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바`로 다시 태어난 르노삼성의 주역 - SM5 노바 G 시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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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바`로 다시 태어난 르노삼성의 주역 - SM5 노바 G 시승기
  • 박병하
  • 승인 2015.03.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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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5는 르노삼성 자동차(이하 르노삼성)의 대표 중형세단으로, 구 삼성자동차 출범 후 20년에 가까운 역사를 오늘날까지 함께 해 오고 있다. 새해 첫 달, 그 SM5가 `노바`라는 별칭과 함께 적극적인 공세에 나섰다. 지난 2013년의 부분변경 이후로, 두 번째의 부분변경을 맞은 SM5는 을미년 내수 시장에서 핵심 전력이 될 예정이다. 르노삼성은 SM5의 부분변경을 통해 모기업인 르노에서 밀고 있는 신규 패밀리룩으로의 전환에 마침표를 찍었으며, 신규 편의사양을 몇 가지 적용하여 상품성을 강화했다.



르노삼성은 SM5 노바를 내놓으면서 G, TCE, D, LPLi의 4가지의 파워트레인을 선보였다. G는 SM5 플래티넘을 잇는 SM5의 가장 기본적인 라인업으로, 2.0리터 4기통 가솔린 엔진과 닛산 엑스트로닉 CVT로 구성된다. TCE는 르노-닛산 얼라이언스의 다운사이징 파워트레인인 1.6리터 터보 엔진과 6단 더블클러치 변속기로 구성되며, D는 르노의 1.5리터 dCi 디젤 엔진과 더블클러치 변속기 조합, LPLi는 영업용/장애인용의 LPG 라인업이다. 을미년 새해를 맞아 다시금 전열을 가다듬은 SM5 노바. 그 중에서도 시장에서의 성패를 판가름하게 될 명실상부한 주력 모델인 2.0 G 버전을 시승했다. 시승차는 최고급사양인 RE 모델이다.





르노의 신규 패밀리룩을 입은 SM5 노바는 3세대 모델 등장시점과 비교하면 크게 달라진 인상을 받게 된다. 데뷔 때부터 지겹도록 들어왔던 `죠스바`라는 조롱에서 이제서야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뿐만 아니라 부분변경된 디자인은 기존의 늘씬한 몸매와 절제된 뒷모습과도 꽤나 볼만한 궁합을 이루고 있다는 점이 포인트. 신규 패밀리룩의 도입이 판매량에 직접적 영향을 끼쳤다는 것이 작년 한 해의 내수 시장의 성과에서 밝혀지면서, 이 효과가 SM5에도 작용하여 내수시장 판매량을 끌어올리겠다는 것이 르노삼성의 바람이다. 그 만큼 얼굴의 변화는 SM5 노바에서 중요한 요소다.





르노의 패밀리룩에서 가져온 라디에이터 그릴은 이번 부분변경의 핵심. 전체적으로 십자형태를 이루고 있는 신규 라디에이터 그릴은 무광 검정색 도장에 크롬 테두리로 멋을 부렸다. 또한, SM7의 것을 빌려온 듯한 전방 범퍼의 디자인도 SM5의 이미지를 한결 다르게 만들어 준다. 전반적으로 평면적이었다는 평가가 주류를 이루었던 3세대 SM5의 얼굴에서 상당 부분 탈피를 이루어냈으며, 전반적으로 부족했던 볼륨감을 확보한 느낌을 받게 된다. RE모델 전용의 18인치 프레스티지 알로이 휠은 촘촘한 스포크 형태가 돋보인다.



실내 디자인은 전반적으로 크게 달라진 점은 눈에 띄지는 않는다. 하지만 RE모델에만 허락되는 `차밍 그레이` 나파 가죽 마감 덕에, 다른 모델들에 비해 그 분위기가 한층 화사하게 다가온다. 최고급사양인 RE모델인 만큼, 실버 데코 인레이도 실내 곳곳에 적용되어 있다. 센터 콘솔에는 르노삼성의 `SMart Connect` 컨트롤러도 배치되어 있다. 2014년형부터 적용되기 시작한 우드그레인 패널과 은은한 무광 메탈릭 페인팅으로 차분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적당한 그립감과 손이 큰 사람에게도 잘 맞는 스티어링 휠, 별도의 모듈을 구성하여 배치된 오디오/핸즈프리 리모컨 역시 그대로.



