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쉐보레 스파크 S 시승기
상태바
2014 쉐보레 스파크 S 시승기
  • 류민
  • 승인 2013.06.21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쉐보레가 칼을 빼들었다. 2014년형 스파크를 출시하며 ´고급형 트림´인 스파크 S를 추가했다. 스파크 S의 핵심은 ´상품성´으로 요약된다. 편의․안전장비를 대폭 늘린 것은 물론, 엔진까지 개선했다. 변속기는 무단으로 바꿔달았다. 그 결과 기존 또는 ´일반´ 스파크와의 차이가 확연해졌다. 가속 감각이 한결 활기차고 매끄럽다. 이제 기아 모닝과의 한판 승부만 남았다.


2014년형이지만 외모에는 변화 없다. 헤드램프와 라디에이터 그릴, 앞뒤 범퍼 등을 손봐 날렵한 느낌을 강조한 부분변경 스파크 그대로다. 대대적인 수술을 감행한지 반년 밖에 안됐으니 아직까진 신선하다. 하지만 새로 내놓은 스파크 S마저 특징이 없다. ´S´자 엠블럼이라도 붙여 ´고급형´임을 티낼 법한데, 무덤덤한 쉐보레는 그런 여지를 남기지 않았다.

그러나 실내에는 크고 작은 변화가 스며들었다. 이전보다 한결 깔끔하고 고급스러워졌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센터페시아에 붙은 마이링크. 이전까진 위 급 모델에서만 볼 수 있었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다. 터치로 작동하며 음악과 영상 감상 기능 등을 소화한다. 후진 할 땐 후방카메라의 영상도 띄운다.


잘 알려져 있다시피, 마이링크의 매력은 ´확장성´이다. 스마트폰과 연결하면 기능이 늘어난다. 가령 내비게이션이 좋은 예다. ´브링고(BringGo) 앱´을 설치한 스마트폰이 있으면 마이링크에서 내비게이션을 사용할 수 있다. 이로 인한 이점은 경제성이다. 기아 모닝의 내비게이션 가격이 90만 원인 반면 마이링크는 50만 원, 브링고 앱은 약 1만 원이다. 한편 마이링크는 아이폰의 음성 인식 기능인 ´시리(Siri)´와도 완벽하게 연동된다.

분위기는 한층 차분해졌다. 마이링크를 달며 스위치의 수가 확연하게 줄어서다. 바꿔단 계기판도 한 몫 한다. 속도계와 정보창을 한데 묶어 간결하게 정리했다. 속도계 테두리에는 크롬띠를 둘러 고급스러운 느낌도 냈다. 변속레버 디자인도 위 급 모델처럼 다듬었다. 이전에는 둔탁해 보이는 ´T´자 모양이었다.


스파크 S에서 가장 주목할 점은 역시 파워트레인이다. 엔진은 직렬 4기통 995㏄ ´GEN2´다. 기존 또는 일반 스파크의 ´GEN1´ 엔진에 들숨과 날숨의 간격을 조절하는 가변밸브 시스템을 달았다. 그 결과 이전보다 5마력, 0.2㎏․m 높은 최고 75마력, 9.6㎏․m의 힘을 낸다. 하지만 여전히 82마력, 9.6㎏․m의 모닝보단 7마력 낮다. 

그런데 가속 성능 상승폭은 출력 상승폭을 웃돈다. 변속기를 통째로 바꿔서다. 스파크 S는 4단 자동변속기 대신 무단변속기(C-TECH)를 단다. 물론 스파크의 조상격인 마티즈를 ´대규모 리콜´의 주인공으로 만들었던 무단변속기(CVT)와는 차원이 다른 제품이다. 스파크 S의 무단변속기는 20년 이상 무단 변속기를 개발해 온 닛산의 계열사, ´자트코´사가 만든다.


자트코의 기술력은 이미 닛산의 여러 모델을 통해 검증이 끝난 상태다. 때문에 내구성에 대해서는 걱정할 필요가 없다. 닛산의 베스트셀러인 알티마도 자트코의 무단변속기를 얹는다. 또한 닛산의 고급차 브랜드인 인피니티도 쓴다. 현재 JX35에서 265마력, 34.3㎏․m의 힘을 자유자재로 요리하고 있다.

무단변속기 도입 효과는 수치로 고스란히 드러난다. 쉐보레(한국GM)는 정지 상태에서 가속페달을 30% 깊이로 밟아 가속할 경우, 시속 50㎞ 도달 시간이 자동변속기보다 3.5초 빠른 8.3초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같은 조건에서 9.7초를 기록한 자동변속기 모닝보다도 빨랐다"고도 귀띔했다.


실제 가속 감각도 확연하게 달랐다. 모닝과의 직접적인 비교는 힘들었지만, 자동변속기의 스파크보다는 한층 더 활기찼다. 특히 가속 질감은 자동변속기 스파크는 물론, 모닝보다도 부드러웠다. 기어를 갈아타는 과정 없이 매끈하게 속도를 올렸다. 무단변속기의 특성 때문에 소음도 확연하게 줄었다. 급가속을 하더라도 가속페달을 깊게 밟을 필요가 없어서다.

반면, 스파크의 고유 가치는 고스란히 지켰다. 여전히 솔직한 거동을 뽐냈다. 비교대상으로 나선 모닝과의 결정적인 차이는 굽이진 길에서 와 닿았다. 스파크는 스티어링 휠을 좌우로 잡아채도 든든하게 버텼다. 모닝과는 달리, 꽁무니도 예측 가능한 범위 내에서 흐트러뜨렸다. 차체 자세 제어 장치(ESC)도 짐작보다 세련되게 개입했다.

운전대를 꺾고 급제동을 해도 비교적 든든하게 버텼다. 물론 스파크가 달리는 성격의 차는 아니다. 하지만 거동의 완성도는 이런 경차일수록 더욱 중요하다. 운전이 미숙한 사람도 부담 없이 타려면 거친 조작도 유연하게 받아낼 수 있어야한다. 스파크는 누구나 즐겁게 탈 수 있을 만큼 좋은 움직임을 품었다.


스파크는 한국GM이 개발을 주도한 차다. 길이 3,600㎜, 너비 1,600㎜ 등 국내 경차 규격 안에 딱 맞출 수 있었다. 그러나 스파크는 전 세계 150여 개국에 팔 생각으로 만든 ´GM 글로벌 소형차 프로젝트´의 첫 결과물이기도 하다. 때문에 국내 소비자의 입맛에만 맞출 수가 없었다. 스파크가 마티즈의 명성을 이어가지 못한 결정적인 이유다.

하지만 이제 쉐보레의 반격이 시작됐다. 스파크 S는 기존 스파크의 가치 위에 매끈한 가속 성능과 다양한 편의․안전장비 등 국내 소비자가 환영할만한 요소들로 무장했다. 나름 ´고급형 트림´이지만 가격도 합리적이다. 더해진 ´옵션´을 고려하면 ´일반´ 스파크의 가격과 비슷하다. 새 파워트레인은 덤인 셈이다. 선택의 폭이 넓어진다는 것은 늘 즐거운 일이다. 스파크 S가 모닝의 ´독주´를 막을 수 있을지 기대된다.

글, 사진 | 류민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