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X3 x드라이브 20d 시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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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X3 x드라이브 20d 시승기
  • 김기범
  • 승인 2012.04.03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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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X3은 2004년 데뷔했다. 3시리즈의 뼈대를 기본으로 완성했다. 메르세데스-벤츠 ML에게 ‘최초의 프리미엄 SUV’ 타이틀을 빼앗긴 BMW가, 전세를 뒤집기 위해 내놓은 야심작이었다. ML로 시장을 선점했지만 미니밴 R-클래스에 한 눈 팔던 벤츠는, X3에게 허를 찔렸다. 아우디는 그 때까지 SUV가 없었다. 덕분에 1세대 X3은 뜨거운 성공을 거뒀다.




X3 은 전형적인 BMW였다. 하체는 단단했고 무게중심은 낮았다. 핸들링이 정교했고 엔진이 활기찼다. 그러나 디자인이 아쉬웠다. 개성도 좋다만, 보편타당한 아름다움을 논할 수 없었다. 어디 가서 예쁘단 소린 듣기 어려웠다. 반면 신형 X3은 인물이 훤해졌다. 누가 봐도 호감을 느낄만한 조형미와 구성으로 거듭났다. 적당히 둥글어 여성에게도 잘 어울린다.

실내 디자인은 담담하다. 현란하고 의미 없는 기교를 아꼈다. 소재의 질감 또한 과장이 없다. 아우디처럼 촉촉하지도, 벤츠처럼 반짝거리지도 않는다. 우드그레인을 빼면, 플라스틱이나 금속 패널 모두 빛을 은은히 머금었다. 아우디처럼 금속성 광택의 띠로 멋을 내지도 않았다. 그럼에도 매력적이다. ‘생얼’을 가장한 옅은 화장처럼 뽀송뽀송하고 산뜻해서다.

인간공학적인 면도 뛰어나다. 가장 손닿기 쉬운 곳에 오디오 대신 공조장치를 심었다. i드라이브도 한층 다루기 쉬워졌다. 바로가기와 되돌리기 스위치 덕분이다. 또한 와이드 모니터를 갖춰 눈이 시원시원하다. 특히 내비게이션을 띄웠을 때 표시되는 지도가 넓어 요긴하다. 고급형엔 헤드업 디스플레이도 갖췄다. 따라서 앞 유리에 속도와 경로안내가 뜬다.

덩치는 화끈하게 키웠다. 형님뻘인 1세대 X5와 맞먹을 정도다. 동급 라이벌 가운덴 GLK보다 키만 작을 뿐 길이와 너비가 가장 크다. 억지스러운 3열 시트로 7인승을 만들겠단 욕심을 버리면서, 5명이 편안하게 탈 공간을 확보했다. 덕분에 이날 사다리와 반사판 등 각종 촬영 장비를 싣고도, 남자 넷이 뭉친 일행은 적당히 흐트러진 자세로 편안히 돌아다녔다.




BMW X3 x드라이브 20d엔 ‘이피션트 다이내믹스(Efficient Dynamics)’ 기술이 녹아들었다. 역동적인 성능에 효율을 더한 개념이다. 그런데 ‘이피션트 다이내믹스’가 특정 기술을 뜻하진 않는다. 효율을 높이기 위한 갖가지 노력을 아우른다. 가령 공기저항을 낮추고, 연료분사시스템을 다듬는 한편, 각 부품을 보다 정교하게 엮어 매끄러운 작동을 이끄는 식이다. 

물 론 ‘다이내믹스’란 BMW의 본분에도 충실했다. X3 x드라이브 20d의 엔진은 직렬 4기통 2.0L 디젤 터보. 184마력을 낸다. 동급 라이벌 가운데 가장 강력하다. 스티어링 휠과 페달의 조작감은 묵직하다. 반면 반응은 경쾌하다. 힘이 넉넉하니 발걸음이 시종일관 사뿐사뿐하다. 그만큼 운전에 스트레스도 적다. ‘제로백’은 8.5초. 동급 맞수 중 가장 빠르다.

X3은 동급 라이벌 가운데 유일하게 아이들 스톱 기능을 갖췄다. 따라서 신호대기로 멈춰 설 때마다 부지런히 시동을 꺼 연료를 아꼈다. 그리고 브레이크 페달에서 발을 떼는 순간 재빨리 엔진을 깨웠다. 점진적인 가속 땐 부지런히 기어를 갈아타며 낮은 엔진회전수를 유지했다. 정속주행 땐 공인연비 17.9㎞/L를 가뿐하게 넘어섰다. 실제 연비가 경차 뺨친다.

BMW 신형 X3은 이전과 완전히 달라졌다. 한층 크고 여유로운 차가 됐다. 라이벌 가운데 가장 가벼운 차체와 단단한 하체가 어울려 민첩한 몸놀림을 뽐냈다. 또한, 수치로 드러난 거의 모든 항목에서 라이벌을 따돌렸다. 무엇보다, 1세대 X3의 치명적 단점이던 외모가 눈부셔졌다.


글 김기범|사진 BM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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