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운 여름이 끝나고, 쌀쌀한 날씨와 함께 가을이 성큼 우리에게 다가왔다. 거리를 지나는 사람들의 두꺼워지는 옷만큼 자연도 가을의 옷을 갈아입기 시작했다. 가을 단풍들로 산들이 울긋불긋하게 물들기 시작한 것이다. 이번 주말은 전국 대부분 산에서 단풍을 볼 수 있는 마지막 주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단풍을 이대로 떠나보내기엔 아쉽지만, 산행하기에는 너무나도 힘겨운 당신을 위해, 자동차와 함께 가을 정취의 막바지를 즐길 수 있는 전국의 도로 5곳을 만나보자. (본지는 지난 2011년 12월 국토부가 발표한 `한국의 경관 도로 52곳`을 참고하여 자동차와 함께 가을 풍경을 만끽할 수 있는 길들을 골랐다)
경기도의 매력적인 길들은 대부분 북한강을 따라 달린다. 그중에서도 `청평 자연 휴양림`에서 `쁘띠 프랑스`로 이어지는 11.5km의 길은 특히 더 매력적이다. `지방도 391호선`을 타고 달리는 이 길은 운전자의 오른편에는 북한강을, 그리고 왼편에는 호명산과 새덕산의 자락을 끼고 달린다. 도로도 많이 굽이지지 않아, 운전이 피로하지 않다. 자연을 더 만끽하고 싶은 운전자는 `청평 자연 휴양림`에서 휴식을, 체험 활동을 하고 싶은 운전자는 `쁘띠 프랑스`에서 작은 프랑스를 만나보자. 이외에도 `청평호반`에서 만끽할 수 있는 다양한 수상 레저활동과 함께, `아침고요수목원`과 쁘띠 프랑스에서 20분 거리에 위치한 `남이섬 선착장`에서 가을을 더 다양하게 즐길 수 있다.
충청북도의 단양에도 매력적인 산길이 있다. 월악산과 소백산의 사잇길인 군도 1호선이 그것이다. 이 길은 단양군 대강면에 위치한 `방곡삼거리`에서 출발해, 대강면 `광덕사`를 지나 대강면 `직티삼거리`에서 끝나는 8.2km의 짧은 산길이다. 짧은 길이지만 가을 산의 정취를 자동차 유리로 담아내기에 부족함이 없다. 단양군은 온달 동굴, 고수 동굴과 같은 석회 동굴이 가득한 한국에서도 유명한 동굴 지대이자, 패러글라이딩과 같이 짜릿한 레저활동도 즐길 수 있는 매력적인 곳이다. 이외에도 TV를 통해서도 자주 소개된 바 있는 단양 8경인 금수산, 북벽, 칠성암, 죽령폭포, 일광굴, 오달산성, 구봉팔문, 다리안산을 구경하고 나면, 앞서 달린 도로는 작은 보너스처럼 여겨질 것이다. 이밖에 단양군의 특산물인 마늘과 쏘가리로 만든 다양한 먹거리도 잊지 말자.
아름다운 산세로 유명한 강원도의 예쁜 도로들도 빼놓을 수 없다. 그중에서 한계령과 미시령 같은 어려운 길보다는 비교적 무난한 대관령 길에 오르기를 권한다. `대관령 마을 휴게소`에서 시작해 `대관령 박물관`까지 이어지는 11km 길이의 산악도로는 지방도 456호선을 따라가는 길이다. 길의 중간에는 `국립 대관령 자연 휴양림`이 위치하여, 쉬어가기도 좋다. 게다가 간단한 산책을 할 수 있는 `대관령 옛길` 등산코스 덕분에 활동적인 여행자에게 추천할 만한 경로다. 대관령은 추운 것으로 유명한 곳인 만큼 옷을 따뜻하게 입고가자.
전라북도에서 지리산 관광의 관문 역할을 하는 남원시에도 매력적인 도로가 있다. 산을 오르락 내리락하는 지방도 737호선의 굽이진 길은 와인딩을 즐기는 운전자에게 특히나 매력적인 길이다. 전라북도 남원시 주천면 `고기삼거리`에서 시작해 `달궁삼거리`까지 이어지는 12km의 길은 하늘을 마주할 수 있는 굽이진 산길이다. 1,000m가 넘는 산을 차로 올라 꼭대기에 있는 `정령치` 전망대에서 아래를 굽이 본다면, 산을 차로 올랐다는 묘한 성취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자동차로 산행을 마치고 천년 고찰인 `실상사`에 들러 템플 스테이를 포함한 다양한 행사를 즐겨보는 건 어떨까? 물론 남원시가 자랑하는 `남원 추어탕`을 맛보며 여행을 마무리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것이다.
영화를 좋아하는 운전자에게는 영화 `곡성`에 등장한 전남 곡성군 오곡면의 `오죽로`가 어떨까? 물론 이곳에 도착하면 영화 카메라가 만들어낸 을씨년스러운 분위기는 찾을 수 없을지도 모른다. 대신 산세를 타며 달리는 도로는 아름다운 자연의 풍경을 사방에 흩트려 놓아 운전자를 유혹한다. `곡성 버스터미널`에서 시작되어 `오죽로`를 거쳐 곡성군 `태평삼거리`까지 20km를 달리며, 산길을 둘러싼 아름다운 자연을 마주하다 보면, 어느새 영화 따윈 까맣게 잊고 자연을 감상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오죽로 감상이 끝나면 `섬진강 기차 마을`(옛 곡성역)을 들러 옛 영화의 주인공이 되어보자.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 뿐만 아니라 영화, 드라마를 포함, 다양한 시나리오의 배경으로 사용된 섬진강 기차 마을에는 몸 편히 주변을 둘러볼 수 있는 관광 열차는 물론 레일 바이크도 존재한다. (예약 필수) 여행의 마지막을 `압록 유원지`의 유명한 `참게탕`으로 배를 채우고 나면 당신은 이렇게 외칠지도 모른다. ``가을이 가든 겨울이 오든, 뭣이 중헌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