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갑고도 뜨거운 심장, 엔진]GM L3B 엔진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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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갑고도 뜨거운 심장, 엔진]GM L3B 엔진 편
  • 모토야
  • 승인 2020.07.30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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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의 엔진은 두 가지의 상반된 속성을 가지고 있다. 한 가지는 '차가움'이고, 나머지 하나는 '뜨거움'이다. 이렇게 두 가지의 상반된 속성을 갖는 이유는 '금속'으로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증기기관으로부터 시작된 엔진의 역사이래, 인류는 항상 금속으로 엔진을 만들어 왔다. 최근에는 재료역학의 발달로 인해, 금속 외의 다른 합성 재료를 사용하는 시도가 나타나고 있지만, 여전히 지구상의 모든 엔진의 주류는 금속이다. 강철과 알루미늄 등의 금속은 엔진이 잠에서 깨어난 시점부터 가동 시간 내내 발생하는 고열과 마찰 등의 모든 부담을 감당할 수 있으며, 대량생산에도 적합하기 때문이다.

금속으로 만들어진,차가우면서도 뜨거운 자동차의 심장, 엔진의 세계로 독자 여러분을 초대한다. 본 기사에서 다룰 수많은 자동차의 엔진들 중 쉰 일곱번째로 다루게 될 엔진은 GM의 다운사이징 가솔린 엔진, GM L3B 엔진이다.

GM 실린더 세트 전략의 중추
GM의 L3B 엔진은 2019년 처음 공개된 최신형 엔진이다. GM L3B 엔진은 전세계적으로 대세가 된 다운사이징의 기조를 넘어, GM이 주장하고 있는 ‘라이트사이징(Rightsizing)’의 기조에 맞춘 엔진이다. 이 엔진은 현재 GM이 전개하고 있는 ‘실린더 세트 전략(Cylinder Set Strategy, 이하 CSS)’을 근간으로 개발되었으며, 여러모로 독특한 구성을 가지고 있다. 이 새로운 4기통 엔진은 향후 미국의 자동차 시장에서 향후 GM의 차세대 제품군에 적용될 엔진으로 각광받고 있다.

GM이 말하는 CSS란, 각각 최적으로 설계된 5가지의 실린더를 개발하고 이를 토대로 다양한 바리에이션 세트를 만들어 나가는 것에 있다. 5가지 실린더는 엔진의 기능적인 부분들도 공유한다. 이렇게 최적화 과정을 거쳐 개발된 실린더들은 필요에 따라 3기통, 4기통, 6기통 등의 레이아웃으로 배치된다. 그리고 이들 중 주역이 바로 L3B와 같은 4기통 엔진이다. 물론, 줄어든 배기량에서 최상의 성능과 효율을 내기 위해 모든 엔진에 직접분사 방식과 터보차저를 사용한다. 이 전략에 따라 개발된 또 다른 엔진으로는 현재 쉐보레 말리부와 트레일블레이저 등에 적용되고 있는 1.35리터 3기통 터보 엔진이 있다.

L3B 엔진은 실린더 보어(내경)는 92.25 mm, 피스톤 스트로크(행정 길이)는 102 mm의 큼직한 실린더 4개를 직렬로 배치한 구조로, 4기통 엔진으로서는 보기 드문 2.5리터 이상의 총배기량을 갖는다. L3B 엔진의 총배기량은 2.7리터(2,727cc)로, 일반적인 관념 상으로는 6기통 엔진에 상응하는 수준의 배기량을 갖는다. 2.5리터 이상의 배기량을 갖는 엔진은 주로 상용차에 사용되는 디젤엔진에서 나타나는 형태지만, 이 엔진은 승용과 상용차량 모두에 사용될 가솔린엔진이기에 더욱 독특하게 다가온다.

L3B 엔진은 경량화를 위해 실린더 헤드와 블록을 모두 알루미늄을 사용한다. 실린더 헤드는 356 T5 주조 알루미늄 합금으로, 실린더 블록은 380 T5 주조 알루미늄 합금으로 제작된다. 밸브트레인의 경우에는 실린더 당 4밸브 구성의 DOHC 방식을 채용하고 있으며, 가변밸브 타이밍 기구(VVT)와 가변밸브 리프트(VVL)를 모두 채용했다. 압축비는 10.0:1이며, 연료 공급은 직접분사방식(GDI)을 사용한다.