SM5노바는 SM7 노바에 최초로 도입된 스마트 미러링 시스템이 추가되었다. 스마트 미러링 시스템은 기존 경쟁사에서 선보인 블루투스 방식이 아닌, 스마트폰과 차량의 모니터를 Wi-fi로 연결하는 시스템이며, 안드로이드를 운영체제로 하는 스마트폰에서는 차량의 모니터-스마트폰 간 양방향 조작까지 가능한 점이 강점이다. 전용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스마트폰의 T-map 내비게이션을 통신사 구분 없이 차량의 대형 화면에 그대로 구현이 가능하다. 유의할 점이 있다면, 이 시스템을 지원하는 기기와 지원하지 않는 기기가 각각 존재한다는 점이다. 따라서 이 기능을 사용하려는 운전자는 사전에 확인해 보도록 하는 것이 좋다.



SM5 노바 RE모델의 전 좌석은 나파(Nappa) 가죽으로 마감되어 있다. 화사한 톤의 차밍 그레이 컬러도 매력포인트. 그러나 국내 시장에서 밝은 색 가죽은 관리 상의 난점 등을 이유로 다소 기피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이 사양을 고르게 될 소비자는 그리 많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3분할을 이루며 안쪽으로 오목하게 만들어진 머리받침은 이 사양에서만 적용되는 특별 품목. 운전석은 8방향 전동조절과 3개의 메모리 기능을, 조수석은 6방향의 전동조절 기능을 지원한다. 특히, 꾸준히 지적되어 왔던 조수석의 높이를 조절 가능하게 변경된 점이 가장 만족스러운 부분이다. 양쪽 좌석은 3단계의 열선기능은 물론, 통풍기능까지 지원한다. 착석감은 안락하며, 양질의 질감을 지닌 나파 가죽이 만족도를 한층 높여준다.




뒷좌석은 가족형 세단이 가져야 할 미덕에 충실하다. 공간이 전반적으로 넉넉하게 배려되어 있으며, 등받이 각도 역시 적절한 각도를 이루는 점도 안락함에 일조한다. 좌우 양측의 착좌부에는 2단계로 작동 가능한 열선 기능과 독립 제어식 에어컨도 준비되어 있다. 2분할 구조로 이루어진 파노라믹 글라스 루프 또한, 뒷좌석의 체감 공간을 더해주는 부분. 그러나 착좌부의 위치는 여전히 다소 높은 편이다. 좌석은 따로 접을 수는 없으나, 스키쓰루 기능을 지원한다. 트렁크는 중형 세단으로서는 무난한 수준의 용량을 보여준다.



SM5 노바 G의 심장을 이루는 파워트레인은 3세대 모델의 등장 때부터 지금까지 줄곧 함께 해 오고 있는 직렬 4기통 2.0 CVTC II 가솔린 엔진과 엑스트로닉 CVT의 구성이다. 141마력/6,000rpm의 최고출력과 19.8kg.m/4,800rpm의 최대토크를 가지며, 도심 11.5km/l, 고속도로 14.1km/l, 복합 12.6km/l의 공인 연비를 갖는다.



SM5 노바 G를 시승하면서 가장 만족스러운 부분이 있다면 정숙성이다. 4기통 엔진으로서는 꽤나 부드러운 감각을 지닌 엔진의 회전질감, 유연한 CVT 변속기, 그리고 대체로 꼼꼼하게 배려된 방음 처리가 SM5의 정숙성과 쾌적함을 완성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게 한다. CVT 변속기는 일상적 운행 환경에서는 엔진의 회전 수를 최대한 낮게 유지하려 애를 쓴다. 또한, 데뷔 때부터 시종일관 부드러운 승차감을 유지해 온 하체는 일상적 운행에서의 쾌적함을 더해주는 요소로 작용한다. 여기에 더해진 사각지대 보조 시스템 등의 장비는 도심지에서의 운전을 더욱 편리하게 만들어주는 부분이다.



