인 BMW의 7시리즈보다도 더 가벼운 차체를 완성한 것이다.



CT6의 차체는 일체형 싱글 프레임인 BFI(Body Frame Integral) 공법을 기반으로 13개의 고압 알루미늄 주조물과 총 11종의 복합 소재가 적용됐고, 주요 접합부에는 알루미늄 스팟 용접과 알루미늄 레이저 용접 등 새 특허 기술들이 활용됐다. 차체의 총 64%에 이르는 광범위한 부위에 알루미늄 소재를 적용하는 등 접합 부위를 최소화 하고 약 20만 회에 육박하는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경쟁 차종 대비 적게는 50kg에서 많게는 100kg이상 가벼울 뿐만 아니라, 보다 강건하게 완성되었다.



이렇게 가볍고 강건한 차체는 CT6의 가속 성능뿐만 아니라 몸놀림까지 크게 개선하는 효과를 보이고 있다. CT6는 길이가 5미터를 넘는 대형세단임에도 불구하고, 간혹 자신보다 한 체급 작은 E세그먼트급 세단인 CTS를 연상시키는 몸놀림을 보인다. 물론, 기본적으로 체구가 큰 만큼, E세그먼트 이하 급의 발 빠른 기동성과 동등하지는 않다. 그렇지만 같은 체급의 유럽산 세단들에 비해 부족하기는커녕, 오히려 더 공격적이고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점은 확실히 특징적이다.



서스펜션의 설정 역시, 동급의 다른 럭셔리 세단에 비해 한층 단단한 면모가 두드러진다. CT6는 캐딜락의 자랑인 마그네틱 라이드 컨트롤(Magnetic Ride Control)과 상황에 따라 후륜을 일정량 조타하는 액티브 리어 스티어링(Active Rear Steering)을 채용하여 독자적인 액티브 섀시 시스템(Active Chassis System)을 구성했다.


마그네틱 라이드 컨트롤은 자기 유체를 사용한 서스펜션 시스템으로, 1/1000초 단위로 노면 상태를 감지해 각 조향/구동륜의 감쇠력을 실시간으로 조절, 안정적이면서도 날카로운 핸들링을 구현하는 일등공신 중 하나다. 또한, 액티브 리어 스티어링은 고속 주행 중 후륜을 전륜과 같은 방향으로 조타하여, 회피기동을 위한 빠른 차선 변경 등에서 제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뿐만 아니라, 저속에서는 조타륜의 반대로 후륜을 조향하여, 회전반경 감소에 도움을 준다.



스티어링 시스템의 감각은 CTS와 유사한 감각이다. 중립 지점에서 약간의 여유가 있지만, 격렬한 조타를 가하는 상황에서도 앞바퀴의 방향을 쉽게 파악할 수 있으며, 비교적 우수한 일체감을 보여준다. 가볍고 튼튼한 차체와 단단하고 정교한 하체, 일체감이 수준급인 스티어링 시스템 등이 어우러진 CT6의 몸놀림은 길이만 5미터를 넘는 대형세단으로서는 영민한 움직임으로 운전을 즐겁게 한다.


대형 럭셔리 세단에 걸맞은 우수한 정숙성

CT6는 대형 럭셔리 세단에게 요구되는 우수한 정숙성을 유감없이 뽐낸다. 체감 상으로는 유럽산 럭셔리 세단과 비교해도 전혀 밀리지 않는 정숙함이다. CT6는 이중접합 유리 등을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등, 정숙성을 살리기 위한 각종 N.V.H 대책을 강구했다. 회전수를 인위적으로 올리지 않는 이상, 엔진은 정차 중에도, 주행 중에도 시종일관 정숙함을 유지한다.


동급에서 가장 합리적인 가격

캐딜락 CT6는 기본형에 해당하는 `프리미엄`과 뒷좌석 편의장비를 확충한 `플래티넘`의 두 가지 트림으로 판매된다. VAT포함 가격은 프리미엄 7,880만원, 플래티넘 9,580만원이다. 일반적으로 3리터급 디젤 엔진을 장비하는 독일산 럭셔리 세단들이 기본형 모델조차 1억원이 넘는 가격인데 반해, CT6는 고급 사양조차 1억원을 넘지 않는다. 1억원대 초반에 집중되어 있는 독일산 세단과는 편의장비의 수준은 대등, 혹은 약간 우세하면서도 더욱 낮은 가격을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아메리칸 럭셔리 세단의 부흥을 꿈꾸다

캐딜락 CT6는 고급 대형 세단이 갖춰야 할 우수한 품질감과 여유로운 거주성, 그리고 편의장비를 충실하게 갖추고 있다. 과감함과 절제를 넘나드는 아트 & 사이언스 디자인 역시 매혹적이다. 여기에 우수한 파워트레인과 가볍고 강건한 차체와 정교한 하체를 통한 호쾌한 달리기 성능도 인상적이다. 안락함을 우선시하는 시장의 경향과는 다른 스포티한 감각은 캐딜락이 단순히 가격과 편의장비만 맞춘 차가 아닌, 남과는 다른, 자신만의 럭셔리 세단을 주장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독일산 세단들에 비해 한층 합리적인 가격표를 들고 나왔다. 캐딜락 CT6는 보다 합리적인 비용으로 대형 고급 세단을 만끽할 수 있게 해준다.



따라서 캐딜락 CT6는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한 조건들을 두루 갖추고 있다. 남과 다르고, 남에 비해 부족하지 않으며, 지갑에 걸리는 부담도 남보다 한층 적다. 자기만의 확고한 개성과 충실한 편의장비, 합리적인 가격이 어우러진 CT6는 아메리칸 럭셔리 세단의 부흥을 이끌기에 충분한 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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