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장 차려입은 픽업트럭, 메르세데스 벤츠 'X 클래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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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장 차려입은 픽업트럭, 메르세데스 벤츠 'X 클래스`
  • 윤현수
  • 승인 2017.07.24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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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미 흘러 넘치는 픽업 트럭 시장에 메르세데스 벤츠가 뛰어들었다. 그러나 종전부터 픽업 트럭 시장 참전을 예고해왔던 터라, 크게 놀라운 소식은 아니다.

메르세데스-벤츠 가족의 새로운 일원은 `X 클래스`라 명명된다. 5.3미터를 상회하는 크기를 지녀 미드-사이즈 픽업 트럭으로 분류된다.

매끈한 픽업 트럭 바디에 메르세데스 벤츠 특유의 스타일링을 입은 X 클래스는 거칠기 그지 없던 픽업 트럭이 마치 정장을 입은듯하다. 이는 작년 10월에 공개되었던 픽업트럭 컨셉트 디자인을 차용한 것으로, 과장된 디테일을 현실적으로 다듬은 것이 특징이다.

시판 트림은 퓨어(PURE), 프로그레시브(PROGRESSIVE), 파워 (POWER)로 나뉜다. 퓨어 모델의 경우 럭셔리한 감각보다 픽업 트럭 특유의 거친 감성을 강조한 엔트리 트림으로, 구멍이 송송 뚫린 스틸 휠에 검은색 플라스틱 범퍼를 지니고 6단 수동변속기를 장착한다. 인테리어도 고급소재를 최대한 억제하여 기름기를 뺐다. 브랜드 특성보다는 픽업트럭의 고유의 특성을 강조한 실속 모델이다.

프로그레시브 트림부터 본격적으로 고급감을 더한다. 가령 오토에어컨과 7단 자동변속기를 더하여 편의성을 향상시켰다. 또한 라디에이터 그릴에 크롬 칠을 하고 최대 19인치로 구성되는 알로이 휠을 장착하여 때깔을 좋게 다듬었다.

아울러 최상위 트림인 `파워`의 경우 `어반 라이프스타일`을 지향하는 운전자에게 선사하는 모델로, 한층 화려해진 면모가 인상적이다. 범퍼 하단부에는 크롬을 더하고 헤드램프도 LED 타입으로 구성했다. 휠도 깔끔한 더블 스포크 스타일의 18~19인치 사양 알로이 휠이 장착된다.

컨셉트카의 실내를 매우 충실히 재현한 것도 특징이다. 송풍구의 디자인이나, 계기판, 상단 모니터 등은 얼핏 봐도 메르세데스-벤츠 실내의 구성요소임을 명확히 한다. 그리고 이를 픽업트럭이라는 특성에 맞게 재구성했다.

파워트레인의 경우 우선 4기통 가솔린 및 디젤 엔진이 탑재된다. X200 모델에 제공되는 가솔린 엔진은 165마력의 출력을 내며, 2.3리터 디젤 엔진은 터보차저 개수에 따라 X220d, X250d로 나뉜다. X220d의 경우 163마력을 내는 싱글 터보차저 사양이며, X250d는 190마력을 내는 트윈 터보차저 사양이다. 여기에 6단 수동변속기와 7단 자동변속기를 매칭시킨다.

아울러 2018년 중순에 추가될 예정인 V6 디젤 엔진은 온로드에서는 물론, 험로에서도 민첩성을 향상시킬 전망이다. 또한 하이브리드 모델도 추가를 예정하고 있다.

픽업 트럭인만큼 그 특유의 터프함도 충실히 챙겼다. 가변식 사륜구동 시스템을 더해 포장도로에선 안정감 있는 주행성능을 자랑하고, 험로에선 주파력을 향상시켰다. 아울러 최대 적재량은 1,040kg을 상회하며, 견인 능력도 최대 3.5톤에 달한다.

제아무리 픽업 트럭이라 하더라도, 엄연히 프리미엄 브랜드 제품인 만큼 편안하고 럭셔리한 주행감각은 필수 덕목이다. 전륜에는 더블 위시본 타입의 독립 서스펜션, 후륜에는 멀티링크 솔리드 액슬 서스펜션을 장착하여 승차감과 역동성의 균형을 잡았다.

또한 험로 주파력 향상을 위해 하체가 들여올려지면, 자연스레 뒤따라오는 것은 불필요한 피칭과 롤링이다. 따라서 메르세데스-벤츠는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 서스펜션을 매우 세심하게 손봤다.

한편, 메르세데스-벤츠의 첫 픽업트럭은 순수 독일 혈통이 아니다. X 클래스는 닛산 `NP300`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모델로, 다임러 그룹과 르노-닛산 얼라이언스의 전략적 제휴의 일환으로 탄생한 결과물이다. 한창 높은 성장세를 보이는 픽업 트럭 시장에 관심을 보이던 메르세데스 벤츠의 해결책은 바로 `기술 제휴`였다.

특히 비용 절감이라는 키워드가 중요한 시점에서 뿌리부터 새롭게 시작하는 전략은 메르세데스-벤츠에게도 부담스러운 과제였다. 결과적으로 닛산 플랫폼을 활용하여 개발비 절감과 더불어 픽업 트럭 시장으로의 신규 진입을 가능케 했다.

이와 더불어 X 클래스의 세계 최초 공개 행사를 진행한 장소가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인 것을 감안하면, 픽업 트럭 시장이 가장 발달한 북미 시장보다는 여타 신흥 시장을 겨냥했음을 짐작할 수 있다.

X 클래스는 독일 시장에 우선적으로 선보이며, 이후 남아공과 호주 그리고 남미 시장에 순차적으로 투입될 예정이다. 독일 현지 시장의 시작 가격은 3만 7천 유로로, 한화로 환산하면 약 4,800만원의 가격표를 지닌다.

메르세데스-벤츠는 X 클래스를 통해 기존 픽업 트럭들이 지니던 이미지를 넘어, 픽업 트럭의 새로운 기준을 세우고 한다. 근육질 차체를 지닌 메르세데스의 첫 픽업 트럭을 보니, 여타 프리미엄 브랜드의 픽업 트럭 시장 참전도 머지 않은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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