람보르기니 V12의 계보를 되돌아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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람보르기니 V12의 계보를 되돌아보며
  • 모토야
  • 승인 2022.03.09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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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람보르기니 아벤타도르의 생산이 종료되면서 람보르기니의 자존심이자, 브랜드의 역사 그 자체가 되어버린 V12 슈퍼카의 계보가 끊어질 위기에 처했다. 람보르기니 CEO 스테판 윙켈만에 따르면, "늦어도 2022년 중에 아벤타도르의 후속 차종을 공개할 예정"이라고 하니 연말까지 기다려 봐야겠지만, 전세계 자동차 업계에 막대한 압박을 가하고 있는 배출가스 규제로 인해 종마의 혈통이 또 하나 사라질 위기에 놓였다는 사실은 자동차 애호가의 입장에서 안타까운 일이다. 람보르기니의 순수 종마들, V12 슈퍼카의 계보를 되돌아 본다.

미우라(Miura, 1966~1973)
이 차는 1966년의 제네바 모터쇼에서 'P400'이라는 이름으로 처음 공개되며 람보르기니의 V12 슈퍼카 계보의 시작을 알렸다. ‘미우라’라는 이름은 양산차량이 완성되고 나서 창업주 페루치오 람보르기니(Ferruccio Lamborghini, 1916~1993)가 직접 지어 준 이름으로, 투우를 위한 소들을 기르는 사육사의 이름에서 가져 온 것이었다. 그리고 이로써 람보르기니 모델들이 투우 경기에 참가했던 소들의 이름을 사용하는 전통의 시초가 된다.  미우라는 슈퍼카가 가져야 할 아름다운 외관 디자인과 출중한 성능을 고루 갖춘, 현대적인 슈퍼카의 모습을 갖추고 있었다. 미우라의 외관은 카로체리아 베르토네(Bertone)에 몸 담고 있었던 젊디 젊은 디자이너, 마르첼로 간디니(Marcello Gandini)의 손 끝에서 빚어졌다. 또한 등장 때부터 3.9리터 V12 엔진이 뿜어내는 350마력의 막강한 성능으로 충격을 주었다. 고성능을 앞세운 미우라는 꾸준한 성능개선을 통해 385마력까지 출력이 상승하며 페라리 288 GTO의 등장 이전까지 항상 당대의 그 어떤 페라리의 양산차보다 빨랐다.

쿤타치(Countach, 1974~1990)
이 차는 오늘날 람보르기니 디자인의 전통을 확립하고, 누구든 조금이라도 비슷한 스타일을 취하는 순간 '표절'이 돼버리고 마는, 독보적인 이미지를 구축한 '시금석'이다. 쿤타치는 람보르기니의 첫 슈퍼카는 아니지만, 탄생 후 반 세기를 맞은 지금도 람보르기니 그 자체를 상징하는 차로 통한다. 쿤타치는 미우라의 성공에 고무된 람보르기니가 슈퍼카 사업을 보다 본격화하는 과정에서 태어난 모델로, 모든 면에서 미우라를 뛰어넘고자 했다. 1971년 제네바 모터쇼에서 'LP500'이라는 이름의 컨셉트카로 처음 선보인 쿤타치는 당시의 양산차 레벨에서는 상상도 하기 어려웠던, '파격' 그 자체와 같은 미래지향적 디자인과 446마력의 최고출력을 내는 5.0리터 V12 엔진으로 자동차 업계에 큰 충격을 던져주었다. 그리고 끊임없이 개량을 거치며 가장 오래 생산된 람보르기니이기도 하다. 특히 1985년 등장한 LP500 QV의 경우에는 5.2리터로 벌크업된 배기량을 바탕으로 455마력의 괴력을 발휘, 가장 빠른 양산차 타이틀을 페라리 288 GTO로부터 재탈환하는데 성공했다.

디아블로(Diablo, 1990~2001)
이 차는 람보르기니 최초로 320km/h의 벽을 돌파한 슈퍼카다. 이 차는 1960년대 미우라로부터 시작해 1980년대의 쿤타치의 뒤를 잇는, 람보르기니 슈퍼카 5대(代) 중 3대째에 해당하는 모델로서 등장한 1990년 당시, 세계에서 가장 빠른 슈퍼카로 통했다. 람보르기니 디아블로는 비스커스 커플링 방식의 상시사륜구동 방식과 미드십 후륜구동 방식의 두 가지 구동 방식 중 하나를 사용하며, 550마력의 강력한  6.0리터 V12 엔진에 5단 수동변속기를 사용한다. 람보르기니 디아블로는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h까지 3.8초 이내에 도달하는 성능을 내며, 뛰어난 성능과 람보르기니의 독자적인 스타일을 확립한 고유의 외관 디자인 등으로 선망의 대상이 되었다.

무르치엘라고(Murciélago, 2001~2010)
이 차는 21세기에 등장한 첫 V12 람보르기니 슈퍼카이자, 현재의 아우디 산하에서 개발된 첫 양산차다. 이 차는 주인을 잃고 방황하던 람보르기니를 다시금 일으켜 세워 준 기념비적인 모델로, 람보르기니 V12 슈퍼카의 계보가 끊어지지 않는데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 또한 완전히 새로운 설계기반을 적용하면서 21세기의 슈퍼카에 걸맞은 막강한 성능을 자랑했다. 배기량을 6.0리터(후기형 6.2리터)로 증대하고, 엔진에 탑재되는 기구를 전면적으로 교체하여 580마력의 최고출력과 66.1kg.m에 달하는 무지막지한 성능을 자랑했다. 이 덕분에 디아블로 대비 한층 크고 무거워진 무르치엘라고에게 디아블로를 초월하는 가속성능과 톱스피드를 부여했다. 람보르기니 무르치엘라고는 이후에도 레벤톤 등, 여러 스페셜 모델의 기반이 되기도 했다.

아벤타도르(Aventador, 2011~2021)
이 차는 현재까지 람보르기니의 마지막 V12 슈퍼카로 남은 차다. 2011년 등장한 아벤타도르는 섀시부터 엔진까지 모든 것을 갈아 치운, 그야말로 새로운 시대를 위한 람보르기니로 등장했으며, 무르치엘라고를 초월하는 각종 첨단기술들이 아낌없이 적용되어 더욱 강력하면서 영악하기까지 한 싸움소로 태어났다. 그 중에서도 '경량화'에 크게 집중한 점이 특징으로, 카본파이버 모노코크 차체구조를 적용한 것을 시작으로, 무르치엘라고 대비 각종 경량/고강성 소재를 대대적으로 적용했으며, 심지어 변속기는 듀얼클러치 대신, 자동화 수동변속기를 적용해 무려 230kg에 달하는 살인적인 감량을 실현했다. 여기에 다양한 첨단 전자장치가 적용되어 그동안 약점으로 지적되었던 트랙 주행에서도 격이 다른 성능을 자랑했다. 람보르기니 아벤타도르는 10년간 생산되면서 다양한 변형 모델과 스페셜 모델이 제작되었으며, 2021년에는 마지막 아벤타도르, LP 780-4 얼티마(Aventador LP 780-4 Ultimae)가 생산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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