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수입차 시장의 전격 개방과 더불어 디젤 승용차의 붐이 일었던 2000년대, 한불모터스를 통해 프랑스의 푸조 자동차(Peugeot, 이하 푸조)는 막강한 연비를 자랑하는 디젤엔진과 뛰어난 실용성, 합리적인 가격으로 큰 인기를 끌었다. 그래서 대한민국에서 푸조 자동차는 "연비 대장"으로도 통했던 바가 있다.
그런데 이 푸조에게는 르노와 더불어 전설적인 '핫해치백의 강자'로 통했던 시절이 있었다. 이는 우리에게는 그다지 익숙치 않은 일면이라고 할 수 있지만, 유럽에서는 과거부터 WRC의 강자로 통했고 여기서 얻은 수많은 경험과 데이터를 토대로, 걸작 핫해치백을 만들어 낸 바 있다. 바로 '205 GTi'다.
푸조 205GTi는 피닌파리나가 푸조의 디자인을 다듬기 시작하면서 출시한 B세그먼트급 소형 해치백, 205의 고성능 모델이다. 1984년 출시된 이 작고도 파워풀한 해치백은 당대의 핫해치백들 가운데 단연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으며, 핫해치의 모범으로 꼽히기도 했다.
104마력의 1.6리터 4기통 자연흡기 가솔린 엔진을 품은 205 GTi는 작고 가벼운 차체와 단단한 하체, 그리고 민첩한 조종성능으로 젊은이들을 매료시켰다. 후기형은 115마력으로 출력을 증강해 한층 강력한 가속력을 갖게 되었으며, 최후기형에는 120마력 이상의 출력을 뿜어내는 1.9리터 자연흡기 가솔린 엔진을 품고 짜릿한 달리기 성능을 선사했다.
최근 창립 210주년을 맞은 푸조는 이 전설적인 핫해치백을 복원하기 위한 사업을 개시했다고 밝혔다. 푸조의 고품질 리스토어(복원) 차량을 제공하는 아방튀르 푸조()가 주축이 되어 진행하는 이번 복원 작업은 푸조의 고향, 소쇼에 위치한 아방튀르 푸조 박물관(Musée de l' Aventure Peugeot)의 작업실에서 진행되며, 복원이 완료되는 대로, 푸조의 정품 인증서를 취득하게 된다.
이번에 복원되는 205 GTi는 이번 프로젝트의 첫 번째 차종이다. 이 차는 최후기형에 해당하는 1.9리터 엔진 사양으로, 복원 이후에도 지치지 않는 성능을 보여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차량의 복원 작업은 아방튀르 푸조의 원활한 예비 부품 수급력과 더불어 3D 프린팅을 통해 더 이상 생산되지 않는 부품을 원형 그대로 새롭게 제작할 수 있는 기술, 그리고 다년간 관련 분야에서 활동한 전문가들의 손길로 이루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