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자동차 디자이너가 빚어낸 `주토피아` 속 자동차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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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자동차 디자이너가 빚어낸 `주토피아` 속 자동차들
  • 이동익
  • 승인 2016.05.03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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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개봉한 영화 `주토피아(Zootopia)`에는 수많은 동물들이 등장한다. 그런데 이 동물들, 우리가 평소 알고 있는 동물들과는 조금 다르다. 영화 속 동물들은 사람처럼 두 발로 걷고 말로 의사표현을 한다. 옷을 입고 다니지 않는 것을 부끄러워하며, 초식동물이 육식동물을 피해 다니지도 않는다. 말 그대로 동물들끼리 하나의 문명화된 사회를 이룬 세계인 것이다.


물론 사람에게 이동수단이 필요하듯 주토피아에 살고 있는 이들도 문명화된 인간과 똑같은 이동수단을 사용한다. 철도를 비롯하여 선박은 물론, 비행선, 심지어는 도로 위에서 자동차까지 이용한다. 특히, 자동차의 경우, 각양각색의 동물들처럼 다양한 디자인의 자동차들이 쏟아져 나온다. 이 가운데 특히 자동차는 실제 자동차 디자이너 `제이 메이스(J Mays)`의 손을 거쳐 디즈니가 추구하는 세부적인 디테일마저 놓치지 않았다.



아우디에서 자동차 디자인을 시작한 그는 1994년 `비틀 컨셉트 1(Beetle concept 1)`과 아우디 TT 등을 디자인하며 디자이너로서의 존재감을 드러내기 시작했으며, 1997년부터 2013년까지 포드 자동차 회사의 디자인 책임자 겸 부사장을 지낸 인물이다. 2015년형 포드 머스탱부터 폭스바겐 뉴 비틀, 애스턴 마틴 DB9 등도 그가 디자인한 작품이다.


그런 그가 어떻게 영화 속 자동차 디자인을 맡게 되었을까. 그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포드에서 재직하던 중 디트로이트에 방문한 픽사의 존 라세터(John Lasseter)에게 포드 디자인 스튜디오를 소개하며 그와 인연을 맺게 된 것이 시작이라고 말했다. 둘은 서로의 디자인에 공통적인 요소가 담겨있는 것을 느꼈고, 존 라세터의 제안으로 영화 속 자동차를 빚어내는 일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게 된다.


주토피아에서는 쥐부터 기린까지 다양한 동물이 등장하는데, 체구가 각기 다른 만큼 동물의 특성에 맞춰 제각기 다른 디자인으로 완성된 자동차를 만날 수 있다.



주인공인 `주디 홉스(Judy hopps)`가 능력을 인정받고 타기 시작하는 자동차는 경찰인 그녀의 이미지에 맞게 경찰용 SUV로 설정되었다. 강인해 보이는 검정색 외관 디자인에 단단한 느낌의 전면부 등이 특징이다. 제이 메이스가 영화 속에 등장하는 자동차 중 가장 마음에 드는 자동차라고 밝힌 차량이기도 하다.



기린이 타는 자동차의 경우 기린의 긴 목에 걸맞은 높은 전고를 갖췄다. 여기에 무게중심을 낮게 설정하여 회전 시에도 차체가 쓰러지지 않도록 제작되었다.



실존하던 모델을 활용해 영화 속에 등장시킨 모델도 눈에 띈다. 무스와 돼지, 그리고 쥐를 위한 자동차가 그렇다. 영화 속에서는 성미 급하고 나이 많은 무스가 등장한다. 제이 메이스는 무스의 큰 뿔이 루프에 걸리지 않고 헤드룸 공간이 부족한 점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클래식카 기반의 컨버터블을 제시했다. 기반이 된 모델은 1937년형 코드(Cord) 812 모델.



돼지를 위한 자동차도 디자인했다. 3륜 자동차인 모건(Morgan)으로부터 영향을 받은 이 자동차는 한 눈에 봐도 돼지처럼 생긴 것이 특징이다. 전면부는 돼지코를 장착한 것처럼 꾸며 캐릭터성을 강조하였으며, 후미에는 돼지 꼬리까지 달았다. 제이 메이스는 이 차를 디자인하며 디자인하며 각각의 차량에 캐릭터와 연결되는 에피소드가 필요하다는 말을 하기도 했다.



주차를 해둔 자동차가 너무 작아 바람에 날아가는 장면에서 쥐를 위한 자동차도 등장한다. 1956년부터 생산된 BMW 이세타(Isetta) 300으로부터 영감을 받아 디자인되었다. 이세타는 `버블카(Bubble Car)`라는 이명으로도 불리며, 1950년대 BMW가 모터사이클 섀시를 이용해 제작한, 오늘날의 경차 개념에 가까운 차다. 자동차의 앞쪽에 도어를 설치한 것이 특징이다.


주토피아에는 이처럼 다양한 종류의 동물을 위한 자동차가 등장한다. 자동차는 영화 속에서 캐릭터가 이야기를 진행시키는 열쇠가 되기도 하고, 선술한 바와 같이 세부적인 디테일도 놓치지 않겠다는 디즈니의 결심을 드러내는 부분이기도 하다. 제이 메이스는 그러나 영화 속 자동차는 어디까지나 배경이자 소품일 뿐, 주가 되지는 않는다고 선을 그으면서도 다양한 동물에 맞춰 자동차를 디자인하는 일이 무척 재미있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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