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국산차 카테고리 별 승자는 누구였나?
상태바
지난 5월, 국산차 카테고리 별 승자는 누구였나?
  • 윤현수
  • 승인 2017.06.02 11:0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자동차 업체들에게 있어 판매량은 다름아닌 학창시절 숱하게 받아온 `성적표`와도 같다. 무조건 경쟁에서 승리하는 것이 최선이 아니라, 최대의 이익을 뽑아내는 것이 기업에게 있어 중요한 목적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월 초마다 성적표를 받아 든 제조사들은 희비가 엇갈린 표정을 짓곤 한다.

하늘은 야구공만한 우박도 떨궈가며 요란하게 6월과 함께 초여름이 다가왔음을 알렸다. 저닌 5월의 한바탕 전쟁에선 누가 승리의 미소를 지었을까?


우선 대형차 시장에선 제네시스 G80이 3,051대를 판매하며 여전히 거센 기세를 보였다. 뒤를 EQ900이 1369대로 잇고 있어 사실상 국산 대형차 시장은 제네시스 브랜드가 지배했다고 보는 것이 맞다. 현재 기아 K9은 100대 가량만을 판매하고 있고 쌍용 체어맨 역시 5월 판매량이 60대가 채 안 된다.

새로이 구도가 형성된 대형 SUV 시장은 신차 효과를 받은 G4 렉스턴이 단연 선두였다. 렉스턴의 판매량은 2,733대로, 출시 이전보다 12배 가량 늘며 쌍용차의 실적 호조에 일조했다. 다만, 어느덧 10년 차를 맞이한 모하비 역시 판매량이 늘어 1,783대를 기록했다. G4렉스턴이 완전 신차임을 감안하면 모하비의 노익장도 대단한 셈이다.

특히 쌍용차는 렉스턴의 출시로 세 달 만에 국산 브랜드 점유율 3위를 탈환했다. 꾸준히 호성적을 보이는 코란도 스포츠와 효자 모델로 우뚝 선 티볼리, 그리고 아주 오랜만에 새단장을 한 렉스턴의 힘이다.

한편, 준대형차 시장에선 단연 현대 그랜저가 압도적 성적을 보여줬다. 별다른 프로모션 없이도 12,595대를 판매하여 2위 기아 K7과 9천대 가량의 차이를 보였다. (3,849대) 반면, 쉐보레 임팔라는 390대를 판매했다, 5월 중순 출시된 기아 스팅어가 제대로 된 판매가 이루어지지 않았음에도 370대를 판매한 것과는 상당히 대조적인 성적이다.

쏘렌토는 월 평균 5,484대를 판매하며 중형 SUV 왕좌를 지켰다. 뒤를 이어 싼타페가 약 1000대 가량 차이로 2위를 기록했고, QM6는 품질 논란에도 꾸준히 월 2000대 이상을 판매하며 호조를 보였다. (5월 – 2,208대)

중형차 시장은 여전히 2위 자리를 놓고 혈투가 진행 중이다. 쏘나타는 페이스리프트와 함께 멀찌감치 달아나 7,597대의 판매량을 기록했다. 그리고 SM6와 말리부, K5가 각각3,974 / 3,510 / 3,377대를 기록하여 접전을 보였다. 올해 3월, 페이스리프트를 단행한 쏘나타는 4월에 9,127대의 판매량을 기록하며 경쟁자들의 추격을 뿌리쳤다.

컴팩트SUV 시장은 현대차와 기아차의 집안 싸움이었다. 투싼과 스포티지는 5월까지 누적 판매량이 각각 17,410대 / 17,406대로 불과 네 대의 격차를 보이고 있다.

두 모델 모두 품질 향상과 상품성을 극대화 시켜 경쟁 모델인 코란도 C보다 6배 많은 판매량을 기록했다. (* 5월 기준 투싼 - 4,422대, 코란도 - 764대)

신형 크루즈의 신차효과로 인해 어느 정도 판도의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었던 준중형차 시장은 싱겁게 마무리되었다. 아반떼는 7,834대를 기록하며 2위인 기아 K3보다 5500대 가량 앞섰다. 쉐보레 올 뉴 크루즈는 모종의 이유인지, 1,160대의 판매고를 보이며 3위에 자리했다. 그러나 2위인 K3와도 1000대 이상의 격차를 보였다.

그리고 이번 달 코나의 출시를 통해 대격변이 예상되는 소형 SUV 시장은 흐름이 살짝 바뀌었다. 티볼리는 여전히 1위 자리를 지키고 있으나, (4,724대) 르노삼성 QM3가 400대 가량 차이로 트랙스를 앞섰다. 다만 월 평균 판매량에선 QM3가 연 초에 공급 문제로 인해 비정상적인 판매가 이뤄져 트랙스에 뒤지고 있다.

한편, 6월 중순에는 현대차 코나가 출시되며 국산 소형 SUV 시장이 형성된 지 약 4년 만에 현대차도 참전하게 된다. 특히 여지껏 공개된 정보를 통해 본 코나는 확실히 색다른 디자인으로 시장을 정복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점점 볼륨이 커지는 소형 SUV 시장의 승자가 기대되는 순간이다.

경차 카테고리에선 모닝이 확실히 승기를 잡았다. 신차 효과가 다소 사그라들 시점임에도 오히려 4월 대비 1천대 가량이 늘며 6,436대를 기록했다. 스파크는 전월 대비 거의 동일한 판매량을 기록했으나, 모닝과의 차이를 좁히지 못했다. 기아 레이는 치열한 경쟁과는 다소 무관한 입장으로, 1694대를 기록했다.

한편, 소형차 시장은 완전히 침묵했다. 기아차 프라이드는 408대를 판매했으나 단종과 함께 더 이상 판매되지 않는다. 엑센트는 2017년형 모델을 출시했으나 470대를 기록하며 1위를 유지하긴 했으나 시장의 규모가 지나치게 축소되어 크게 의미가 없었다. 쉐보레 아베오는 80대로, 세 모델을 다 합쳐도 1,000대가 되지 않는다. 소형 SUV와 준중형차 시장에 소비자들을 모두 빼앗겨 버린 처참한 결과다.

또한 현대 i30도 아이유와 유인나를 메인 모델로 투입하는 등 마케팅의 변화를 줬음에도 판매량 변동에 큰 영향이 없었다.

많이 팔린다고 해서 꼭 좋은 자동차는 아니고, 세상에 악차(惡車)는 없다지만 적어도 제조사에게 있어 좋은 차는 많이 팔리는 차다. 성적표를 들어보며 미소를 보이는 자와, 쓴웃음을 지어 보이는 자가 누구일지 훤히 드러나는 5월이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