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매력적인 스포츠 쿠페로 거듭나다 - BMW M440i xDrive 시승기
상태바
더 매력적인 스포츠 쿠페로 거듭나다 - BMW M440i xDrive 시승기
  • 박병하
  • 승인 2021.02.09 19:3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BMW의 새로운 4시리즈가 출시되었다. 신형 4시리즈는 스포츠 세단 3시리즈의 설계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중형 스포츠 쿠페 모델로, 3시리즈 보다 한층 스포티한 주행경험을 제공하는 모델이다. 특히 이번에 국내에 출시된 신형의 4시리즈는 보다 본격적인 차별화를 꾀한 디자인을 위시하여 '독자 모델'로서의 진화를 꾀하고 있다. 새로운 4시리즈 쿠페를 시승하며 그 진가를 알아본다. 기자가 시승한 4시리즈는 M퍼포먼스 모델인 M440i xDrive 모델이다. VAT포함 차량 기본가격은 8,190만원.

BMW의 4시리즈는 처음 출시되었을 당시부터 '3시리즈의 쿠페형 모델' 정도로 취급되었다. 2010년대를 전후하여 추진된 브랜드 전략의 변화에 따라 전통적인 세단 형태의 모델들은 기존의 홀수 넘버링을 유지하고, 쿠페, 컨버터블 등의 이른 바 '틈새시장용' 모델들은 짝수 라인업으로 재편하는 과정에서 태어난 모델이 바로 4시리즈다.

BMW는 초대 4시리즈의 출시 당시부터 '독자 모델'임을 지속적으로 강조해 왔다. 하지만 시장의 반응은 대체로 '3시리즈의 바리에이션'이라는 평가가 주를 이루었다. 기존의 4시리즈는 확실히 3시리즈와는 눈으로 보이는 일부만 같을 뿐, 상당히 다른 성격을 가진 주행질감과 퍼포먼스를 선보였었다. 심지어 외관의 경우에는 헤드램프부터 보닛, 범퍼 등에 이르는 모든 부위가 서로 다르게 디자인되어 있었다. 그럼에도 3시리즈의 이미지가 워낙 강하게 자리했던 탓에, 대중은 4시리즈를 3시리즈의 바리에이션으로 인식했던 것이라고 보인다. 

하지만 새로운 4시리즈는 외관 디자인에서부터 3시리즈와는 별개의 차종임을 역설하고 있다. 한국인 디자이너, 임승모氏의 진두지휘로 전개되고 있는 BMW의 새로운 디자인 언어를 적극적으로 반영하고 있으면서도, 독자성을 부여하기 위한 시도들이 나타나 있다. 특히 전면부는 3시리즈와의 유사성을 거의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다른 모습을 하고 있다. 고유의 키드니 그릴은 세로로 긴 형태로 이루어져 있으며, 헤드램프는 더욱 날렵하게 치켜 뜬 눈매를 보여주고, 보닛과 헤드램프, 범퍼에 이르는 형상에서는 이른 바 '샤크 노즈(Shark Nose)' 스타일을 더욱 강조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세로형 키드니 그릴은 4시리즈의 전면부에서 단연 눈에 띈다. 하지만 80~90년대를 전후하여 이어져 온 가로형 키드니 그릴에 익숙한 대중들 사이에서 꽤나 논란을 불러일으키는 요소이기도 하다. 하지만 기자의 생각은 다르다. 이러한 세로형 키드니 그릴이야말로, BMW의 전통에 더욱 가깝기 때문이다. 오히려 전통에 입각하여 이를 현대적으로 다시금 재창조하기 위한 시도라고 본다.

측면의 모습은 더욱 극적이다. 전방엔진 후륜구동 스포츠 쿠페에 기대되는 늘씬한 비례와 날렵한 몸매가 잘 살아 있다. 또한 기존에 선을 중심으로 한 조형미를 추구했던 기존과는 달리, 면을 중심으로 한 볼륨감을 강조한 점도 눈에 띈다. 한층 매끈해진 차체는 더욱 세련된 느낌을 주며, 스포츠 쿠페로서의 매력을 강조한다. 뒷모습은 더욱 탄탄하고 다부진 느낌으로 완성되었다. 새로운 스타일의 테일램프를 적용하는 한 편, 전반적으로 수평기조를 크게 강조하여 차체를 시각적으로 보다 안정감 있게 만들어 준다.

