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SF영화에서나 등장했었던 '스스로 움직이는 자동차'는 오늘날에 이르러 더 이상 상상 속의 일이 아닌 현실화의 단계를 조금씩 밟아 나가고 있다. 다양한 매체를 통해 자율주행 자동차를 테스트했다는 소식들을 접하게 되면 자율주행기능의 상용화가 그리 멀지 않았음을 직감하게 된다.
물론 현실에서의 자율주행 기술의 발전상은 매체에서 호들갑을 떨어대는 속도만큼 빠르진 않다. '도로'라는 곳은 해상이나 하늘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수많은 변수를 고려해야 하고, 여전히 반영해야 할 변수들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다.
기술의 발전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법'과 '제도'의 변화 역시 선결되어야 할 과제다. 다만 전 세계 자동차 제조사들은 지금도 라이다(LIDAR, Light Detection and Ranging), GPS, 카메라를 통해 주행하는 자율주행 시스템을 개발하며 일반적인 자동차에도 적용되어 언젠간 자율주행차의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세계의 자동차 제조사들이 자율주행차의 미래를 그리며 내놓은 컨셉트카들을 살펴본다.
1. 볼보360c
볼보자동차가 2018년 9월 공개한 360c 컨셉트카는 미래사회가 원하는 자율주행자동차의 대한 개념을 잘나타낸 컨셉트카다. 사람들이 더 이상 전통적으로 자동차를 구입해 소유하는 방식보단 자동차 공유 서비스를 통해 잠시 이용하는 방법이 늘고있다. 물론 여전히 많은 사람들은 자신만의 자동차를 갖고 싶어하겠지만 볼보 360c는 편안하게 휴식을 취하며 이동하는 수단으로 만들어졌다.
볼보 360c는 운전대와 엔진이 없는 대신 누울 수 있는 좌석과 테이블이 마련되었다. 충분히 잠을 자거나 업무를 보거나 또는 동영상과 음악 같은 엔터테인먼트를 즐기는 네 가지 용도의 새로운 사용자 경험을 구현한 컨셉트카다. 이를 통해 앞으로 완전자율주행 모빌리티가 전통적인 자동차를 대체할 뿐만 아니라 단거리 여행을 위한 항공이나 고속버스 등의 이동수단을 대체함으로써 여행, 도시 계획, 인프라 및 현대 사회 환경 전반에 새로운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비전을 제시한다.
2. 폭스바겐 e-골프
폭스바겐은 함부르크의 도심에서 자율주행 차량의 시험주행을 직접 실시했다. 폭스바겐이 독일 주요 도시의 실제 주행환경에서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을 테스트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레이저 스캐너, 카메라, 초음파 센서와 레이더를 갖춘 e-Golf 차량 5대는 자율주행 및 커넥티드 주행을 위한 디지털 테스트베드의 3km 구간을 주행하게 된다.
악셀 하인리히(Axel Heinrich) 폭스바겐그룹 연구소장은 “이번 테스트는 도시의 인프라 요건과 기술적 가능성에 중점을 두고 있다. 다가올 미래의 운전을 보다 안전하고 편안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차량들이 더욱 자율적이고 지능적이어야 한다. 동시에, 도시는 차량들이 교통신호와 교통관리시스템, 그리고 다른 차량들과 서로 통신할 수 있는 디지털 생태계를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폭스바겐그룹 연구소가 개발한 e-Golf는 11개의 레이저 스캐너와 7개의 레이더, 14개의 카메라가 장착되어 있다. 수 시간에 걸친 정기 주행 테스트 중에는 분당 최대 5기가바이트의 데이터가 송수신된다. e-Golf의 트렁크에는 노트북 약 15대 수준의 컴퓨팅 파워가 내장돼있다.
센서와 결합된 컴퓨터는 보행자, 자전거 이용자, 다른 자동차, 교차로, 주행 우선권, 주차 차량 및 이동 중 차선 변경 상황에 대한 데이터를 최단거리에서 1000분의 1초 단위로 수집 해준다.
