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도에 속도를 더하는 자동차를 방해하는 요소는 한둘이 아니다. 과속방지턱이나 정체 현상 같은 이야기를 하려는 것이 아니다. 눈에 보이지 않지만 영향력은 상당하다. `공기 저항`과 `양력` 이야기다. 공기는 앞으로 빠르게 달려나가려는 자동차에 호의적이지 못하다. 속도를 높일수록 저항을 더해 앞으로 나아가는 것을 방해한다. 양력도 마찬가지다. 속도가 빨라질수록 자동차에는 자동차를 위로 들어 올리려는 힘이 가해진다. 이것이 양력이다. 양력에 대한 대처가 되어 있지 않다면 차는 점점 접지력을 잃다가 결국은 떠올라 뒤집어져 버릴 것이다. 따라서 속도를 늦추지 않으면서도 안정적으로 달리기 위해서는 공기의 저항과 양력을 이겨내야 한다는 결론이 난다.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 워낙 자주 인용돼 상투적으로까지 느껴지는 이 문구가 들어맞는다. 튜닝으로 차의 성능을 끌어올리고자 하는 튜너들은 공기 저항과 양력을 이겨내고자 했다. 공기의 흐름을 의도한 대로 바꾸어 주행성능을 향상시키는 부품을 차에 더했다. 일부러 공기저항을 만들기도 했다. 지면 방향으로 누르는 힘이 자동차에 가해지도록 해 양력을 이겨내고 고속 주행 시 안전성을 더하기 위함이다. 여기에 사용되는 부품이 `에어로 파츠`다. 공기를 원하는 방향으로 보내기 위해 가늘면서도 날을 세운 형상을 띤다. 이러한 디자인 덕택에 자동차의 외관을 더욱 날렵하면서도 역동적으로 다듬는 효과도 있다. 어디에 부착되어 어떤 기능을 하느냐에 따라 다양한 부품으로 나뉜다.
자동차의 전면에 사용되는 에어로 파츠에는 `프런트 스포일러`와 `카나드`가 있다. 먼저 프런트 스포일러는 앞범퍼 아래 장착되는 에어로 파츠로, 자동차 아랫부분으로 들어가는 공기의 양을 줄여 양력으로 인해 차가 떠오르는 현상을 막는다. 간혹 탄소섬유와 같은 고가의 특수 소재로 제작하기도 하는데 과속방지턱을 지나거나 지하 주차장을 출입하면서 파손될 가능성도 있으므로 주행 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다음으로 카나드란 전투기와 같은 고정익 항공기에서 사용되는 개념을 옮겨온 것으로, 앞범퍼 좌우에 달린 작은 날개 형상의 에어로 파츠다. 휘어진 방향대로 공기의 방향을 유도함으로써 자동차의 접지력을 상승시키는 역할을 담당한다. 다만 범퍼 외부로 튀어나온 형태이기 때문에 담당 기관에 문의해 안전상의 문제는 없는지 확인해야 한다. 특히 금속 소재는 자동차뿐만 아니라 보행자에게 큰 피해를 줄 수도 있어 일반 도로 주행용 자동차에서 사용하기에 바람직하지 못하다.
측면에 장착되는 대표적인 에어로 파츠로는 `사이드 스커트`를 들 수 있다. 차체 측면부 하단에 장착되는 이 부품은 프런트 스포일러와 마찬가지로 자동차 아랫부분의 공기 흐름을 조절해 주행 안정성을 높인다. 경주용 차의 경우 기능을 극대화하기 위해 지면에 맞닿을 정도로 낮게 장착하기도 한다. 그러나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자동차에 지나치게 낮은 사이드 스커트를 달았다가는 부품이 파손될 수도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에어로 파츠는 후면에도 장착돼 자동차의 공기역학적 틍성을 개선하는 역할을 맡는다. 가장 널리 알려진 것이 바로 `리어 스포일러`다. 주로 트렁크 리드 위나 루프라인 끝자락에 자리 잡는 리어 스포일러는 다운포스, 즉 공기가 차체를 아래로 누르는 힘을 발생시켜 고속 주행이나 코너링 시 주행 안정성을 높이는 기능을 한다. 후면 아랫부분의 `리어 디퓨저`도 빼놓을 수 없다. 리어 디퓨저는 자동차 아랫부분으로 들어온 공기를 자동차를 띄우는 힘이 아닌 아래로 누르는 힘으로 변환시켜 타이어의 접지력을 향상시키는 기능을 수행한다.
이렇듯 에어로 파츠는 자동차의 주행성능뿐만 아니라 안정성을 크게 향상시킨다. 그러나 과하면 독이 되는 법. 다운포스를 만드는 에어로 파츠를 과도하게 사용할 경우 공기 저항을 과하게 늘려 연비를 비롯해 최고속도와 가속력 등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경량화된 부품으로 바꾸는 것이 아닌 다음에야 에어로 파츠를 더하는 것만으로도 무게가 더해지기 때문에 주행 성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