가속을 시작하면 차가 갑자기 앞으로 튀어나가는 느낌을 받는다. 가속력이 좋은 것이 아니라, 가속 페달 조작에 따른 스로틀 유닛의 반응이 민감해서다. 얼핏 `잘 나간다`는 착각을 일으키게 만드는 부분이긴 하지만, 딱 거기까지다. 이후의 반응에서는 출발 때의 그 예민함은 어디론가 사라져 버린다. 민감한 스로틀 반응은 운전자마다 호오(好惡)가 갈리는 부분이기는 하지만, 기자에게는 다소 신경질적인 느낌으로 다가왔다.



본격적으로 가속을 진행하면 저회전 영역 아래 숨겨 두었던 엔진 소음이 또렷해지면서 약간은 경쾌하게 전진을 시작한다. CVT는 가장 높은 성능을 내는 영역으로 회전 수를 고정시키며 엔진의 성능을 최대한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돕는다. 하지만 그다지 속 시원한 느낌을 주지는 못한다. 일상을 위한 자동차로서는 필요 충분한 성능이지만, 운전을 즐길 수 있을 만한 성능과 감각은 아니다. 체급과 파워트레인의 구성 등을 감안하면 무난한 수준이지만, 그다지 인상 깊은 성능으로 다가오지는 못한다. 고속 주행 중의 안정감은 적당한 편. 하지만 다소 민감한 조향 계통 때문에 운전대를 조작함에 있어서 은근히 신경이 쓰인다.



굽이길에서의 능력은 SM5의 본질이 `가족을 위한 세단`임을 재차 일깨워준다. 스티어링 휠의 반응과 차체 앞쪽의 움직임은 꽤나 민감한데 반해, 막상 기동에 들어가면 다소 굼뜬 모습을 보인다.게다가 차체 뒤쪽은 앞쪽의 기동에 제깍 따라가지 않고 여유를 부린다. 이 때문에 급격한 기동 상황에서의 안정감이 다소 부족하다고 느끼게 된다. 부드러운 하체와 섀시의 설정에서 굽이길을 빠르고 안정감 있게 주파하는 능력보다 안락한 운행을 우선순위에 둔 점을 어렵지 않게 체감할 수 있다.



CVT변속기를 탑재한 SM5의 공인 연비는 도심 11.5km/l, 고속도로 14.1km/l, 복합 12.6km/l다. 하지만 차를 직접 운행하며 트립컴퓨터를 통해 기록한 연비는 공인 연비와는 다소의 차이를 보인다. SM5 노바 G는 혼잡한 도심에서 9.0km/l를 약간 밑도는 평균 연비를 보였고, 교통 상황이 원활한 때에는 10.0km/l 내외의 연비를 기록했다. 그러나 고속도로에서 제한 속도에 맞춰 정속 주행을 하는 경우에는 공인 연비인 14.1km/l를 넘는 15km/l이상의 연비를 보였다. 상대적으로 연비 면에서 강점을 지닌 CVT변속기의 공이 크다고 볼 수 있겠다.



르노삼성 자동차의 시작을 함께 하며 오늘날에 이르고 있는 SM5는 초대 모델이 누렸던 영광을 향해 나아가고자 하는 르노삼성의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모델이다. 말끔한 인상과 세련미를 살려낸 스타일, 변함 없이 우수한 연비를 지닌 파워트레인, 그리고 고객의 요구를 수용한 몇 가지 긍정적 변화들이 더해져, 3세대 SM5가 지녔던 본연의 가능성과 매력을 한 단계 더 끌어 올렸다.


을미년 새해의 내수 시장에서 르노삼성의 선봉장을 맡게 된 SM5 노바. 그 중에서도 단연 주역으로 손꼽히는 SM5 노바 G의 판매가 향후 르노삼성의 성패를 좌우할 열쇠가 되어 줄 것이다. 다양한 파워트레인과 최신 경향에 맞춘 디자인 변경 및 선택 사양 도입, 그리고 공통적으로 적용된 긍정적 변화들이 더해진 르노삼성 SM5의 활약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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