L3B 엔진은 자연흡기 방식이 아닌, 터보차저를 기본으로 사용한다. 사용 중인 터보차저는 보그워너(BorgWarner)에서 공급하는 싱글 터보차저를 사용한다. 이 터보차저는 동사가 2018년도에 최초 공개한 듀얼-볼루트 터보차저(Dual-Volute Turbocharger)로, 독특한 내부 구조가 특징이다.

듀얼-볼루트 터보차저는 기본적인 구조는 트윈스크롤 터보차저(Twinscroll Turbocharger)와 유사하다. 트윈스크롤 터보는 1개의 터빈에 배기가스가 지나가는 경로에 해당하는 '스크롤'이 양쪽으로 2개가 적용된 터보차저다. 트윈스크롤 터보는 이 둘로 나뉜 스크롤의 규격이 동일하다. 또한, 두 개의 스크롤은 격벽을 통해 분리되지만, 완전히 분리되지는 않는다. 반면, 듀얼-볼루트 터보차저는 2개의 스크롤의 규격이 비대칭으로 나뉘어진다. 두 개의 스크롤이 각각 큰 스크롤과 작은 스크롤로 나뉘어진다. 또한 두 개의 스크롤이 완전히 분리되어 있다. 그 덕분에 통상의 트윈스크롤 터보차저 대비 더욱 향상된 효율성을 기대할 수 있다. 

이 터보차저를 개발한 보그워너에서는 이러한 구조 덕분에 배기가스의 에너지를 한층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고 말한다. 이 터보차저는 본래 상용차용 디젤엔진에 적용하기 위해 먼저 개발되어 사용 중인 방식이었으나, 보그워너에서는 이 방식을 가솔린 엔진에도 적용하기 위한 연구를 2012년도부터 개시해 2018년에 완성을 이룬 것이다. 또한, 전자식 액추에이터로 동작하는 웨이스트게이트를 사용한다. 이렇게 완성된 GM L3B 엔진은 사양에 따라 310마력 이상의 최고출력과 48.1kg.m 이상의 최대토크를 발휘한다. 

GM L3B 엔진이 가장 먼저 적용된 차종은 다름아닌, '픽업트럭'이다. 그것도 쉐보레 콜로라도급의 중형 픽업이 아닌, 풀사이즈 픽업인 '실버라도'에 이 엔진이 적용된다. 통상적으로 미국의 풀사이즈 픽업트럭은 강력한 저속토크를 위해 아무리 작아도 배기량 3리터를 훌쩍 넘는 V6엔진을 기본으로 사용하고, 가장 대중적으로 인기가 좋은 엔진은 배기량 5리터 이상의 V8 엔진이다. 이 때문에 4기통 엔진을 풀사이즈급 픽업트럭에 적용하는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실버라도에 적용되고 있는 L3B 엔진은 355마력/5,600rpm의 최고출력과 52.9kg.m/4,100rpm에 달하는 최대토크를 발휘한다. 이는 과거에 사용했던 자연흡기 OHV 방식의 V8 엔진과 상응하는 수준의 성능이라고 볼 수 있다.

GM L3B 엔진은 실버라도 뿐만 아니라, 고급 브랜드인 캐딜락에도 적용된다. 최근 발표된 캐딜락의 스포츠 세단, CT4다. CT4에 탑재되는 L3B 엔진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뉘는데, 고급 트림인 프리미엄 럭셔리에 적용되는 사양과 고성능 트림인 CT4-V에 적용되는 사양이다. CT4 프리미엄 럭셔리 트림에 적용되는 엔진은 310마력/5,600rpm의 최고출력과 48.7kg.m/1,800rpm의 최대토크를 발휘한다. CT4-V에 적용되는 엔진의 경우에는 325마력/5,600rpm의 최고출력과 52.5kg.m/1,800rpm에 달하는 최대토크를 발휘한다. 캐딜락에서는 이 엔진을 두고 '토크 괴물(Torque Monster)'이라 자칭하고 있다. 특히 1,800rpm에서부터 뿜어져 나오는 강대한 토크 덕분에 기존 대비 한층 강력한 가속력을 가지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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