또한 이번에 시승하게 된 M440i xDrive는 BMW의 고성능 제품군인 M퍼포먼스 라인에 속한 모델로, M 스포츠 모델과는 또 다른, 전용의 외장사양으로 꾸며져 있다. 그래서 가뜩이나 두드러지는 4시리즈의 외관을 더욱 돋보이게 만들어 준다. 특히 차체 하단을 뒤덮고 있는 전용의 에어로파츠와 함께, 거대한 19인치 알로이 휠 등은 '만만한 놈'이 아니라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인테리어는 3시리즈 세단과 비슷한 느낌으로 이루어져 있다. 하지만 실상은 대시보드 및 플로어 콘솔 주변만 3시리즈의 것을 공유할 뿐, 나머지 모든 부위가 다 다르다고 봐도 될 정도다. 차내 공간은 통상적인 스포츠 쿠페의 그것에 비해 한층 넉넉한 편인데, 이는 세단형 모델인 3시리즈의 요소가 반영되어 있는 부분이라 할 수 있다. 후술하겠지만, 비교적 넉넉한 차내 공간과 전측방 시야 덕분에 분위기가 쾌적한 편이다. 또한, 새로운 버전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적용되어 편의성이 높아졌으며, 컴포트 액세스 2.0과 엠비언트 라이트, 3-존 에어컨디셔닝 등의 편의사양이 기본으로 적용되어 있다.

시트의 경우에는 전용의 스포츠 시트를 채용하여 3시리즈와 전혀 다른 감각을 전달한다. 이 시트는 기본적인 8방향 전동조절 기능은 물론, 4방향 요추받침, 그리고 사이드 볼스터 조절 기능과 수동식 사이 서포트 등을 지원해 최적의 운전자세를 잡을 수 있다. 운전석과 조수석은 3단계의 열선 기능을 지원한다.

이번에 시승하게 되는 M440i xDrive는 BMW의 3.0리터 직렬 6기통 터보 엔진을 사용한다. 트윈스크롤 터보를 사용하는 이 엔진은 최고출력 387마력/5,800~6,500rpm, 최대토크 51.0kg.m/1,800~5,000rpm의 강력한 성능을 발휘하는 엔진이다. 변속기는 자동 8단 변속기를 사용하며, 구동방식은 후륜구동 기반의 상시사륜구동 시스템은 xDrive를 사용한다.

3.0리터 직렬 6기통 터보 엔진을 사용하는 M440i는 시동음부터 남다르다. 묵직한 느낌의 중저음 톤이 두드러지는 우렁찬 시동음이 울리며, 냉간상태에서는 소음이 통상적인 승용차에 비해 큰 편이다. 하지만 냉간상태에서 벗어나면 제법 잠잠해진다.

M440i는 고성능차량인 만큼, 일반형의 BMW, 혹은 스포츠 패키지 모델과는 달리, 퍼포먼스 모델 다운 소음을 내는 편이다. 하지만 적어도 일상적인 운행에서 크게 부담이 되는 정도까지는 아니다. 또한 직렬 6기통 엔진으로 유명한 BMW인 만큼, 스무스한 회전질감을 구현하여 전반적으로 운행 시 쾌적한 느낌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외부에서 유입되는 소음 역시 중형 세단과 비슷한 수준으로 잘 막아내는 편이다. 다만, 하부에서 소음이 다소 올라오는 편이다.

승차감은 스포츠 쿠페에서는 기대하기 어려운, 의외의 부드러움이 느껴진다. 또한 시트 포지션 역시 지나치게 낮지 않고, 대시보드도 적당히 낮은 덕분에, 쿠페로서는 전측방 시야가 상당히 우수하다. 통상적으로 스포츠 쿠페 모델들은 낮은 시트 포지션과 그에 비해 높은 대시보드로 인해 제한된 전방 시야가 제한적인 경우가 많은데 M440i xDrive는 그러한 것이 전혀 없으며, 오히려 세단에 더 가까운 시야를 선사한다. 이렇게 넓은 시야 덕분에 안전한 운행에도 도움이 됨은 물론, 일상적은 운행 또한 더욱 쾌적하다.