정보의 다양성과 복잡성에도 불구하고 차량 소프트웨어에 사용된 인공지능은 관련된 모든 사물을 입력하고 잘못된 경보 없이 반응해야 한다. 이를 위해 딥러닝, 신경망, 패턴인식 등과 같은 여러 인공지능 접근법이 사용된다. 폭스바겐그룹 연구소는 모든 도로에서 레벨5까지의 자율주행 기능을 구현하기 위해 모든 브랜드 및 그룹 내 관련 부서들과 협력하고 있다.
3. 시트로엥 에이미 원
프랑스의 자동차 회사 시트로엥이 공개한 에이미 원 컨셉트카(Ami One Concept)는 시트로엥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는 컨셉트카다. 새로운 시대에 걸맞게 100% 디지털화, 자율주행, 전동화와 같은 특징을 구현했다. 운전 면허가 없어도 누구나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이용할 수 있다.
QR 코드 인식을 통해 차량에 대한 접속이 가능하며, 계기판 위에 스마트폰을 꽂으면 차량이 사용자 및 주행 정보를 인식해 스스로 작동한다. 사용자가 원한다면 단시간 카셰어링부터 중장기 대여까지 개인의 필요에 따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에이미 원 컨셉트는 순수 전기차로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는다. 최고 속도는 45km/h, 1회 충전시 주행 가능 거리 100km, 완전 충전까지는 2시간이 걸린다. 최대 2인까지 탑승 가능한 전장 2.5미터, 전고 1.5미터의 콤팩트한 큐브 형태로 도심에서의 민첩한 이동과 공간 효율성에 초점을 맞췄다.
4. 폭스바겐 아이디비전
폭스바겐의 I.D. 비전(I.D. Vizzion) 컨셉트카는 완전 자율주행 기능이 탑재된 전기자동차로 안전한 주행을 구현한 세단이다. I.D. 비전의 내부에는 운전대나 조절 장치가 없이 만들어졌다. 탑재된 전기모터의 출력은 297마력(225kW) 최고 속도는 시속 180km/h까지 나온다. 111 kW 리튬 이온 배터리를 사용해 최대 665km를 주행할 수 있다. 폭스바겐은 2025년까지 20개 이상의 I.D. 전기 자동차 모델을 도입할 예정이다. 2020년에는 전기차 I.D.를 출시한다.
5. 포르쉐 100만 km 가상 주행 테스트
포르쉐 AG(Porsche AG)가 태블릿을 사용해 자사 워크숍의 리프팅 플랫폼에 접근하는 자율 주행 테스트를 실시했다. 이번 자율 주행 테스트는 스타트업 기업과 협력하는 프로젝트의 일환이며, 올해 중순까지 테스트가 완료될 예정이다.
포르쉐는 스타트업 기업 “코페르니쿠스 오토모티브(Korpenikus Automotive)” 와 협력해 루트비히스부르크(Ludwigsburg)에 있는 회사 부지에 자율 주행 시험장을 설치한다.
코페르니쿠스 오토모티브는 자율 주행 핵심 기술을 보유한 베를린의 신생 기업으로, 이번 프로젝트는 차량이 주차 공간에서 리프팅 기계까지 이동하고, 다시 주차 공간까지 돌아오는 모든 과정을 완전 자율 주행을 통해 완료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정비사들은 태블릿만으로도 차량을 워크숍의 정확한 위치까지 빠르게 이동시킬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포르쉐 워크숍의 자율 주행 프로젝트 매니저 알렉산더 하스(Alexander Haas)는 “보다 가까운 미래에 도로 교통을 혁명적으로 바꿀 자율 주행 기술을 활용해, 포르쉐 워크숍에서의 작업과정을 더 효과적으로 만들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자율주행차량이 워크숍까지 완전 자율 주행으로 움직이기 위해서 첫 번째 단계는 워크숍 환경을 포함한 시험장을 인공신경망(artificial neural network)이 트레이닝 하기에 적합한 가상의 공간으로 만드는 것이다. 차량은 100만 킬로미터 이상을 주행하며, 실제 프레임워크 데이터를 통해 자율적으로 학습한다.
마지막 단계에서는 실제와 같은 조건에서 테스트가 진행된다. 애프터세일즈 프로덕트 인플루언싱 총괄 토마스 에커트(Thomas Eckert)는 “워크숍에서의 테스트를 통해 자율 주행 기술을 활용해보고, 다양한 피드백을 통해 기술을 더욱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