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다기연공업(이하 혼다)이 신개념 변속기구, E-클러치(E-Clutch)를 발표했다. 혼다의 E-클러치는 기존 모터사이클용 다단 변속기의 클러치조작을 완전히 자동으로 수행하면서도, 필요한 경우에는 라이더가 수동으로도 직접 제어할 수도 있는 신개념 변속 보조기구다.
혼다는 이미 오래 전부터 모터사이클용 변속기의 자동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해 온 바 있다. 물론 모터사이클을 위한 자동 변속기로는 이미 CVT라는 검증된 방법이 이미 존재하지만, 혼다는 CVT를 개량하는 것에만 그치지 않고, 모터사이클용 다단 변속기를 자동화하려는 노력을 기울여 왔다. 1977년 발표한 혼다 에어라(EARA, CB750A)에는 대형급 이륜차 최초의 토크컨버터 자동변속기를 탑재한 바 있고, 1980년도에는 3단으로 나눠서 작동하는 혼다 독자기술의 V매틱 CVT를 개발한 바 있다. 또한 2008년에는 벨트구동계가 없는 신개념 자동변속기인 HFT(Human-Friendly Transmission)를 신개념 크루저 모델 DN-01에 탑재하면서 선보였고, 2009년에는 완전히 모터사이클 전용의 듀얼클러치 변속기를 탑재한 VFR1200FD를 출시하기도 했다.
이번에 혼다에서 발표한 E-클러치는 전자제어 기술을 통해 발진, 변속, 정지 등, 구동력이 변화하는 각각의 상황에 맞춰서 최적의 클러치 컨트롤을 순간적으로 정교하게 구현해 라이더가 직접 클러치를 조작하는 것에 가까운 자연스러운 변속질감은 물론, 부드러운 발진가속과, 변속, 그리고 시동 꺼짐 없이 원활하게 정지할 수 있도록 돕는다. 변속시에는 기존의 리턴식 수동 변속기와 마찬가지로, 왼발로 변속 레버를 차서 기어단수를 조절한다.
E-클러치의 또 다른 특징 중 하나는 완전히 자동화된 자동변속기라기 보다는 기존 수동변속기의 클러치 부분만을 자동화한 기구에 더 가깝다는 것이다. 즉, 기존 모터사이클의 클러치 레버를 제거하지 않고 그대로 남겨두어, 라이더가 직접 클러치 조작을 실행할 수도 있으면서도, 라이더의 피로도를 줄여줄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초보 라이더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부분이 바로 클러치 조작인만큼, 경험이 다소 부족한 라이더들에게 큰 도움이 되어줄 수 있는 장치라고 볼 수 있다.
E-클러치의 또 다른 장점은 철저한 소형화/단순화한 설계로 제작되어, 기존 수동 차량에도 다대한 설계 변경 없이 적용하는 것도 가능하다는 점이다. 혼다는 이 신개념 변속 보조기구를 FUN 바이크 라인업을 중심으로 적용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