하지만 주행 모드를 스포츠 모드로 변경하는 순간, 이제까지의 쾌적하고 여유로웠던 분위기에서 한층 긴장감 있는 분위기로 전환된다. 엔진의 소음이 실내에 파고드는 양이 큰 폭으로 증가하며, 서스펜션의 설정 역시 한층 탄탄하게 조여진다. 그리고 이 상태에서 다운시프트를 담당하는 왼쪽의 시프트패들을 꾹 누르고 있으면 '스프린트(SPRINT)'라는 단어가 뜨면서 엔진의 회전 수를 레드존 직전까지 끌어서 쓸 수 있는 상태가 된다.

이 상태에서 가속페달을 카펫 너머까지 내려 밟으면 강렬한 소음과 함께 1,750kg의 덩치가 대차게 앞으로 튀어 나가기 시작한다. 정지 상태서 100km/h까지 속도를 올리는 데에는 단 4.5초면 충분할 정도로 강력한 가속력 덕분에 실로 상쾌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ZF의 자동 8단 변속기는 물 샐 틈 없는 정교함으로 호쾌하게 뿜어져 나오는 엔진의 동력성능을 네 바퀴로 쉴 새 없이 밀어 넣어 준다. 강력한 엔진과 이를 완벽에 가깝게 보조해 주는 변속기 덕분에 M440i는 고성능 스포츠 쿠페에 기대할 수 있는 가속력을 유감 없이 즐길 수 있다. 게다가 이 가속력은 가속 초기뿐만 아니라 후반까지도 끈질기게 이어지는 덕분에 더욱 만족스럽다. 또한 스프린트 모드는 발진가속뿐만 아니라 순간적으로 강력한 출력을 요구하는 추월 가속에서도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

인상적인 가속성능을 선보이는 M440i xDrive는 코너링에서도 스포츠카의 정석에 가까운 날렵한 동작을 보여준다. 전동식 스티어링 시스템의 피드백이 상당히 좋은 편이고 반응도 빠른 편이어서 운전자의 의도를 직관적으로 반영해 준다. 사륜구동이면서도 후륜구동같은 질감을 주는 것으로 유명한 xDrive의 작동 특성 역시 스포티한 쿠페에 걸맞은 기동성을 선사하는 요소다. 한층 든든해진 느낌을 주는 섀시는 차를 다루는 데 있어서 불안감을 줄여줄 뿐만 아니라, 한층 향상된 조종성능을 선사한다.

하지만 이 날은 전날 내린 눈으로 인해 노면의 상태가 상당히 나빴던 데다, 타이어마저 썸머 타이어를 사용하고 있었기에 그 실력을 제대로 경험하기에는 다소 부족했다. 그렇지만 적어도 은연중에 나타나는 xDrive의 든든함 만큼은 확실히 경험할 수 있었다. 특히 주행 전반에 걸쳐서 안정감이 상당히 뛰어난 덕분에, 경험이 다소 부족한 운전자라고 할 지라도 상대적으로 다루기 쉬운 특성을 보인다. 

BMW의 새로운 4시리즈는 기존의 BMW에서 기대하지 않았던 상당히 충격적인 외모로 나타났다. 하지만 그 외모의 뒤편에는 한층 고급스러워진 질감과 주행경험, 그리고 새로운 가치를 통해 3시리즈의 그늘을 벗어나지 못했던 선대와는 확실히 다른 매력을 선사하기 위한 노력들이 숨어 있다.

그 중에서도 이번에 시승한 M440i xDrive는 고급 자동차로서의 경험과 고성능 자동차로서의 경험을 동시에 선사하고자 하는 BMW, 그리고 BMW M 디비전의 고심이 함께 녹아 있는 차라고 생각된다. 한층 탄탄하고 정교해진 조종성능을 통해 제어하기 용이한 특성을 선사한다. 물론, 이러한 특성은 경험이 많다 못해 구르고 구른 운전자들에게는 "자극이 부족하다"고 느끼게 할 수 있는 여지가 있으나, '누구나' BMW M이 가진 퍼포먼스의 일면을 경험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자는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싶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