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과는 다르다, 부가티의 새 하이퍼카 '디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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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과는 다르다, 부가티의 새 하이퍼카 '디보'
  • 윤현수
  • 승인 2018.08.27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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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가티가 마침내 2018 페블비치 콩쿠르 델레강스(Pebble Beach Concours d'Elegance)에서 새로운 하이퍼카를 공개했다. '디보(DIVO)'라 이름 붙여진 이 모델은 단 40대만 빚어지며, 450만 파운드, 한화로 계산하면 약 64억을 상회하는 놀라운 가격표를 지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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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함을 치게 하는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이미 매진된 이 디보는 브랜드 대표 하이퍼카, 시론을 기반으로 한다. 다만 세계 최고속 자동차를 목표로 삼는 베이론 - 시론과는 다소 상이한 성격을 지닌 것이 특징으로, 핸들링 성능을 끌어올려 보다 트랙 친화적인 면모를 자랑한다.

부가티는 페블비치 콩쿠르 델레강스 이전, 화려한 디테일의 테일램프와 하이퍼카 특유의 압도적인 후면부 실루엣이 담긴 티저 영상과 베일을 덮어쓴 디보의 티저 이미지를 통해 전 세계 자동차 매니아들을 설레게 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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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디보'라는 이름에는 상당한 의미가 깃들어 있다. 1928년과 1929년, 타르가 플로리오(Targa Florio)에서 부가티 소속으로 출전하여 우승컵을 들어 올렸던 알베르트 디보(Albert Divo)를 기리며 그의 이름을 자동차에 붙인 것이다. 그는 당시 부가티 타입 35C를 타고 결승선을 가장 먼저 통과하는 쾌거를 이루며 부가티로 하여금 크나큰 영광을 안겨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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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의 전설을 기리며 빚어진 이 새로운 하이퍼카는 초고속 영역에서 최적의 다운포스를 자랑하기 위해 매끈하게 빚어진 시론과는 달리, 여기저기 날이 살아있는 디테일로 외모가 새로이 다듬어진 것을 단숨에 알아챌 수 있다.

특유의 라디에이터 그릴을 비롯한 전반적인 실루엣은 언뜻 비슷해 보이나, 가늘게 뜬 헤드램프와 도어를 관통하는 강렬한 캐릭터 라인, 미드 엔진 냉각 성능 향상을 위해 위아래로 새롭게 뚫은 공기흡입구와 브랜드 국적을 나타내는 프런트 펜더의 독특한 장식 등. 외적인 부분에서부터 차별화를 이루기 위해 여기저기기 손본 곳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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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것은 "Form follows fuction", 즉 철저히 기능에 따라 빚어진 디자인된 것으로 리어 스포일러는 시론보다 23% 크게 제작되었고, 패널 경량화를 통해 공차중량을 90kg 줄였다. 더군다나 브레이크 사용이 잦은 트랙에서의 최적화를 위해 파워트레인 및 제동 계통의 냉각 성능을 향상시켰고, 공기역학 구조도 큰 폭으로 개선했다. 

디보는 시론과 마찬가지로 8리터 W형 16기통 엔진을 얹고 1479마력을 내뿜으며, 막강한 토크에 대응하기 위해 특별히 제작된 7단 듀얼클러치 변속기까지 장착하여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2.4초 만에 도달한다. 다만 속도계에 기록되는 숫자보다는 '안정성'과 '핸들링'에 초점을 맞춘 모델인 만큼 최고 시속은 380km로 타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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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테리어에도 홀딩력을 강화한 시트 및 알칸타라 스티어링 휠의 새로운 적용과 더불어 내장재 구성도 새롭게 했지만 레이아웃은 시론과 동일한 것을 알 수 있다. 다만 인테리어 컬러링을 외관과 동일하게 구성하여 디보만의 독특한 색깔을 담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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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부가티 엔지니어들은 육중했던 시론과는 사뭇 다른 몸놀림을 위해 캠버를 조정하기에 이르렀으며, 스티어링과 서스펜션을 모두 손봐 스티어링 조작에 따른 응답 속도를 더욱 신속하게 개선했다. 또한 하드웨어 측면에서도 진보를 이루기 위해 휠도 보다 가벼운 제품을 사용했으며, 탄소섬유 부품 사용과 인슐레이션 파트를 줄여 하체에서만 35kg를 덜어내는 성과를 보였다.

이러한 노력 끝에 디보는 '코너를 위해'("Built for Corners") 만들어졌다는 부가티 측의 이야기에 걸맞은 성과를 이뤘다. 일단 디보는 슈퍼 스포츠카의 성능 잣대 중 하나인 횡가속 G가 1.6G까지 늘어났으며, 나르도(Nardo) 핸들링 서킷에서 시론보다 무려 8초나 빠른 랩타임을 기록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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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야말로 최고속도보다는 트랙을 위해 태어난 디보는 기반으로 한 시론과의 차별화를 위해 외관 스타일링은 물론, 엔지니어링부터 지향하는 바도 제법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디보는 어느샌가부터 서킷과는 멀어져 있는 부가티가, 한때는 트랙에서 땀 흘리며 우승컵을 수없이 거머쥐었던 '명문' 중 하나였음을 일깨워주는 신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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